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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다시 모인 조선어학회 구성원들. 1945년 11월 13일에 촬영된 사진에서 앞줄 왼쪽 두 번째가 이병기, 네 번째부터 이극로, 이희승, 정인승. 한 명 건너 정태진, 가장 오른쪽이 김윤경이다.
 해방 후 다시 모인 조선어학회 구성원들. 1945년 11월 13일에 촬영된 사진에서 앞줄 왼쪽 두 번째가 이병기, 네 번째부터 이극로, 이희승, 정인승. 한 명 건너 정태진, 가장 오른쪽이 김윤경이다.
ⓒ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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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은 교수와 한글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동안 집필해온 책을 펴냈다. 1938년 4월 <역대조선문학정화> 상권이다. 인문사에서 나왔다. 해방 후에 제목을 <역대국문학정화>로 바꾸어 재간하였다.(서울 박문출판사)

그의 첫 저서인 이 책은 "1938년 4월에 전문학교 국문학 교과서로 발행하여 2년간에 3판을 거듭하였던 것을 학제개혁 관계로 다소 보수·정정하였다."고 1946년 재간 머리말에서 밝혔다. 

저자는 책의 구성을 '범례'에서 소개한다.

"본서는 과거 국문학 작품인 소설·시조·가요·수필·번역물 중 가장 문학적 가치가 있는 정수를 망라하여, 독자의 국문학에 대한 이해력과 감상력을 함양으로서 주안을 삼았다." (주석 1) 고 밝혔다.

목차를 소개한다. 

1.유선가 2.산촌수관 3.광찬수 4.명당가 5.충성초색 6.공양미 3백석 7.관등가 8.봉선화 9.농가월령가 10.설리홍가 11.용궁파기 12.토끼화상, 13.제침눈, 14.동요 3편15.행설유수 16.허씨의 흉계 17.창광곡 18.한설야학 19.너 어디 가자고 왔니 20.까투리 해몽 21.애모사련 23.놀부의 포악 24.부부가 25.용부가 26.천석고맹 27.선륵별곡 28.고정산미 29.말 값 3백량 30.규중칠우재공론 31.배틀소리 32.단심여석 33.활빈당 34.토설생품 35.선유가 36.백발탄 37.관음찬 38.시집살이 39.소산팔경 40.사군자41.양천리 주루 척주 42.관할량의 꿈 43.떡 타령 44.설얼화줘 45.사시풍경가. 

43장의 "떡 타령"을 소개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정월 보름 달떡이요. 2월 한식 송편이요. 3월 삼질 죽떡이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4월 파일 느리떡에, 5월 단오 수리처럼 
 6월 유두에 밀전병이라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7월 칠석에 수단이요. 8월 가위 오려 송편
 9월 9일에 국화 떡이라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10월 상달 무시루떡, 동지달 동지날 새발시에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두귀 발쭉 송편이요. 세 귀 발쭉 호 만두
 네 귀 발쭉 인절미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먹기 좋은 꿀설기, 보기 좋은 백설기
 시금털털 중편이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키 크고 숭거운 흰 떡이이요, 외가 좋다 개피떡
 시앗 보았다 셋불이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글방 데련님 필용떡 각집 아가씨 실패떡
 세상 둥둥 타례떡이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오

 춘방 사령의 청절편, 도감표수 송기떡
 대전별감의 색떡이로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시오. (주석 2) 앞의 책, 241~244쪽.

다음은 12장의 <토끼화상>이다.

토끼 화상을 그린다. 토끼 화상을 그린다. 화공을 불러라. 화공을 불렀소. 토끼 화상을 그린다. 이리저리 그린다. 연소왕의 황금대, 미인 그리든 환쟁이.
 이적선 봉황대, 봉 그리는 환쟁이, 남국천자 능허대상 일월 그리든 환쟁이.
 동정 유리 침홍현 금사추파 거북현적, 오징어로 먹갈리고,
 앵두화필 담뿍 풀어 백면 설화 간지상예 이리저리 그린다. 
 천하명곡 승지간에 경개 보든 눈 그리고 난초 지초 온갖 화초 꽃 따먹든 입 그리고 봉래 방장 운무 중에 새 잘 맡든 코 그리고, 공작이 짖어 울 제 소리 듣든 귀 그리고, 만화방창 화림 중에 펄펄 뛰든 발 그리고, 엄동대한 설한 중에 백설이 펄펄 휘날릴 제 방풍하던 털 그리고, 신농씨 백초야에 이슬 떨든 꼬리 그려.
 두 귀는 쫑긋, 두 눈은 도리도리, 꽁지는 오똑, 맞발은 잘록 두시발은 강충, 허리는 날씬하고.
좌편에는 청산이요 우편에는 녹수로다. 녹수청산 깊은 곳에 계수나무 그늘에, 들락 날락  오락 가락 앙금조츰 것는 모양, 산중토 화중토 아미산월 반륜토들 이에서 더할소냐. 솰솰 그려 내 던지며, 아나 여라 별주부야, 네 가지고 나가거라. (주석 3)

주석
1> 이희승, <역대국문학정화(상)>, 2쪽, 박문서관, 1946.
2> 앞의 책, 241~244쪽.
3> 앞의 책, 68~69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딸깍발이 선비 이희승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이희승, #이희승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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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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