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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 오른쪽은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장
 왼쪽은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 오른쪽은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장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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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의원의 탄생일까, 아니면 4전 5기의 뚝심일까? 3선은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던 충남 서산‧태안 유권자들의 제22대 총선의 선택은 어느 쪽으로 기울까.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서는 성일종 국회의원을 단수공천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선 결과 5번째 총선에 도전에 나서는 조한기 서산태안지역위원장을 단수공천했다. 두 사람의 3번째 매치가 성사되면서 서산‧태안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지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산‧태안 국회의원 선거 역사 되짚어 봤더니

그동안 서산·태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5선의 한영수 전 국회의원을 제외하고는 지역구 선거만으로 3선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소원면 영전리 출신인 한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제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10대, 11대, 14대,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기 이전인 15대 총선 이전까지는 신민당과 민주한국당, 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충청지역주의'에 기반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의 전국구(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야당색이 짙었던 당시 서산‧태안 유권자들의 표심을 바탕으로 5선 고지에 오른 것. 참고로 14대 총선까지는 서산시·서산군·태안군이었고, 15대 총선부터는 현재의 지역구대로 서산시·태안군 선거구로 치러졌다.

한 전 의원이 자민련의 비례대표로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던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명랑운동회' 사회자로 유명했던 서산 출신 변웅전 국회의원이 자민련 후보로 공천 받아 당선됐다. 제15대 총선에서는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신한국당의 박태권 후보와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안숙순 후보, 민주당 문석호 후보, 자민련 변웅전 후보의 4자 구도로 총선이 치러졌지만 무려 54.17%(5만2723표)를 득표한 변웅전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첫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1995년 6월 28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왼쪽)가 서울 마포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꽃을 상황판에 달아주고 기뻐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른쪽은 한영수 원내총무.
 1995년 6월 28일 김종필 자민련 총재(왼쪽)가 서울 마포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꽃을 상황판에 달아주고 기뻐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른쪽은 한영수 원내총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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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후인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와신상담해 온 민주당의 문석호 후보가 서산‧태안 국회의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민련 한영수 후보를 7천여 표 차로 이기고 국회 입성하며 40대 돌풍을 일으켰다. 16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장기욱 변호사가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장 변호사는 태안원유유출사고 당시 피해민의 입장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4년 치러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40대 돌풍은 이어졌다. 제17대 총선에서 서산‧태안 유권자들은 새천년민주당에서 이름을 바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 재입성에 도전한 문석호 의원을 재선 의원으로 만들어줬다.

제17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장을 던진 변웅전 전 의원과 이전 16대 총선에서 문석호 의원에게 석패한 한영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기호 1번의 한나라당 이기형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소속 김형배 후보 등 5명이 경쟁을 펼쳤다. 선거결과 재선에 성공한 문석호 의원은 2위로 낙선한 변웅전 후보를 7천 표 이상 따돌렸다.

4년 후인 2008년 실시된 제18대 총선에서는 제17대 선거 이후 절치부심했던 변웅전 후보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했던 정당인 자유선진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하며 3선 의원이 됐다. 하지만 변 의원의 3선은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민련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승계해 70여 일간의 잔여임기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이력을 빼면 지역구 선출직으로는 서산‧태안 유권자의 선택을 두 번 받은 셈이다.

18대 총선에서는 3선에 도전장을 던졌던 문석호 후보가 기호 1번을 달고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나섰으며, 기호 2번의 한나라당에서 김병묵 후보, 기호 3번 자유선진당 변웅전 후보, 평화통일가정당 옹대수 후보가 나서 4자 구도로 치러졌다.

성완종 중도낙마→김제식 보궐선거 초선→성일종 재선→?

2012년 치러진 제19대 총선은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이었다. 유력주자였던 변웅전 의원이 일찌감치 4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결국 비례대표 출마로 선회했고, 4번을 배정받았지만 당선권에는 들지 못해 낙선했다.

변 의원의 빈 자리는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성완종 후보가 자유선진당의 공천을 받아 메웠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에서도 공천 후유증을 거쳤다.

새누리당에서는 당시 유상곤 전 서산시장을 공천했지만 "유력한 후보를 제쳐 놓고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공천했다"며 당원들이 집단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은 조한기 후보를 일찌감치 단수공천했다.

어렵게 성사된 대진표는 기호 1번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 기호 2번 민주통합당 조한기 후보, 기호 3번 자유선진당 성완종 후보로 짜여졌다. 당시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던 조규선 전 서산시장은 후보에 등록하지 않으며 3자 구도로 제19대 총선이 치러졌다.

선거 결과 성완종 후보가 2위 후보를 1만2천 표 이상 따돌리며 첫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2014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며 2014년 7.30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했다.
 
성완종 전 의원(자료사진)
 성완종 전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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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30 재보궐선거는 '미니 총선'이라 불리며 전국에서 역대 규모인 15곳에서 총선이 치러졌다. 서산‧태안에서는 노장의 귀환과 정치 신예들이 대거 등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새누리당 후보군에서는 8명이 물망에 오르내리며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고됐었다. 결국 새누리당의 선택은 김제식 변호사였다. 민주통합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제19대 총선 이후 노심초사 해 온 조한기 후보를 내세웠고,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태권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3자 구도를 형성했다.

보자 등록 마감일 전에야 비로소 최종 대진표가 확정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천경쟁이 펼쳐졌던 7.30 재보궐선거는 33%의 낮은 투표율 속에 새누리당 김제식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김 후보의 당선은 당시 정통 야당의 텃밭이었던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첫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상징성으로 대표된다.

7.30 재보궐선거 이후 채 2년도 안 돼 치러진 2016년 4.13 총선에서는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한기 후보를 단수공천으로 확정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김제식 의원과 7.30 재보궐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졌다가 공천에서 탈락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 성일종 예비후보 간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을 제외한 김제식-성일종 두 후보를 두고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치른 결과 성완종 전 의원의 동생 성일종 후보를 최종 선택했다.

충격의 패배를 당한 김제식 의원은 당시 현역 공천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전 청장은 새누리당의 공천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후보 공천을 받았던 조규선 후보는 최종적으로 후보에 등록하지 않으며 제21대 총선의 대진표는 기호 1번 새누리당 성일종 후보, 기호 2번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 기호 5번 무소속 한상률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졌다. 선거결과 39.05%를 얻은 성일종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위 조한기 후보와는 1.76%p 격차에 불과했다.

4년 후인 2020년 4.15 총선에서는 단수공천을 받아 4번째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와 현역의 미래통합당 성일종 후보의 양자 구도 속에 진보세력인 정의당 신현웅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김미숙 후보까지 가세하며 4파전으로 치러졌다.

출마 후보자를 낸 정당에서는 이미 단수공천을 확정지은 상황이어서 공천과정에서의 후유증은 없었다. 다만 잇따른 토론회에서 '서산의료원의 서울대병원 위탁'을 두고 온도차를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겼다. 선거 결과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또 한 번의 리턴매치, 관전 포인트는?

있다. 성 의원과 조 위원장은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단수공천을 확정지었다. 성 의원과 조 위원장은 이미 서산시와 태안군에 지역사무실과 후원회 사무실을 열고 총성 없는 전쟁을 위한 전열정비에 나섰다.

성 의원의 경우에 태안군의 표심을 의식한 듯 최경환 전 태안군의원을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특히 현역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의정활동 보고 금지 기한인 지난 1월 10일까지 서산시와 태안군 곳곳을 누비며 의정보고회를 열어 치적을 홍보했다.

제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이었던 지난해 12월 12일 서산시선관위에 예비후보를 등록하고 본격 총선 레이스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위원장은 1월 2일 부산을 찾은 이재명 당 대표가 피습된 이후 활동 폭을 잠시 줄였지만 이후부터는 윤석열 정부와 성일종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산태안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롯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사업에서 제외된 '서산공항', 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가로림만 해양정원' 등 굵직한 현안이 선거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한 지역소멸에 대한 대안과 점진적 폐쇄가 확정된 태안화력에 대한 대책,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숙원과제와 관련해 서산시와 태안군의 유권자들에게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표심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서산태안 국회의원 선거는 지난 5일 우리공화당 소속 서용원(70) 현 충남도당위원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하면서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권을 얻은 현직의 성일종 의원은 23일까지 예비후보로는 등록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410총선, #제22대국회의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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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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