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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매화의 고귀한 기상이 새삼 그지없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엄동설한, 한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매화의 고귀한 기상이 새삼 그지없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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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지방에 눈과 추위가 한꺼번에 몰려온 소식을 들으며 겨울의 한가운데 와 있음을 실감한다. 봄 날씨처럼 따사롭던 남쪽도 제법 매서운 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그래도 매화는 피었으리라. 거제 여행을 떠났다.

거제 외포항에 가서 제철인 생대구탕도 맛보고 옛 구조라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춘당매의 개화 상태도 궁금했다. 먼저 외포항에 들렀다. 회귀성 어종 대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북태평양에 살다가 겨울철이 되면 거제와 진해, 부산 가덕도로 돌아온다.
 
대구를 손질하여 말리는 모습. 뒤쪽으로는 조업을 나갔던 배가 들어오고 있다.
 대구를 손질하여 말리는 모습. 뒤쪽으로는 조업을 나갔던 배가 들어오고 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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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거제 외포항은 전국에서 가장 큰 대구 집산지로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거대한 대구어장이 형성된다. 이때가 되면 거제수협 외포공판장에는 방금 조업에서 돌아온 배에서 내린 싱싱한 대구들이 가득하고 외포항에 있는 횟집과 식당에는 대구가 주요 메뉴로 등장한다. 작은 항구는 갓 잡아온 대구와 대구를 손질하는 사람들, 그리고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외포항 단골식당에 들러 모처럼 대구 코스요리를 먹었다.  생대구탕의 연하고
담백한 대구살과 시원한 국물은 일풍이었다.
 외포항 단골식당에 들러 모처럼 대구 코스요리를 먹었다. 생대구탕의 연하고 담백한 대구살과 시원한 국물은 일풍이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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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요리로 나온 대구회.  신선하고 쫄깃한 식감이 입맛을 돋우었다.
 코스요리로 나온 대구회. 신선하고 쫄깃한 식감이 입맛을 돋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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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찜. 대구살 위에 올려놓은 콩나물과 양념이 무척 맛있었다.
 대구찜. 대구살 위에 올려놓은 콩나물과 양념이 무척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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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골식당에 가서 모처럼 생대구탕, 대구회, 대구찜, 대구전을 다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를 먹었다. 대구전은 담백했고 대구회는 신선했다. 대구찜은 대구살 위에 얹어나오는 양념이 훌륭했으며 무엇보다 생대구탕의 개운한 국물은 일품이었다. 항구를 잠시 둘러본 뒤 구조라로 향했다.
 
옛 구조라초등학교 교정에 춘당매가 만개했다.
 옛 구조라초등학교 교정에 춘당매가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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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라 삼정마을 버스정류장 곁, 도롯가에 서있는 매화나무
 구조라 삼정마을 버스정류장 곁, 도롯가에 서있는 매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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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구조라초등학교 입구 도롯가에 서있는 매화나무에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이름하여 춘당매이다. 춘당매는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피는 매화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수령 150년의 매화나무는 해마다 정월 10일께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입춘 전후에 만개한다.
 
거제 옛 구조라초등학교 교정에 핀 춘당매
 거제 옛 구조라초등학교 교정에 핀 춘당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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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눈속에 피는 꽃이다. 교정에 있는 매화나무도 매화가 한껏 꽃잎을 열었다. 은은한 매향이 퍼져나간다. 옛 선비들이 사군자의 으뜸으로 여기며 사랑했던 꽃, 한겨울 추위 속에 만개한 춘당매를 보며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지조와 기상을 느껴본다.

태그:#거제여행, #외포항, #춘당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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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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