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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여기에 칼바람까지 더해져 몸에 와 닿는 온도는 더욱 낮다. 이런 한파에 눈과 바람이 어우러져 색다른 겨울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주요 경기장에서 차로 30분, 평창 용평 경기장 주변에서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접근할 수가 없었는데 23일은 제설 장구만 장착해도 오를 수 있다. 추워야 제대로 설원을 감상할 수 있는 안반데기를 찾았다.
 
암반덕, 제설작업을 마친 도로(2024/1/23) ⓒ 진재중
 
대지에 펼쳐진 눈밭과 주변 숲에서 피어나는 눈꽃은 한 폭의 서양화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쉴새없이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동심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암반덕 설원과 풍력발전기(2024/1/23) ⓒ 진재중
 
65만 평의 고원에 펼쳐진 눈밭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안반데기는 고루포기산과 옥녀봉 사이에 있는 고랭지 밭이다. 안반데기는 떡메를 치는 안반 같은 땅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반덕의 강릉 방언이기도 하다. 남쪽으로는 노추산이 북쪽으로는 황병산과 대관령이 보인다.
 
눈에 갇혀있는 암반덕(2024/1/23) ⓒ 진재중
   
암반덕 북쪽으로 보이는 밭, 고루포기(2024/1/23) ⓒ 진재중
 
안반데기는 가을 배추밭 풍경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눈 쌓인 겨울 풍경은 더 아름답다. 강릉에서 성산을 지나 안반데기까지 오르는 고불고불한 길, 좌우에는 나무가지에 핀 눈꽃들이 반긴다. 용평에서 도암댐으로 흐르는 물길 사이로 펼쳐진 상고대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
 
나무가지에 얼어붙은 눈꽃(2024/1/23) ⓒ 진재중
 
암반덕 정상에서 본 수하리 계곡과 용평리조트(2024/1/23) ⓒ 진재중
 
창원에서 눈꽃 구경을 왔다는 김선우(28)씨는 "올 겨울 가장 잘 선택한 여행지 같다"라고 말한다. 강호영(29)씨는 "이렇게 높은 곳에 펼쳐진 평야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설경은 마치 알프스 산맥을 연상케 한다"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설원을 보고 환호하는 관광객(2024/1/23) ⓒ 진재중
 
밤 하늘에 별을 보러 왔다는 조형규(34)씨는 "어제는 길이 막혀 포기하고 돌아갈까했는데 오늘 다시 와서 이 멋진 풍경을 보니 별을 보는 것보다 더 기쁩니다. 평생 보지 못할 설원을 보아서 큰 행운이다"라고 흡족해 했다.

용평에서 청소년 동계올림픽경기를 보고 이곳에 들렀다는 서울에서 온 백평성(56)씨는 "그간 눈 구경은 지리산· 설악산· 태백산 등 명산들만 다녔는데 차로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눈 구경을 할 수가 있어 너무 좋습니다. 가족들이 겨울여행 오기에 최적지 같습니다" 하고 만족해했다.
 
닭목령에서 바라본 암반덕(2024/1/23) ⓒ 진재중
 
눈 내린 배추밭은 거센 바람과 눈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준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눈에 새겨지는 흔적이 작품으로 승화된다.
 
하얀색 도화지위에 그린 그림처럼 눈밭을 수놓다(2024/1/23) ⓒ 진재중
    
바람의 흐름에 따라서 흔적을 남기는 설원 ⓒ 진재중
     
맹추위와 거센 바람으로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 내는 안반데기는 겨울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장소다. 청소년 동계올림픽 경기관람 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최고의 겨울 여행지를 볼 수가 있다. 안반데기의 겨울 눈꽃은 동계올림픽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설원(2024/1/23) ⓒ 진재중
태그:#겨울여행, #2024동계청소년올림픽, #설원,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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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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