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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뿐만 아니다. 나름 수도권인 경기 여주시, 이천시, 안성시 등에서도 도심과 떨어진 읍·면 지역의 학교는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언론창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교의 신입생 모집 관련 현장 목소리를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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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로 최근 5년 사이 경기도 내 초등학교에서 2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복식학급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교의 20%가 학생 수 30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복식학급 수 2018년 6개에서 2022년 54개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에서 2018년~2022년 연도별 초등학교 복식학급 수를 비교한 결과, 2022년 경기도 내 초등학교의 복식학급 수는 모두 54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6개, 2019년 11개, 2020년 25개, 2021년 51개였다. 불과 5년 사이 9배가 늘어난 수치다.

타 시도와 비교하면 경기도의 복식학급 수의 증가 추세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은 2018년 3개에서 2022년 20개로 늘었다. 강원은 2018년 49개에서 2022년 51개로, 전북은 2018년 35개에서 2022년 44개로 소폭 늘었다. 전남은 2018년 33개에서 2022년 18개로 오히려 줄었다.

한국교육개발원 권순형 박사는 "경기도는 학교 수가 타 시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비율이 아니라 단순 숫자로 보면 복식학급 수가 많아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저출생으로 인해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복식학급 수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1982~2022년 335개교 적정규모학교 사업 대상, 이 중 185곳 통폐합

또 경기도교육연구원 성추심 연구위원 등이 지난해 4월 조사한 경기도 소규모학교 실태분석 자료를 보면 2022년 경기도 내 소규모 초등학교는 269개교로 20.4%를 차지했다. 학생 수 300명 이하와 학급 수 11개 이하의 2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학교를 소규모학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소규모학교는 2012년 257개교(22.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학교 수는 늘었지만, 비율은 줄었다. 수치로만 보면 학교의 소규모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이는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성추심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신도시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신설된 학교가 많았고, 또 오랫동안 학교의 적정규모화 사업을 통해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이 꾸준히 지속된 탓에 소규모학교 비율이 높아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학교의 소규모화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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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과 2022년 사이 경기도교육청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으로 335개교가 사업 대상이었다. 이 중 185개교는 학교통폐합으로 사라졌다. 105개교는 분교가 됐다. 17개교는 통합운영학교로 전환하였으며, 28개교는 신설학교로 대체됐다. 해마다 8개교가 사라지거나, 분교화되었다는 의미다.

2022년 소규모학교 비율을 교육지원청별로 보면 연천이 84.6%로 가장 높았고, 여주가 69.6%로 뒤를 이었다. 이외 가평 69.2%, 포천 69.0%, 안성 67.6%, 양평 63.6% 등이었다.

소규모학교 비율 연천 84.6%, 여주 69.6%, 가평 69.2%, 포천 69.0%

2023년 경기도 내부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소규모 초등학교 평균 학생 수는 2012년 97.5명에서 88.3명으로 줄었다.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10명 이하인 학교 수는 화성, 파주가 15개교로 가장 많았다. 포천 13개교, 여주와 양평이 10개교, 안성 9개교, 이천과 동두천·양주가 7개교 등이었다.

또 경기도 내 초등학교 중에서 작은학교(학생 수 60명 이하) 수는 모두 106개교였다. 지역별로는 파주가 14개교로 가장 많았고, 포천 13개교, 화성과 오산 12개교, 안성 11개교, 여주와 연천 9개교, 동두천·양주 8개교, 이천 7개교 등이었다.

성추심 연구위원은 "소규모학교 분포 비율의 지역적 편차가 커 소규모학교 분포 비율이 높은 지역의 학교부터 복식학급이나 통폐합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반학교가 순차적으로 소규모학교-작은학교-통폐합학교가 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교육청, 소규모학교 예산은 150억 원뿐

학령인구 감소로 경기도의 대부분 읍·면 지역 소규모학교는 2024년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이들 소규모학교 지원은 사실상 손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4년 도교육청 예산을 보면 과밀학급 해소 등을 위한 학교 신설과 증설을 위해 1조4463억 원을 편성했다. 세부적으로 99개교 신설비 1조3392억 원, 학급증설비 640억 원, 유치원 신설비 431억 원이다. 이에 반해 소규모학교를 위해 편성된 예산은 '소규모학교 대청소 지원' 예산 150억 원이 전부다.

경기도교육청 예산부서 관계자는 "큰 학교, 소규모학교 등을 구분하지 않고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소규모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 사업이나 예산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폐합 이전에 소규모학교 특성화 위한 정책 지원해야"

권순형 박사는 "심각한 저출생으로 소규모학교의 통폐합도 열린 마음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통폐합 이전에 마을 네트워크와 협업 등 소규모학교의 특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저출생, #소규모학교, #복식수업, #학령인구 감소, #교육언론창윤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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