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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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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리를 안 올리니까, 물가를 우선시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이창용 한은 총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3.7%에서 지난달 3.8%까지 치솟았지만, 한은은 또다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임을 고려했다면서 "물가 안정이 한은의 가장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가 올해 마지막 회의였던 점을 고려하면, 금통위는 지난 1월부터 올 한 해 동안 금리를 지속해서 동결한 것이다. 

물가 상승에도 금리를 유지한 데 대해 이 총재는 현 수준도 '긴축'임을 강조했다. 그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금리를 올리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긴축적인 수준에서 오래 끌고 가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과학자 아닌데... 물가 큰 기조상 변화 없어 금리 유지"

그러면서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우선시하는 거고, 금리를 안 올리고 그대로 있으면 물가를 우선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건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전에 유가가 많이 올랐고, 여름 날씨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 (물가) 패스(방향)가 점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초기에 물가 (상승률이) 2.4%까지 내려갔다 한두 달 정도 올라간다고 했던 타이밍이 한 달 정도 미뤄졌다"면서 "저희가 정말 과학자가 아닌데, 한 달 정도 미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큰 기조상 변화가 없다고 생각해 금리를 유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총재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면서 "다만 앞으로 금리를 3.75%까지 열어놔야 하는지에 대해선, 6명 중 2명은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반해 4명은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국제유가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 발언 금통위원, 발언 철회"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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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번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님께 물었더니,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말씀은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통화정책 인상 종료에 대한 인식이 더 많이 자리 잡았고, 중동 전쟁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많은 나라가 전쟁을 확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인식이 많이 잡혔다"며 "지금 상황에선 불확실성이 많이 줄었고, 긴축으로 오래 가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도 공고히 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2%가 너무 낮다고 부양을 하고, 금리도 낮추고,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냐 그러면 제 대답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고, 중장기 문제가 될 수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지, 재정이나 통화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자율이 굉장히 높고, 가계부채 비중도 높고, 취약계층도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굉장히 어렵다"며 "이 문제는 통화정책이 아니더라도 재정정책과 이런 걸 통해 기본적으로 타겟팅해서 어려운 계층을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 모두 올렸다

더불어 이날 한은은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공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8월 예상을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1%로 0.1%포인트 내렸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2%)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미국과 선진국은 올해 성장률이 좋다가 내년에는 떨어지는 추세인데, 우리는 올라가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봤을 땐 2% 이상의 성장률이 그렇게 나쁜 성장률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6%, 내년 2.6%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0.2%포인트 각각 올렸다. 한은은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파급 영향 등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지난 전망 수준을 다소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 목표치인) 2%까지 수렴하는 시기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반면 미국의 예측 기관을 보면, 2%대로 수렴하는 때를 2025년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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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은행, #기준금리, #통화정책방향, #금리,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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