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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가죽을_활용한_작은가방.
 버섯가죽을_활용한_작은가방.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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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만 하던 '버섯'이 이제는 손가방·신발·액세서리 등 '가죽' 제품으로 변신한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23일 "식재료로 사랑받는 버섯이 가죽 대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지난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스티로폼 대체 포장재를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민관 협업으로 버섯 가죽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품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버섯의 뿌리 부분인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그물망처럼 치밀하게 얽혀 있어 산업용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며 "버섯 가죽의 완성도를 높여 상품화를 앞당기고자 농가, 산업체와 민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알렸다.
 
버섯. 아랫부분이_균사체.
 버섯. 아랫부분이_균사체.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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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진이 다른 버섯보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균일하게 자라는 '영지버섯' 균사체를 선발한 뒤, 농산부산물인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여기서 균사체가 자라도록 배양했다. 그리고 자란 균사체만을 수확해 습윤 처리 등 가공 공정을 거쳐 '버섯 가죽 원단'을 만들어냈다. 

특히 연구진은 버섯 가죽의 상품화를 위해 배양 기술을 이전해 간 농가를 대상으로 우수 균주 제조 기술을 지원하고, 농가는 버섯 대량 배양 시설을 활용해 버섯 가죽 원단을 대량으로 배양했다. 그리고 가공 전문 업체는 농가에서 배양한 원단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단에 무늬를 넣는 등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을 추가해 동물 가죽과 비슷한 질감을 내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버섯가죽을 이용한 구두
 버섯가죽을 이용한 구두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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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이렇게 삼자 협업으로 만든 버섯 소재 가죽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내구성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버섯 가죽 원단의 질긴 정도를 나타내는 인장절단하중(가죽 시료를 잡아당겨 절단될 때의 하중(무게)), 인열하중(가죽 시료를 찢는 데 필요한 힘)이 의류용 가죽류(피혁류) 섬유제품 권장기준(KS M 6888-2016)보다 약 1.7배, 약 3.5배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옷감이 일정 강도의 마찰에 견디는 정도(내마모성 ASTM D 4966-2012)도 권장기준 2만 회보다 높게 3만 회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일반적으로 동물 가죽은 동물성 단백질을 광물성 단백질로 변성하는 가공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화학약품을 사용하고, 게다가 대부분의 가공 공정이 습식으로 이뤄져 있어 물 사용량이 많다"면서 "이 과정에서 대량의 고형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와 달리 버섯 가죽은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고, 인체에 해로운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환경친화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버섯가죽을_활용한_작은가방
 버섯가죽을_활용한_작은가방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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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이번 연구는 민관이 협업해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버섯 가죽 제조 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가죽 소재 외에도 버섯 균사체가 포장 소재, 완충재, 건축자재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농가, 관련 업체와 힘을 모아 시장확산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의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앞으로 가죽 전문 회사와의 세부적인 상품화 협의를 거쳐 손가방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버섯 가죽 상품을 빠르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자료(ASTI Market Insight(2022))에 따르면, 식물 섬유질 기반(비건) 가죽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6년 8억68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버섯 가죽의 시장 규모는 33% 정도인 2억8910만 달러로 예측된다. 
 
버섯 가죽을 이용한 구두
 버섯 가죽을 이용한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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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농촌진흥청, #버섯, #국립원예특작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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