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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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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정치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반성하겠다"며 쇄신의 일환으로 정쟁성 현수막을 철거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야당에서는 "이게 정쟁 중단하고 민생 하겠다는 여당의 태도냐"는 힐난이 쏟아졌다.

이날 경기도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국힘 "법카 어떻게 생각?"... 김동연 "취임 전 사안, 일부 언론이 왜곡"

서일준 의원은 "본인의 공직 생활 경험에 비추어서 이재명 전 지사 부인 김혜경 씨 법카 관련해 전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그와 관련한 감사와 수사 의뢰 등은 제가 취임 전인 민선 7기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이미 퇴직을 한 전직 경기도 공무원 배모씨에 대한 감사와 고발이었다"며 "그 전직 공무원에 대한 얘기라면 앞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서 할 것이고, 그 외에 다른 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다시 "지난번 (안행위) 국감 끝나고 나서 지사님 답변에 대해 소위 이재명 지지자들한테 엄청나게 공격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지난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지사의 '법카' 관련 답변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김동연 지사가 수사 의뢰했다'는 식으로 보도했고, 경기도는 "일부 언론과 유튜브 방송 채널에서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정정을 요청한 바 있다.

김동연 지사도 이날 서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제가 얘기한 것을 일부 언론이 호도했고, 그것을 또 일부 악용해 가짜뉴스가 많이 생산되었다"면서 "감사와 고발은 제가 취임하기 전인 7기에 있었던 일이고 그 당사자도 전직 경기도 공무원이었던 배모라는 사람이었다는 팩트만 알려진다면 그런 오해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이 "설령 오해가 있더라도 개딸들한테 공격을 받아보니까 그 심정은 어떻던가"라고 거듭 물었지만, 김 지사는 "저는 그분들이 개딸인지도 모르겠고, 개딸이 뭔지도 잘 모른다"면서 "겸허하게 어떤 의견인지 좀 듣는 게 지사로서, 또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 아닐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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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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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법카 질의 황당... 분별과 분간 있어야"... 국힘 "개인적인 질문"

더불어민주당 측은 곧바로 "월권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아무 제한 없는 권한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법률에서 정해진 권한을 법률의 범위 내에서 행사하는 것"이라며 "경기도 업무추진비 사용은 국정감사법 상 국회의 감사 대상이 아닌 것이 명백한데 왜 국회의원들이 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월권적으로 질의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소영 의원은 이어 "국회와 경기도의회의 할 일이 엄연히 다른데 그걸 분간하지 못하면 안 된다"며 "경기도 업무추진비가 도대체 우리 위원회 소관 사항인 국토교통 사안하고 무슨 관련이 있다고 이런 질의가 이루어지는지 황당하다. 분별과 분간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에게 "위원회가 법률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국민의힘 측의 법카 관련 정쟁성 질의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나섰다. 정동만 의원은 "지난주 행안위 국감에서 전 도지사 법인카드 사적 유용 관련해서 감사 결과 최대 100건까지 사적 유용이 의심된다고 말했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팩트가 잘못된 것 같다"면서 "제가 얘기했던 것은 전임 도지사나 가족에 대한 얘기는 일체 없었고, 경기도 전직 공무원이 한 것에 대해서 제 취임 전에 한 감사 결과를, 또 제 취임 전에 고발한 내용을 얘기한 것"이라고 정정해 줬다.

정동만 의원은 다시 "야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김 지사를 향해) 수박은 똑같아, 징계해야 한다 등의 공격을 하고 있는데, 지금 심정이 어떻냐"고 물었다. 앞서 서일준 의원과 같은 흐름의 공세를 반복한 셈이다. 김 지사도 앞선 답변을 반복한 뒤, "오히려 그와 같은 것을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개인적인 질문"이라고 전제하면서 "법인카드 가지고 명품 로션 사고 값비싼 탈모 샴푸 사고 제사용품 사는 게 정상적인 공직자가 맞느냐", "지자체장이 법인카드 가지고 사적 유용하는 것은 국민 혈세 낭비 아닌가" 등 국감과 관련 없는 원론적인 질문을 여러 차례 이어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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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법카는 김건희 일가 문제 반박용?"... 국힘 "할 만큼 했으니 그만하자"

결국 더불어민주당 측이 재차 반발하고 나섰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위 국감에서 다뤄야 하는 사안이 많으니, 정책과 현안 질의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와 관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에 대한 반박용으로 법카 문제를 그렇게 호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의원도 "국토위 국정감사의 범위와 한계에 관해서 토론을 나눴는데,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 질의를 하고 싶으면 국회에 계시지 말고 경기도의회로 가셔서 하라"면서 "법률상 한계를 벗어나면 위원장님이 제지해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이 의원은 또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정쟁형 현수막 다 철거하겠다, 정쟁형 요소가 있는 당 소속 TF 다 정리하겠다, 앞으로 김기현 당 대표 입에서 이재명 대표 얘기가 나오는 건 손에 꼽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런 공허한 얘기 하면 뭐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솔직히 법카 문제를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고, 또 국회에서 주구장창 우려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여기 와서 또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다"면서 "법카와 서울-양평 고속도로만 (질의)하다 갈 것 같으면 뭐 하러 경기도 국정감사를 하나, 우리 당도 이제 법카는 할 만큼 했으니까 그만하고, 민주당도 좀 섞어서 하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학용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며 취소를 요청했다. 홍기원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묻는 게 어떻게 정치공세인가"라며 "국가 위임사무도 아닌 법카와 경기도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서 정치 공세로 치부하고 질의를 하지 말라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결국 김민기 위원장이 관련 국정감사법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대표인 의원이 말씀할 수는 있지만, 목적에 맞게 했으면 고맙겠다"며 재차 국민의힘 측의 자제를 요청한 뒤에야 질의가 재개됐다.

태그:#김동연, #경기도국정감사, #서울양평고속도로, #이재명,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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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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