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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부금이 올해와 내년 2년 연속으로 감소합니다. 특히 내년의 감소폭은 9.1%로 역대급입니다. 경기와 윤석열 정부 부자 감세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교육당국은 안정화기금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작년 말 기준 11조 6천억 원 있습니다. 감사원이 적극 운용하라던 기금입니다. 교부금 아꼈다가 어려울 때 쓰는 저축 같은 것이지요.

일부 보수언론은 쌓아둔 돈이라고 질타하곤 했습니다. 저금을 공격하는 다소 의아한 경우입니다.

기금은 최근의 완충장치입니다. 예전부터 준비된 장치도 있습니다. 교육교부금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등 안정성에서 약점 있습니다. 2004년 개편의 결과입니다. 당시 봉급교부금, 경상교부금, 증액교부금, 지방교육양여금 등 여러 지갑들을 교부금 하나로 '단순화'했습니다.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웠던 단점을 단순화하고 투명화한다는 취지입니다.

 
2004년 개편하고 2005년부터 시행하였다. 봉급, 경상, 증액 교부금을 단일 교부금으로 통합하고 지방교육양여금을 폐지하되 교부금 재원에 추가했다.
▲ 2004년 교부금 개편 2004년 개편하고 2005년부터 시행하였다. 봉급, 경상, 증액 교부금을 단일 교부금으로 통합하고 지방교육양여금을 폐지하되 교부금 재원에 추가했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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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교부금으로 하다보니 세금과 경기에 민감해졌습니다. 세금 적게 걷히면 교부금이 감소합니다. 불안정성이라는 단점이 새로 생긴 것입니다.

그 완충장치로 '교부율 보정'을 신설했습니다. 포인트는 잠식입니다. 교부금이 인건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 인건비가 운영비나 사업비 등 다른 예산을 잠식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잠식한 규모 만큼 2년 뒤에 추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교부금이 인건비보다 적게 증가하면 보정이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교부금 감소도 해당되겠지요. 시행령에는 계산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2004년 법 개정 및 이듬해 2005년 시행 이후 작동한 경우는 없습니다. 20여년 가까이 완충장치는 작동 0회입니다.

법 규정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입니다. 개정 당시는 "불가피한 사유"와 "현저한 변동이 있는 때", 지금은 "불가피한 사유"와 "크게 달라질 때" 등 명확하지 않은 문구가 법에 있습니다. 교부율 보정을 언제 적용하는지 사실상 알 수 없습니다.

약점을 정확히 예측하고 완충장치를 마련하였으나 사문화되었습니다. 잘 작동했다면 꽤 도움되었을텐데 말입니다.

현존하는 제도가 먼지만 쌓여있습니다. 작동할 수 있도록 명확한 문구로 고친 개정안은 국회심사 0회입니다. 아마도 계속 사문화할 운명인 듯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교육플러스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교부율 보정, #교육교부금, #이은주 법안, #완충장치,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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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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