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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민주당은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다양한 의견과 제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표정이 굳어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표정이 굳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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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가결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막상 마주한 결과는 생각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해당 행위'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원내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것이 옳은지 반대하는 것이 옳은지 논하는 건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 대표는 영장실질짐사를 받아야만 한다. 그 결과도 큰 혼란을 불러오겠지만, 체포동의안 최초 가결 혼란의 반복일 뿐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제 이 혼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에 달려있다.

민주당,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당은 지금 큰 폭탄을 맞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를 수습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수습하고 제1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 악화하는 경제, 부족한 세수, 신냉전 속 외교문제, 노조 탄압, 언론 탄압 등 야당이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야 할 때라는 사실은 민주당이 겪은 혼란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인다.

몰려오는 위기 속에서 민주당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이리 혼란스러운데 어떻게? 우선 공통된 반성부터 필요하다. 이재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사람을 중심으로 당이 갈라졌음을 반성해야 한다. 이념이 아니라 사람에게 집중해 정작 정당이 해야 할 일에 무관심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게 혼란을 수습하는 데 가장 큰 첫걸음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이후 국민의 삶이 바뀔지, 아닐지 사람들은 당장 체감하지 못한다.

취직하기도 힘들며, 교통 요금은 오르고, 내 집 마련은 꿈에서나 일어날 일이 됐다. 어느 외국 교수는 한국의 출산율을 보고 '한국 망했다'라며 놀라워했다. 이때 들려오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소식에 사람들은 삶의 개선이나 악화를 구체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느끼더라도 단편적일 뿐이다.

이 말은 체포동의안의 찬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짚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는가, 제1야당 대표를 그런 식으로 대우하는 것이 옳은가. 이 모든 것이 정치에 있어 중요하고, 앞으로의 민주주의를 논의하는데도 주요할 수 있다. 다만, 그 논의의 경중에도 불구하고 어려워지고 있는 시민들의 삶에 이런 논쟁들이 그렇게 피부에 와닿는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다. 

정치인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민주당은 170여석의 의석에 걸맞게 제1야당으로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민주당에 주어진 과제다. 따라서 사람들이 민주당을 다시 보게 하려면 사람을 중심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줘야 한다. 

신파와 구파의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
 
단식 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 5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단식 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 5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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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내 계파 싸움은 많은 오해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의견이 부딪히는 상황은 더 나은 정당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정권 창출'과 이를 통한 '좋은 사회'를 이룩하는 데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은 계파 싸움이 일어나는 당을 역동적이라 평가할 이유가 없다. '시끄럽게 싸우는 당' 이라는 인상만 남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경험이 있다. 이승만 독재에 저항해 일어난 4.19 혁명 이후 당시 민주당은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같이 막강한 권력을 얻었다. 하지만, 총리 인준 문제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집중하던 것은 당내 권력 싸움뿐이었다. 그것은 시민들을 향해있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군사독재라는 비극을 오랜 시간 동안 맞이해야 했다.

그것을 다시 반복해야 할까? 아니다. 그런 비극은 한 번으로 족하다. 서로 싸우려고 하기보다 반성부터 하자. 사람에게 집중해 경쟁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백하자. 

민주당이 가야 할 길

물론, 이번 혼란에서 민주당 내 갈등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그 싸움을 특정인을 위해서 전개하지 말자. 암묵적으로라도 그 정도 합의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펼쳐질 민주당의 갈등은 사람들을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 친윤과 비윤의 갈등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것이 시민에게 어떤 이득을 주었나? 더 나은 민주정당을 만드는 데 기여했을까? 정부가 시민을 위해 더 일하도록 독려했나? 대답은 No다. 똑같은 질문을 민주당에 했을 때 시민들에게 Yes라는 대답이 나오게 할 수 있을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한 정당에서 싸우는 일은 사회를 위해 꼭 해야 할 일들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민주당이 사람에 주목하느라 이를 놓쳐 시민들에게 외면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일, 민주당이 이를 외면하고 그러한 길을 걷는다면 더 불행하지는 것은 평범한 소시민들 뿐이다.

태그:#민주당,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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