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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고향은 출신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하늘 아래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로 잠깐 낯설다가도 곧바로 안정감을 느끼는 마음의 공간이다. 일자리를 찾아, 원대한 꿈을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각지를 떠돌며 밤낮없이 일에 매달릴 때에도 떠올리면 따뜻하고 언제나 그리운 곳이 고향일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고향 함양을 그리며 살아가는 향우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주간함양>은 매달 한 편씩 연재되는 ‘함양 향우를 찾아서’ 특집을 통해 각지에 있는 고향 향우들을 만나 끈끈한 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기자말]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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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사랑이에요. 나눔은 행복이고 받는 사람도 좋지만 주는 사람도 엄청 행복하답니다."

무려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지역 곳곳에 사회 공헌 활동으로 130억 원에 이르는 돈을 쓰며 나눔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향우가 있다. 바로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하 이사장은 2003년 한국복지재단을 빛낸 55인 인물 선정, 보건복지부·환경부·국무총리 표창, 대한민국 1대 국민추천 국가유공자 국민포장, 제97회 어린이날 기념 국민추천 국민훈장 동백장 등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의료 발전과 봉사활동에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생활과 학업 환경개선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 등을 꾸준히 해온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고향 함양에서 교육상을 받기도 했다.

<주간함양>은 지난 8월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창원한마음병원을 방문해 향우 하충식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선행과 의료인으로서 걸어온 길을 듣고 고향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확인했다.

검소함에서 비롯된 선행

하 이사장은 1960년 함양읍 운림리에서 태어났다. 석복초(99년 함양초에 통합)·함양중·진주고를 졸업하고 조선대 의과대학을 거쳐 부산대학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창원에서 창원한마음병원을 개원했으며 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 부이사장과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하 이사장은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을 성장시키기까지 많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인 것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지역의 대표 병원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지속적인 사회 공헌으로 유명세와 함께 전국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이지만 검소한 생활인으로도 유명하다.

10년 넘게 몰고 다니고 있는 국산 '아반떼' 차량, 20년째 사용하고 있는 집무실 책상 등 물질적 소비보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더 관심이 많았던 하 이사장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에요.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검소함을 배운 것이죠. 1950년대, 1960년대 우리나라 전체가 워낙 가난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알았던 어머니로부터 겸손을 배웠고 그 영향으로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던 거죠."

일주일에 개인적인 비용으로 단돈 만원 정도밖에 안 쓴다는 그는 돈 쓸 시간도 없다고 한다. 덧붙여 20년 동안 휴가도 한번 쓴 적이 없다. 자신한테는 엄격한 반면 어려운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파 과할 정도로 베푸는 하 이사장, 이러한 점을 국민과 국가로부터 인정받았고 많은 이들의 격려 속에 가족들로부터 물려받은 검소함에서 출발한 선행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나눔은 사랑이에요. 나눔은 행복이고 받는 사람도 좋지만 주는 사람도 엄청 행복합니다. 나눔은 비움의 시작이 아니고 처음의 시작이고 그 행복은 10배로 돌아온다는 것을 저는 느껴요. 지금처럼 병원이 큰 규모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행운이 따랐어요. 그걸 알기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 거죠."

나눔에 있어 하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해 특히 더 큰 연민을 느낀다.

"행운의 연속이었던 만큼 정말 감사스럽게 생각을 하는 것과 동시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고 특히 아이들한테 도움을 주고자 많은 노력을 합니다.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것이기 때문에 따뜻한 손길이 절실하죠. 저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사회에서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학벌주의 깨고 성공을 증명하다

하 이사장은 의료인으로서 경남지역 대표병원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창원한마음병원은 2만3999㎡ 대지에 연면적 10만9440㎡,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최대 1008병상으로 100여 명의 전임·임상교수가 30개 진료과를 24개 다학제센터로 결합했다. 다학적 진료 시스템은 심혈관센터, 암센터, 뇌센터, 관절센터,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응급의료센터 등의 면면을 갖췄다.

이처럼 하 이사장이 대형병원을 만들기까지의 원동력은 대한민국 학벌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지방대학교를 나와도 얼마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그다.

"대한민국은 서울대 공화국이에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에 들어가는 과정 대부분 부모님의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점이 많잖아요. 강남에 사는 아이들의 능력은 80~90% 부모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대한민국은 고등학교 3학년 성적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고 군림합니다. 그럼 대기만성형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철이 늦게 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이런 시스템이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거죠.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에요.

저는 그것을 깨고 싶었고 지방대학을 나와도 서울대학을 안 나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점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던 거고 그 꿈 하나로 지금까지 달려왔던 겁니다."


함양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맞서 싸워 당당히 성공을 증명한 하 이사장은 그동안 많은 이의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특히나 고향 함양에서의 하 이사장은 지역의 큰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고 그 역시 함양인으로서 살아온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고향이 함양이기 때문에 저는 누구보다도 함양을 사랑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함양인이라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끔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함양의 자부심 그리고 경남의 자부심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는 한마음병원이 되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노블레스 오블리주, #하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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