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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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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splash의Etienne Girard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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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잘하려면 그걸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센스가 있다. 요리를 잘 하려면 좋은 식재료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하며, 옷을 잘 입기 위해서는 나에게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글 또한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가지면 좋을 자질들이 있는데 무려 10가지가 되니 '나만 없어'라고 상심하지 말고 뭐가 있고 없는지를 한 번 생각해보자.

1) 관찰(보는 것)
관찰이 소재를 만든다. 쓰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소재를 잘 찾거나 만들어내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관찰력이 좋은 편인데 일상의 혹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찾아내 글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한때 여행 에세이가 각광을 받은 적이 있는데 여행이란,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만끽하며 관찰력(+감성)이 상승하게 된다. 글을 쓰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2) 듣기(듣는 것)
잘 듣는 것 또한 글쓰기의 소재다. 필자는 예전에 마을버스를 탔을 때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의 껌 씹는 소리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어찌나 껌을 찰지게 씹는지 껌씹는 소리로 아카펠라를 해도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껌 씹는 소리는 듣기 좋은 편이기보다 그 반대이므로 어떻게 하면 껌 씹는 소리를 좀 줄여달라고 고민하기도 했는데 고민에 심취하는 동안 다행히 아주머니가 내리셨다. 오감을 활용하면 글 쓰기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3) 상상력(확장력)
이건 특별히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걸 잘 하는 사람들은 소설 쓰는 것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이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겐 확장력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한 가지 소재를 풍선처럼 부풀리는 능력이다. 영화 감독이나 소설가는 실제 있었던 어떤 한 줄 혹은 한 문장으로 스토리를 짜 내기도 하는데 그것이 바로 상상력이자 글에 있어서의 확장력이다.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슬라이딩 도어즈>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지하철을 탔을 때와 놓쳤을 때의 두 가지 상황에서 달라지는 인생이 그려진다. 이처럼 '나에게 사람들의 1시간 후를 알아채는 능력이 생긴다면? 우리집 반려동물이랑 몸이 바뀐다면?' 에 대해 써볼 수도 있는 것이다.

4) 조합(소재와 소재)
이것은 소재와 소재를 배합하는 능력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소재를 섞어 하나의 훌륭한 주제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 역시 글쓰기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마당의 잡초를 뽑으면서 정리되지 않은 앞마당의 상황과 현재 정치를 엮어 '잡초를 뽑지 않으면' 앞마당의 관리나 나라의 관리가 엉망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5) 기록(정보와 경험)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거나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는 편이다. 더 철저한 사람들은 액셀로 정리해서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기록하지만 나는 그렇게는 못하고 그냥 블로그에 업로드한다.

블로그 역시 검색 기능이 있기 때문에 찾고 싶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기억보다는 기록이 더 정확하고 오래간다. 기록한다는 것은 기억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며 기억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언젠가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다.

6) 질문(호기심)
어릴 때야 궁금한 것들도 많고 질문이 많을 나이지만 질문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고 또 성인이 되면 딱히 궁금할 것도 없기 때문에 점점 질문이 없어진다. 그러다보면 질문하는 법을 잃어버린다. 궁금한 게 있어야 질문을 하는데 딱히 질문을 해오면서 살아온 것이 아니므로 뭘 질문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럴 수록 어떤 상황에서, 관계에서 질문을 놓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자기 말만 한다면 '그 사람이 자기 말만 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 사람에게 나란 사람은 무엇인가?', '과연 통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봐도 좋다.

7) 검색(호기심)
영화를 보든, 유튜브를 보든 궁금한 말이 나오면 꼭 검색해본다. 스스로도 모르는 것이 많다고 여기기 때문에 검색이 습관화되어 있는데 검색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준다는 면에서 정말 유익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영상 속의 누군가가 내가 몰랐던 말을 쓰는데 나도 평소에 사용할 수 있는 말이라면 기억해(기록해두면 더 좋고) 뒀다가 써먹자. 글쓰기는 잘 읽혀야 하므로 쉬워야 한다는 게 지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쉬운 어휘만 쓴다고 좋은 글인 것도 아니다.

8) 연습(반복)
꼰대가 되는 것이 이런 것인가. 나이가 들수록 옛말 틀린 게 없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건 왜인지. 부모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가 있었다. 뭐든 연습하면 성장한다.

반복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글쓰기 역시 자주 쓰는 사람을 뛰엄띄엄 쓰는 사람이 이기기는 어렵다(물론 두 사람의 재능과 성향과 실력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그러므로 글쓰기를 잘 하고 싶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써야 한다. 솔직히 매일 쓰는 것은 전문 작가도 힘든 일이므로.

9) 공유(오픈)
다수가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흐름은 알 수 있다. 10에 9명이 외모지상주의를 선호하지 않더라도 10에 9명은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 그러니 글도 다수가 선호하는 글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내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내가 바라보는 글과 타인이 바라보는 글 사이의 균형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도 글을 오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감을 파고들 것인지, 통찰을 파고들 것인지, 재미를 파고들 것인지 나의 의도가 독자들에게 잘 먹히는지를 알기 위해 공유한다. 내 글의 주파수를 어디쯤에 맞출 것인지 공유를 통해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10) 표현(감상)
글쓰기는 표현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일이다. 그래서 평소 이런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글쓰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말과 글은 다르므로 말로는 어렵더라도 글로 훨씬 잘 풀어낼 수도 있다. 요즘처럼 표현과 감상을 자주 볼 수 있는 환경은 없다.

유튜브만 봐도 댓글이 수두룩하고, 영화 리뷰어나 맛집 탕방기는 제일 인기가 많다. 또한 쇼핑이나 배달 플랫폼 리뷰만 봐도 우리는 리뷰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댓글과 리뷰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리숙함이 엿보인다. 짧은 글쓰기를 잘하면 긴 글쓰기도 잘 할 수 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짧은 글쓰기부터 훈련해보자.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에도 같이 업로드되었습니다.


태그:#글쓰기에도움이되는것, #글쓰기초보, #글쓰기초심자, #짧은글쓰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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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옷장/쇼핑/코디 생활을 돕는 코칭 & 교육 카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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