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끝난 뒤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 구청장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끝난 뒤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 구청장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보고 있나 박희영? 절대 출근 못해."
 

10.29이태원참사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12일 오전 10시부터 흰 상복을 입고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손글씨로 쓴 "무능력자 박희영은 사퇴하라", "대규모 인파 예견 용산구청 대응 은폐 도착 시간 허위 기재"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한 유가족은 손팻말 뒤로 오열하며 가슴을 연신 치기도 했다.
  
유가족들이 용산구청 앞 연좌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지난 7일 법원의 보석 인용으로 구청장직을 회복한 박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박 구청장은 석방 다음날인 지난 8일 정상 출근했지만, 12일에는 병가를 신청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구청장은 참사 이후 불안장애와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석을 청구했고, 법원도 이를 주요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팻말을 들고 오열하던 한 유가족이 외치기 시작했다.

"이제 엄마들이 죽어나가는 꼴을 보겠다는 거 아닙니까. 이 정부와 국가가 그걸 바라는 것 같습니다."

농성을 이어가던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 출소 당일 구치소 앞에서 항의하다가, 경찰들로부터 들려 나오던 중 부상을 입은 사실도 언급했다. 눈 위 멍 자국이 아직 남아 있었다. 이 유가족은 "이 상처 같은 거 아프지도 않습니다"라면서 "우리도 차라리 죽이십시오. 창살 없는 감옥인 집에서 나와 하는 게 이게 고작입니다. 왜 그렇게 잔인하게 하시느냐"고 소리쳤다.

"당신이 참사 트라우마 거론할 자격 있나"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끝난 뒤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 구청장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끝난 뒤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 구청장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연좌농성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이태원참사 159번째 희생자인 고 이재현군의 어머니 송해진씨가 용산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구청장 사퇴 촉구 발언을 이어갔다. 이재현 군은 이태원참사로 친구 2명을 떠나보낸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와 2차 가해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었다.

"박희영 구청장! 당신이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거론할 자격이 있습니까. 구청 공직자 여러분, 10월 29일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려 괴로우신가요. 네. 저희 아이도 참사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친구들 보고 싶다며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구청 공직자들이 구민 안전을 위한 행정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서 벌어진 트라우마로 제 아이는 저를 떠났습니다. 구청 공직자 여러분, 트라우마를 거론할 자격이 없습니다."

박 구청장이 취임할 당시까지 용산구에 거주했다는 송씨는 "(핼러윈 축제는) 용산구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사였다. 왜 2021년까지 매년 있던 행사에 무슨 일이 생겨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라면서 "모두 알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가장 큰 변화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다. 그 이후 용산구의 모든 행정은 대통령실을 향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 당일 발생한 행정 공백을 짚었다. 그는 "그날 밤 우리 아이들이 숨 막혀 의식을 잃는 상황에서도 용산구청 당직실 공무원은 대통령 비방 전단 제거 작업에 투입됐다. 대통령실 눈치 보느라 구민의 안전을 내팽개 친 것"이라면서 "박희영 구청장은 본인 안위를 위해 구민 안전 책임을 내팽개쳤다. 우리는 자식 잃은 아픔으로 하루하루 위태로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온몸 던져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 사퇴시키고 윗선까지 책임 묻겠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서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열리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서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 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용산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10.29참사 추모 및 책임자 처벌 촉구 용산시민행동도 함께 비판을 제기했다. 이철로 10.29용산시민행동 간사는 "이렇게 참담한 일이 발생했는데 우리는 뭘했는가 후회막급했다"면서 "그러나 좌절하고만 있을 수 없다. 구민들과 함께 박 구청장을 사퇴시키고 윗선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오장록 정의당 용산구위원회 위원장은 박 구청장에게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관내 행정 마비로 단 한명의 목숨이라도 생명을 잃었다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박 구청장은 정치인으로서 도리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엄마 이제 이거 밖에 못해... 앉아서 피켓 드는 거 밖에 못해..."

오전 11시께, 언론사 카메라들이 흩어진 한산한 용산구청 앞. 구청을 오가는 시민들 사이 피켓을 든 유가족들이 그대로 앉아 있었다.

한 유가족은 농성 중 <오마이뉴스>와 만나 "박 구청장이 공황장애를 이유로 보석으로 나왔는데, 저도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라면서 "그런 사람이 어떻게 지자체장 업무를 보겠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박희영 구청장이) 출근, 퇴근하는 시간마다 (농성을) 무기한으로 할 거다. 박 구청장이 나오는 한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쏙쏙뉴스] 이태원참사 유가족의 눈물과 절규 "멀쩡한 내 새끼 죽인 살인마들" 6월 12일 오전 이태원참사 책임자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용산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고 있다. (기획/편집 : 고정미 기자, 영상 : 이희훈 기자) #이태원참사 #용산구청 #윤석열 #이상민 #박희영 #권영세 #오마이TV ○ 관련기사|https://omn.kr/24bex 용산구청 앞 소복 입고 가슴 친 엄마들 "박희영, 출근 못해" * 오마이TV 유튜브 멤버십 가입하기 : https://www.youtube.com/channel/UClAfLVQYZSLrMAQQ_SXPVZw/join * 오마이TV 정기후원 전화가입: 010-3270-3828 직접가입: http://omn.kr/5gcd * 오마이TV 일시후원 계좌후원: 농협 003-01-196121 (예금주: 오마이뉴스) 그 외 방식(신용카드, 휴대폰, 계좌이체, 가상계좌): http://omn.kr/1xec9 * 광고 문의 : ohmynewstv@gmail.com
ⓒ 고정미

관련영상보기

 
 

태그:#이태원참사, #용산구청, #용산구청장, #책임자처벌, #행정공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기사는 연재 이태원 압사 참사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독자의견

해당 기사는 댓글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