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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하며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하며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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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8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에서 11개 조항으로 구성된 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 무력 정책에 대하여'를 채택했다. 여기에는 핵무기 사용 조건이 나와 있는데, 적대세력의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이다. 미국이나 남한이 북한을 공격할 때, 핵무기를 사용해 방어하거나 공격할 징후가 있을 때 핵무기로 예방이나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7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참고: 전략핵은 적의 영토 국가 기반 대도시를 붕괴시키는 등,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수준의 핵무기를 말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투발 수단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말기에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우라늄 폭탄 리틀보이와 플루토늄 폭탄 팻맨이 전략핵무기에 속한다. 전술핵은 한정된 전쟁터를 초토화하는 핵무기를 말한다. 투발 수단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크루즈미사일, 곡사포, 어뢰, 지뢰, 배낭 등이다. 현재까지 전술핵이 실전에서 사용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북한의 '핵 도발 명문화'와 '핵무기 운반 훈련'에,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0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술핵 배치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하다가, 13일 대통령실에서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나 핵잠수함을 한반도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확장억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10월 12일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의 실전 훈련까지 하고 있다. 우리만 30여 년 전 비핵화공동선언에 스스로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김기현 의원은 핵무장까지 내세운다.

불가능한 남한의 핵무장 

남한 내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 가능할까?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 핵무장은 국제조약과 국제적 역학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의견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미소 협약 및 국제조약의 무지에서 비롯된 요구다.

남한은 핵무장을 할 수 없다. 비확산조약(NPT) 제9조 3항 "본 조약상 핵무기 보유국이란 1967년 1월 1일 이전에 핵무기 또는 기타의 핵폭발 장치를 제조하고 폭발한 국가를 말한다"에 반하기 때문이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NPT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핵실험과 핵 보유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이처럼 제도권 밖에 있는 국가를 사실상 핵보유국 또는 정치적 핵보유국이라고 명명한다. 이들 이외 190개국이 NPT 회원국이기 때문에, 더는 핵보유국이 생겨날 수 없다. NPT 회원국인 남한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셈이다.

남한이 NPT를 탈퇴한 후 나머지 189개 NPT 회원국이 남한을 조약 외 국가로 인정하면,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가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의 사례를 보면, 미국 주도의 NPT가 남한을 조약 외 국가로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 북한은 1985년 12월 12일 NPT에 가입했다가, 1993년 3월 12일 탈퇴 선언과 유보 후, 2003년 1월 10일 재탈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북한의 탈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NPT 회원국으로서 핵실험과 핵무장에 대해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이 남한을 예외로 인정하는 상황도 불가능하다. 북한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의 핵무장을 막을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남한 내 전술핵 재배치도 불가능하다. 국제법적으로 미국이 한국에게 전술핵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1년 9월 27일 미소 대통령 간 체결된 '대통령 핵 구상'(PNIs, Presidential Nuclear Initiatives)에 따라 이루어진, 부시 대통령의 "해외에 배치된 전술핵 파기 및 감축 선언"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NPT 조약 전문에 명시된 핵무기 비확산 정신에 어긋난다. 동 조약 제1조 "핵무기, 기타 핵폭발 장치, 또는 그러한 무기 또는 폭발 장치에 대한 핵보유국의 직간접적 양도 금지"와 제2조 "비핵보유국의 직간접적 양수 금지"에도 위배 된다.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남한의 안보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미국이 미소 간 조약과 NPT 조약을 어기고 남한에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면, 미국과 남한은 북핵 폐기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핵무기의 실제 사용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어,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이 급격하게 커질 뿐이다. 게다가 일본과 대만이 전술핵 보유를 추진하게 되고 중국이 반발하게 되는 등,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의 위험성이 꿈틀댈 수 있다. 핵무기 대 핵무기라는 '공포의 균형'을 통한 전쟁 방지가 오히려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해야할 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북한 방사포 발사는 9ㆍ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2.10.14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북한 방사포 발사는 9ㆍ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2.10.1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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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관련해서, 남한 정부가 만지작거릴 수 있는 카드는 2개뿐이다. 하나는 나토식 핵 공유인데, 이는 불가능하다. 나토는 운명공동체 조약이기 때문에 핵 공유가 가능하지만, 한미관계는 단순한 군사동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조치인데, 이는 남북을 치킨게임의 레이스에 올리는 상황이 된다. 이어지는 '공포의 균형'은 안보 불안을 증폭시킬 뿐이다.

합리적 정부라면 핵무기를 사전에 봉쇄하는 킬체인(Kill-Chain)과 살아남은 핵탄두 미사일을 요격하는 MD체계를 정교하게 만드는 걸 제1차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도발의 진의를 파악해 남북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남북관계 및 북미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촉구성 도발이라는 점을 알고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그:#전술핵 재배치, #핵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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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박사) 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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