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동대교의 광활한 아름다움이 순박한 시골다움으로 유지되기를
 교동대교의 광활한 아름다움이 순박한 시골다움으로 유지되기를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강화도 평화의 섬 교동도가 오토바이 소음으로 시끄럽다. 한적한 고향의 시골 마을에 언제부턴가 오토바이 라이더의 천국으로 변한 모습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바이크족의 한가로운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고급 오토바이가 울리는 화려한 엔진소리는 누구에겐 소음으로 느껴진다.

도시나 시골이나 오토바이 소음은 모든 주민에게 힘든 고역이다. 특히 산과 숲으로 둘러싼 평화로운 시골은 오토바이 행렬이 지날 때마다 소음이 메아리로 더욱 울려 퍼진다. 마치 적막한 공기를 가로지르는 세찬 바람의 물결처럼 말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단속하는 경찰관들도 애를 태운다. 즉 바이크족의 온전한 자유와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만 볼 순 없다. 이유인즉 무엇보다 힘든 사람들은 교동에서 살아가는 원주민과 이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이전엔 원주민들이 부족 단위로 오순도순 평화롭게 살았지만 지금은 교동대교와 인근 마을을 중심으로 많은 전원주택이 들어섰다. 전입자가 계속 늘고 있어 무엇보다 거주 환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동대교라는 문명의 이기가 남긴 쓰라린 흔적들 
 
산과 들판, 논두렁과 밭두렁으로 둘러싼 시골 나만의 아지트가 더욱 고요하고 평화롭기를....
 산과 들판, 논두렁과 밭두렁으로 둘러싼 시골 나만의 아지트가 더욱 고요하고 평화롭기를....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기존 북녘땅을 흐르는 강화도 뱃길을 대신해 생긴 교동대교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유입하기 시작했다.

주말이 되면 관광버스 몇 대가 줄을 잇고 학교와 단체에서 삶의 체험 현장이 물살을 이룬다. 또 교동이 바이크족의 성지로 불리고 있어 고급 오토바이 행렬이 줄을 잇는다.

이로 인해 강화도 해병대원들의 검문 노동이 배가 되었다. 주말과 휴일엔 검문소 도로 위가 주차장이 될 정도니 젊은 군인들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솔직히 너무 안쓰럽다.

교동 대부분의 주택들은 교동대교를 지나 좁은 2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로 인해 오토바이로 인한 불편이 특히 성가신 편이다.

한 달 전 이곳에 전입 들어와 교동 마을을 돌며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어려움과 불편함에 대해 들었다. 내심 고향을 지키는 할아버지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고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내고 답변을 기다렸다. 

내용은 이랬다. 강화경찰서에서는 현재 오토바이 속도위반 전용 무인 단속 카메라는 설치하지 못했다. 그리고 속도 경쟁을 줄일 수 있는 교동대교 입구 봉소리 교차로의 신호등 정상화는 곧 정비할 예정이다. 또한 오토바이 굉음 유발행위에 대해 주기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평온과 교동의 평화를 위해 항시 주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느 시사 텔레비전 방송을 보다가 대룡시장 상인의 인터뷰가 문득 가슴을 때렸다. 당시 상인의 전언에 따르면 외부인의 화려한 상점과 카페가 늘어나고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로 인해 현지 어르신들의 예스러운 노포가 시들고 오롯한 교동 시골 문화마저 퇴색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태그:#강화도, #교동대교, #교동도, #평화의섬, #바이크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