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누군가 두고 간 슬픔>,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이란 시집으로 알려진 권지영 작가가 이번에는 동화로 독자를 찾아간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린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우울감, 답답함, 두려움 등 감정에 관한 부분도 있지만, 배달이나 포장음식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를 뒤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편리함에 익숙해져버린 인류에게 쓰레기의 역습은 어쩌면 예고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쓰레기 분리현장에서 악취와 싸우며 재활용품을 분리하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곳에만 하루 50t 정도의 재활용품이 들어오고 선별작업이 끝난 후 대부분 버려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도 예전엔 거대한 쓰레기 산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곳이 공원화되었고 자원회수시설이 건립되어 폐기물을 자원화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쓰레기를 전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권지영 작가의 동화<비밀의 숲>도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화 <비밀의 숲> 주인공 나리는 동네 바자회에서 드림캐쳐를 받게 됩니다. 악몽을 꾸지 않게 된다는 말에 방에 걸어두는데요. 드림캐처를 통해 비밀의 숲의 요정인 시은을 만나게 됩니다. 쓰레기 마녀에 의해 오염된 비밀의 숲을 나리와 시은이가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요. 2021년 8월 16일 오후에 종로세운상가에 위치한 임정진 작가의 작업실 '청연당'에서 권지영 작가를 만났습니다.
  
종로세운상가에 위치한 임정진 작가의 작업실 '청연당'에서 자신의 첫 동화 <비밀의 숲>을 들어보이는 권지영 작가
 종로세운상가에 위치한 임정진 작가의 작업실 "청연당"에서 자신의 첫 동화 <비밀의 숲>을 들어보이는 권지영 작가
ⓒ 유병천

관련사진보기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로 시를 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특별히 동화를 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말씀대로 저는 시를 오래도록 썼는데요. 그래서 시집 정리 작업을 몇 년 동안 하게 되었어요. 시집과 함께 자연적으로 동시집 출간도 이어졌고요. 아무래도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하며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과 놀이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린이 책을 항상 가까이 하고 동시와 함께 어린이들을 만나며 자연스레 동화도 그 연장선상에서 쓰게 되었어요."
  
- 최근 환경 문제가 매우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2017년에 나온 다큐 <불편한 진실2>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회용품을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마트에서 장을 보면 포장용기가 거의 비닐이나 플라스틱입니다. 물건을 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셈이죠. 환경 문제와 편의성 사이에 갈등하며 살아가는데, 작가님은 어떠신가요?
"네,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늘 편의성 앞으로 손이 먼저 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조금 훅 더워지면 에어컨을 틀려고 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포장되어 있는 것들이나 묶음 상품들을 사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분리수거를 할 때면 많은 양의 쓰레기들 '헉' 놀라게 돼요.

나라도 일단 분리수거를 잘 하자, 또는 웬만하면 에어컨 사용도 줄이자며 여러 사람들이 모일 때도 선풍기로 버티기를 오래 했었어요. 그랬더니 어떤 아이가 부모님께, '엄마! 선생님은 북극곰 때문에 에어컨 사용 안 한 대!'라고 말하더라고요. 피식 웃음이 났지만 실제로 항상 그렇게 말했었거든요. 생활 속에서 지키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에게 인식시켜 주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비밀의 숲> 권지영 작가의 환경 관련 동화
 <비밀의 숲> 권지영 작가의 환경 관련 동화
ⓒ 단비어린이

관련사진보기

 

- 작품 중에 '아나바다'라는 단어를 보고 반가웠습니다. 몽당연필이 로고로 된 스티커가 기억납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캠페인이었죠.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많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생산되고 있죠. 최근에 헌 옷을 먹는 소에 관한 환경스페셜을 보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저도 헌 옷을 사고, 입지 않은 옷을 기부하거나 나눠주고 있는데, 이런 아나바다 활동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저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를 하거나 주위에 나눠주는 걸 꾸준히 하고 있는데요. 제가 환경이나 경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중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회용품 줄이기도 중요하지만 자원재활용을 통한 실천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환경문제는 나 한 사람이, 그리고 모두가 다 개별적으로 동참하고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에 누구나 환경운동가이자 경제활동가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일단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인데요.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시초가 되어서 일단 멈춤의 자세로 돌아가야겠지요. 실제로 아나바다 운동이 지속적이고 확산되고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고장터 같은 걸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이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어서 즐거운 문화가 된 것 같아요."

- 동화 속에서 드림캐처를 통해 숲의 요정을 만나게 되는데요. 동화 속에 판타지 요소를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네, <비밀의 숲>은 어린이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동화에서는 읽는 재미를 위해 판타지 요소를 가져와 봤어요. 실생활을 바탕으로 하면서 판타지 요소를 통해 상상의 재미가 더해진다면 책 읽는 재미가 배가 될 테니까요. <비밀의 숲>에서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제는 사람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드림캐처와 요정 시은이가 나오게 되었어요."
  
종로세운상가에서 만난 권지영 작가
 종로세운상가에서 만난 권지영 작가
ⓒ 유병천

관련사진보기

 
-권지영 작가님,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치려고 합니다.
"첫 동화책이 평소 관심이 많던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여서 저에게는 의미가 있는 책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행하지 않고 나 하나쯤이야, 이 정도쯤이야 라고 생각하며 했던 것들을 돌이켜 보면서 모두가 매일 실천하며 우리 환경을 같이 지켜나갔으면 해요.

그와 더불어 동화도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첫'이란 의미를 더욱 의미 깊게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단 말씀도 꼭 전하고 싶어요. 늘 애정 어린 관심을 주시는 분들께도 무척 고맙단 말씀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비밀의 숲

권지영 (지은이), 안병현 (그림), 단비어린이(2021)


태그:#권지영 작가, #비밀의 숲, #권지영 시인, #환경동화, #단비어린이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일에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 글을 쓰는 주말작가입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https://brunch.co.kr/@yoodluffy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