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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팜 송인섭 대표
 차오름팜 송인섭 대표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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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자라는 단호박, 사과 깎듯 껍질을 깎아 먹는 애플수박, 메론처럼 생겼지만 속은 노랗고 수박처럼 아삭한 식감을 가진 하미과, 탄수화물 대체식품으로 쌀밥 대신 먹기도 한다는 콜리플라워.

이름부터 생소한 이 작물들이 경남 함양에서 재배된다. 자세히 말하자면 차오름팜 송인섭(50세) 대표가 재배하는 농작물이다. "함양에서 좀 특이하다 싶은 건 제가 다 심었습니다." 귀농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은 지 5년째. 송인섭씨의 여러 가지 시도와 색다른 도전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식생활 문화도 바뀌었다. 기후변화로 예전부터 재배해 오던 농작물이 지금은 현지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젠 농업도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야하고 앞서나가야 한다는 것이 송인섭 대표의 생각이다.

안의면에서 30년간 과수원을 하고 여주도 함께 재배하던 부모님을 도와 서울을 오가던 송인섭씨는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농사를 짓기로 마음은 먹었으나 아무것도 몰랐던 그는 공부를 시작했다.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시설원예 마에스터 과정 등 700여 시간을 교육받고 4~5년간 전국의 귀농박람회는 전부 쫓아다녔다.

"진주, 창녕, 밀양 등의 시설농업은 따라가기 힘든 수준까지 발전해 있었죠. 준고랭지 함양에서 재배할 수 있는 여름작물은 뭘까 찾다가 메론와 애플수박을 접하게 됐어요. 하지만 메론도 이미 곡성, 의령 등에서 선점하고 있어서 하미과로 눈을 돌렸죠."
 
차오름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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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팜 미니단호박.
 차오름팜 미니단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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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20여 년간 컴퓨터 관련업에 종사했던 송인섭씨는 정보력이 빠르고 데이터 분석에 능하다.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노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작목. 그가 하미과를 선택한 이유다. 황제메론으로 불리는 하미과는 중국이 원산지로 메론처럼 생겼지만 식감은 아삭하고 단맛이 강하다.

송인섭씨는 190여 가지 하미과 품종 중 5가지를 선별한 뒤 중국에서 직접 종자를 구입해 심었다. 작년에 꾀 성공적으로 농사를 지었으나 수확 직전 폭우로 하우스가 물에 잠긴 아픈 기억이 있다. 올해는 5년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상품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과일로 새롭게 각광받는 하미과 수확이 코앞이다.

그는 3개 지역에 시설농을 관리한다. 하우스마다 인터넷을 설치하고 해외사이트에서 장비를 구입해 CCTV와 온습도 장치를 직접 달았다.

"휴대폰으로 농장을 한눈에 볼 수 있죠. 이런 것을 활용하지 않으면 떨어져 있는 농장을 관리하는 데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들어요."
   
좁은 땅에 많은 양의 작물을 심기위해 그는 지주를 세워 농작물을 입체적으로 키운다. 전국을 다니며 장비를 알아내고 용어를 배워 구입해 왔다. "이 방식으로 재배하면 3분의 2이상 재배공간이 늘어난다"며 터널재배 방식으로 키운 애플수박과 단호박은 모양도 예쁘고 깨끗하게 자란다고 했다.

슈퍼푸드에 관심을 갖고 수년간 마트를 드나들며 새로운 채소를 물색하던 그는 콜리플라워를 알게 됐다. 대부분 흰색이지만 그는 연두, 노랑, 보라, 흰색 콜리플라워를 재배해 로컬푸드에서 판매하며 소비자 성향을 파악했다. 생소한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처럼 생겼다.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지만 열량이 낮아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건강을 생각하며 섭취할 수 있는 채소 콜리플라워, 1인가구 증가로 한번에 먹어 없애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애플수박과 미니단호박, 일본의 유바리메론처럼 지역특색을 살려 상품화를 꿈꾸는 하미과.

점점 다양해지는 고객의 구미에 맞게 농산물 재배도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그는 "몸에도 좋고 매력도 있는 컬러푸드에 도전하고 싶다"며 "함양군에서 풍족한 식생활 기반을 만들어 차오름팜 법인을 설립해 서울경기 지역에 지사를 내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했다.

생소한 농작물은 레시피를 몰라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쉽다. 레시피까지 연구할 의지를 보이는 송인섭씨, 요리하는 농부 송인섭씨를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  
 
차오름팜 송인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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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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