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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월 4일 기준으로 나온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약 62만 8천 명에 달했다.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월 5일 기준으로 약 20만 5천 명으로 집계되었다(존스홉킨스대). 일일 신규 확진자 10만을 넘긴 지 1달도 안 되어 이미 20만을 넘긴 것이다.

하루에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 사망자가 나오고 있고, 이미 의료 시스템이 붕괴했다는 뉴스가 한국까지 전달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이 초토화된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미국의 이웃국가 쿠바는 미국과 정 반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3차 대유행이 이후에도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도 136명 정도이며 의료 붕괴 같은 상황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

초토화된 미국, 잘 막아낸 쿠바
 
쿠바의 코로나 확진자 추이. 10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 쿠바 코로나 확진자 추이 쿠바의 코로나 확진자 추이. 10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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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중남미 국가들이 코로나 사태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3월에는 이탈리아로 의료진을 파견하기도 했고, 쿠바는 지금도 중남미 국가들에 코로나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 선진국 미국과 정반대에 있는,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미국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은 나라는 어떻게 3차 대유행 속에서 방역 성과를 내고 있을까?

3차 대유행을 이겨낸 쿠바, 작지만 강한 저력

쿠바는 2017년 기준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8.2명으로 의료 자원이 많은 나라이다. 이는 미국(2.6명)의 2배 수준이다. 쿠바 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무상의료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며, 1984년부터 운영 중인 마을 주치의 제도와 일차의료 중심의 예방의료 정책은 쿠바인들의 건강상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주고 있는 장본인으로 꼽힌다.

쿠바는 '무상교육 원칙'에 따라 의과대학에서 무상으로 의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보건의료 지출이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영아사망률은 CIA 월드 팩트북(CIA World Factbook) 기준 4.3명으로 캐나다와 똑같은 수준이며, 미국(5.3명)보다도 나은 상황이다.

많은 의사 인력과 무상의료, 잘 발달돼 있는 1차 의료, 높은 건강수준 이 4가지가 네 박자로 조화를 이루면서 이번 코로나 방역에서도 높은 성과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살인적인 영리의료, 의료진에 대한 불신, 공교육 붕괴, 무능에 가까운 대통령 등 네 가지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반복하는 중이다.

여기에 쿠바는 1980년대부터 생명의료 공학에 많은 투자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약품과 각종 백신들을 보유하고 있는 고기술 국가이다. 현재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치료제를 통해서 중증 환자를 살려내고 있다.

미국 일각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쿠바 의사들이 저임금으로 강제노동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쿠바 봉쇄를 합리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잡지 <더 네이션>에서 쿠바 의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강제노동을 당하는 것이 아니며, 적절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였고, 영국의 쿠바 전문가 마크 켈러 또한 적정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중심주의 시각에서 벗어나자

쿠바는 미국보다 가난한 나라다. 쿠바는 1인당 국민소득이 명목으로나 PPP 기준으로나 1만 달러가 되지 않는 중소득 국가이다.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경제 인프라도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그들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코로나 피해국에 국제연대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진국-후진국에 대한 상식을 뒤집기 충분하다.

한국 사회에서는 1948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은 따라야만 하는 모델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뿐 아니라 의료에서조차 미국 모델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는 그러한 믿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다. 미국의 사회경제모델은 큰 한계를 드러냈고, 현 사태는 역으로 쿠바 사회의 작지만 강한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저 가난한 나라의 것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사회의 대안을 찾을 때 선진국의 사례만 뒤적거리는 일은 그만둬야 할 것이다.

태그:#쿠바,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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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사회복지 관련 글을 쓰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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