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버드나무 아래서 버드나무와 텐트속 낚시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 버드나무 아래서 버드나무와 텐트속 낚시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낚시하는 모습 몇시간쨰 저러구 있는지.
▲ 낚시하는 모습 몇시간쨰 저러구 있는지.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중년의 남자들은 왜 낚시를 떠나는가.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예고 없이 내비게이션만 믿고 그들의 목적지를 찾아갔다.

꼬불꼬불 고갯길을 한참 돌아 도착한 낚시터는 수풀과 연잎이 우거지고 식당을 낀 작은 저수지. 내가 찾은 두 사람은 사회적 거리를 충분히 두고 물가에 앉아 낚싯대 찌만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뜻밖의 방문에 반갑게 나를 맞이해줬다.

낚시터의 주변 경관이 아기자기 아름답다. 건너편 수양버들 아래의 작은 텐트는 낚싯대만 여러 개 드리워진 채 오랫동안 사람의 인기척조차 없다. 수령 깊은 버드나무 아래에서 서두르지 않고 세월을 낚는 인간과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늘어진 버드나무 잎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낚시를 모르는 나는 방해꾼이 될 수 없어 낚시터 근처 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기로 한다. 가을 햇살에 걷기 좋은 길이 한 바퀴 도는데 30분 남짓. 길을 걷다 밤나무 아래, 벌어져 윤기 뽐내는 밤들이 주워갈 이방인을 기다린다. 작은 논의 익은 벼와 논두렁 피어있는 코스모스는 사진찍기 좋은 풍경이다. 걸어서 10여 분 거리 나루터에는 북한강의 물살을 가르는 모터보트와 수상스키를 즐기는 모습이 대단히 활력적이다. 길 가다 만난 마을 할머니의 '낚시꾼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골치'라는 말씀에 잘 정리하고 떠날 것을 약속드렸다.
 
▲ 낚시터 산책 김동률의 감사란 곡을 제가 피아노 쳐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 전형락

관련영상보기

  
나의 일행은 낚시터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밤낚시는 이어진다.

어둠 속 낚시찌의 초록 불빛은 어린 시절 깊은 산속에서 봤던 반딧불이의 모습처럼 다가와 반갑다. 낚시를 모르는 나는 집에 묵혀 두었던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했다. 달 옆에 있는 목성의 대적반과 토성의 선명한 띠를 찾을 수 있어 장비를 가져온 보람이 있었다. 물속의 물고기를 찾고 밤하늘의 별을 찾고, 인간의 하염없이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별반 다르지 않나 싶다.

하루의 낚시를 마치고 컨테이너에서 눈을 붙이는 것도 잠시. 새벽 낚시를 또 시작한다. 피곤할 텐데 도저히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박이일의 수확은 붕어한 마리. 지루함과 기다림의 수확치고는 대단할 수 없으나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미련 없이 어망 속의 고기를 물로 방생한다.

방생할 물고기를 왜 잡냐는 질문은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냐는 질문처럼 어리석어 보인다.

그들의 하루를 전체적으로 이해 못 하겠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에 고독과 고요함을 즐기는 것이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그들이 떠나는 이유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구름속의 낚시 이른 새벽 낚시하는 일행의 사진입니다.
▲ 구름속의 낚시 이른 새벽 낚시하는 일행의 사진입니다.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붕어 월척 일박이일의 결과물입니다.
▲ 붕어 월척 일박이일의 결과물입니다.
ⓒ 전형락

관련사진보기


태그:#낚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경기도에 사는 54살의 회사원입니다. 잘하는것은 없고 좋아하는것은 많은 한량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방구석에서 떠나는 유럽 여행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