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선이 울산을 지나면서 밤새도록 비와 태풍 소리로 시끄러웠습니다. 오전 10시가 가까워 지면서 제가 사는 곳 울산 동구 남목은 비가 그치고 태풍 강도가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저번 태풍 마이삭 때보단 피해가 적어 보였습니다. 이번엔 방어진으로 가보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꽃바위 정류장에 내려 바닷길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남목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강풍은 여전히 불었고 파도도 높이 일었습니다. 오래된 집 담벼락이 무너져 있기도 했고 철망이 뽑혀 없어진 곳도 있었습니다. 바닷가 바로 앞 집은 절반가량 물이 차올라 있기도 했습니다. 오전 11시경 길 가다 만난 작은 상점 주인은 "1시간 전부터 전기가 나갔다. 아이스크림이 다 녹을 것"이라며 걱정했습니다.
슬도 앞마을인 섬끝마을로 가보았습니다. 산 중턱에 있는 집은 여러 채가 지붕이 날아가고 없었습니다. 어느 집의 집주인은 "부엌과 거실 지붕이 날아가 밥도 지어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시름했습니다. 윗쪽 길옆에 있는 소나무는 절반이 꺾여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