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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자리를 지정하고 자리 사이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코로나19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모습이다.
▲ Y고등학교 급식실 내 칸막이 학생들의 자리를 지정하고 자리 사이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코로나19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모습이다.
ⓒ 조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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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개학 연기 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던 학교가 5월 20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 등교 개학을 하도록 결정했다. 

국민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서 좋다"거나 "반년 만에 친구들과 만나 설렌다"라는 등 긍정적 여론과 "싱가포르, 프랑스처럼 등교 개학 후 확진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거나 "학생들 간의 거리두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부정적 여론이 대립했다. 

정부 대처에 대한 학생들 생각

정부는 학교 내 확진을 막고자 격일제, 격주제, 오전·오후반 형태로 2부제 수업을 하는 등 대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광주를 포함한 몇몇 시내 학교의 경우 등교가 중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비교적 코로나의 영향이 크지 않던 부산 학교들은 매주 등교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6월 25일 한 언론 매체에서 '부산 시민 10명 중 8명이 코로나19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과연 시민과 학생의 의견이 비슷할지에 대해 의문이 생겨 본 기자가 재학 중인 Y고등학교 56명 학생을 무작위로 선정해 본교의 코로나 대처 방안에 대해 만족하는지를 조사해보았다.
 
(1학년 17명 2학년 26명 3학년 13명)
▲ Y고등학교 코로나 19 대처 만족도 조사  (1학년 17명 2학년 26명 3학년 13명)
ⓒ 조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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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보통'이라는 의견이 약 40%였고, 약 34%의 학생들이 '만족한다'라고 했으며 약 27%의 학생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기사의 내용과는 달리 양립하는 두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다. 본교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급식실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교실 내 책상을 떨어뜨려 접촉을 막았다. 전체 일과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만족을 택한 27%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친구 중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고, 인원이 워낙 많아 선생님들의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교 내 거리두기가 잘 실천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학교의 대처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학생들은 정부와 학교의 대처보다는 학생 사이의 거리두기 준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본교만의 고민은 아니다. 이미 광주에서는 지역 내 대다수 학교의 등교를 중지했다. 광주뿐만 아니라 대전, 경기, 서울에서도 몇몇 학교들이 감염 우려로 등교를 중지한 상태이다. 부산에서도 방역 대처와 학생들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학생들은 한창 친구들과 여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며 아직 미성숙한 탓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진자 수가 매일 40명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교내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평소 교내 거리두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 조사해보니 비슷한 생각을 갖고 걱정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의 강압적 통제보단 친구들의 진심 어린 조언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주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선생님들의 따뜻한 걱정이 학생들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서로의 미소를 바라보며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며 단순히 학문을 닦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는 진정한 성인이자 지식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코로나19 종식을 진심으로 염원한다.

덧붙이는 글 | 조민석 시민기자는 부산 Y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태그:#코로나 19,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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