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월7일 대덕구 에너지카페 2호점인 넷제로 카페가 개소했다. 2호점인 넷제로 카페는 대덕구 에너지 플랫폼으로서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전환'을 모토로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을 위한 목적으로 카페가 만들어졌다. 지방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새로운 시도로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는 대덕구는 26년 차 공무원 이학용 팀장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런 그에게도 가장 어려운 건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이끌며 에너지전환 업무를 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넷제로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이학용 팀장을 에너지카페 2호점에서 만나 대덕구의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 행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장님, 카페에 온 분들 인증사진 찍을 수 있게 패널 만들어 드릴 테니 비치 좀 해주세요, 어떠세요?"
"네, 갖다주세요. 인증사진 찍는 분들은 음료 10% 할인 들어가겠습니다!"
"하하하~ 좋아요!"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두 사람은 넷제로 카페를 임대해준 이용훈 달그락 카페  사장과 에너지카페 개소를 담당한 이학용 대덕구청 에너지경제과 팀장이다.

"여기 작은 테이블 옮기고 소규모로 토크 콘서트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카페 인근에 화정초등학교 어린이들과 기후위기 관련 구청장 토크콘서트도 기획해 봐야겠어요. 그리고 여기 에너지 전환 게시판 바탕이 검은색인데 눈에 잘 띄나요? 밖에 넷제로 카페 간판도 기존 간판과 어울리게 했는데 괜찮나요?"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이학용 팀장은 여기저기 둘러보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 샅샅이 살펴보며 여기저기 체크 한다.
"에너지절약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쭉 정부에서도 그렇고 지방정부에서도 홍보를 해왔는데, 생각처럼 '기후위기가 어떻다, 에너지절약을 왜 해야 한다'는 부분을 쉽게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어려워요. 얼마만큼 전달이 되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 1호점(대덕에너지카페) 해보니까 주민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았어요.

행정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민간(시민사회단체가)이 함께해주니까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죠. 대덕구는 지역이 넓잖아요, 권역별로 3~4개 정도 만들어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고 접할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공간을 만들자고 해서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여 이번 카페가 만들어졌습니다."
  
넷제로 카페가 대덕구형 그린뉴딜의 시작
  
대덕넷제로카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대덕구청 에너지경제과 이학용 팀장 대덕넷제로카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고지현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도 살리고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도 채용하고,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을 위한 정책을 실현할 플랫폼을 넷제로 카페에 다 담았다고 한다. 맡은 업무 외에도, 공모사업을 따와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미래세대 아이들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기 내년에는 더 많은 사업을 따오고 싶다는 이학용 팀장이다.

-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 같은 경우에는 1993년도에 처음 공직에 들어왔는데, 경제과에서 주로 맡은 업무가 가스, 안전 지도, 인허가, 석유류 유통 질서 확립 등 이었고, 일부 에너지절약 관련 업무를 보긴 봤었죠. 이 부서에 계속 있었던 것은 아니고 환경 쪽에서 6~7년 근무를 했었고 안전 쪽에서도 5~6년 했었고 제일 오랜 업무를 본 건 경제과입니다.

여러 업무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에너지전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민선 7기 들어와서 박정현 구청장님도 에너지 전환이나 에너지 자치 부분에 관심이 많았고, 이게 어느 한 사람만 관심 있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이 저하고 잘 맞았다고 봐야 할까요. 경제과에서도 처음 업무를 봤었고 환경 쪽에서 안전 쪽 여러 가지 업무를 봤던 것이 조합이 돼서 지금 업무를 보게 된 것 같아요. 재미있어요.

공직생활 지금 2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퇴직하기 전에 에너지카페를 3~4개 정도 만들고 센터도 만들어서 지역주민들이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지 왜 지구를 살려야 하는지, 왜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을 해야 하는지, 현재는 우리 세대는 살 수 있겠지만 조금 지난 미래세대들은 어떡해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게 다행이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 넷제로(net-zero) 라는 용어가 어려워요. '넷제로'라고 들었을 때, 네 번째를 말하는 '넷째로'라는 줄 알았어요. 쉽게 설명해주세요.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자 그런 말을 많이 하잖아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주는 건데, 아주 줄일 수 없으니까 우리가 흔히 이야기 재생에너지 태양광이나 지열을 여러 가지를 통해 생산하여 일상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수치를 '0'으로 하자는 이야기거든요.

예를 들어 내가 생활하면서 온실가스가 '1'이 나왔다면 상쇄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1'을 만들어서 '0'으로 만들자는 거예요. 결국은 이게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서 환경을 좋게 만들자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하자 생산과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게 제로로 만들자는 뜻으로 2호점 카페 이름을 넷제로 라고 하게 되었어요."

- 그러면 여기 카페도 넷제로 카페로 운영이 되는 건가요? 온실가스 배출이 '0'인가요?
"넷제로 건축물은 아니고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환경 도서나 친환경 제품들을 보고 돌아가서 에너지절약을 하게 되면 결국 넷제로 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의 넷제로 카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었잖아요. 이분들을 전문 교육을 시켜서 이들이 교육하게 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이 왜 필요한지 에너지자치가 왜 필요한지 신재생에너지가 왜 필요한지 등 시급한 문제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그분들이 실천하면 결국에는 넷제로가 되는 거죠."
"에너지정책에 있어서 주민들과 함께 가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주민참여/주민차치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어요!"
   
- 민선7기 들어와서 대덕구청에서 가장 바쁜 부서가 에너지경제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대덕구청에서 생각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동안은 에너지정책이 광역단위나 중앙집중식 방식이었는데 그것도 어떤 국가를 운영하는 시정하는데 큰 틀에서는 맞겠지만 실질적으로 실천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지역주민들이거든요. 대덕구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들을 펼쳐 나가려고 방향을 잡고 해나가고 있어요.

민선 7기 들어와서 대덕구가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전 에너지정책전환지방정부협의회) 사무총장 도시를 맡았고 그때가 가장 바빴던 것 같아요. 하하하. (에너지전환)이게 우리 에너지경제과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주민, 공직자는 물론이고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간들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모임들이 만들어진다든가 모인 분들이 에너지전환과 기후위기 관련 정책을 구정에 요청하고 구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역에서 작은 마을에서부터 일이 되게 해야지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등은 도심 속에서 하기 어려운 정책들이거든요. 절전콘센트, 미니태양광, 주택의 태양광·열 시설적인 측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달았으니 많이 써야겠다' 라는 생각하면 넷제로가 아니라 더 많이 배출될 수 있겠죠. 시설만 해서는 안 되고, 주민들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에너지카페 플랫폼 공간을 통해서 실천할 수 있고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주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고 이런 부분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어요. 이런 것을 '에너지자치'라고 하죠. 대전 대덕구에서는 에너지자치특구를 큰 목표도 세울 수 있겠죠. (웃음)."

화공직인 이학용 팀장은 26년간 경제, 에너지, 환경 쪽 행정 업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민선7기 박정현 구청장과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궁합이 잘 맞았다고 한다. 에너지카페 1, 2호 점이 만들어졌고, 3호점도 준비 중인데, 주민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그는 "두드리면 문이 열리더라고요"하며 웃는다.
 
ⓒ 고지현
  
-그렇다면 2호점인 넷제로에너지카페와 1호점 대덕에너지카페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차별성이나 더 특화된 점, 더 각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요?
"코로나19 이후에 우리 일상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소상공인들은 힘들어졌고, 일자리를 잃으신 분들,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들 관련 에너지복지 연계 등이 1호점과 가장 다른 점이 아닐까 싶어요. 큰 목적은 같지만 2호점은 대전시 일자리 협력 사업으로 12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도 했어요.

정부에서 코로나19 이후 뉴딜 관련 발표 준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휴먼뉴딜 디지털뉴딜 이라든지 저는 그린뉴딜이 들어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린뉴딜을 통해서 환경도 보전하고 일자리도 만들고 에너지복지도 지키고 일자리도 만들고 다 좋지 않을까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린뉴딜 정책도 포함되어서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에너지복지도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도 생기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넷제로 에너지카페 2호점이 대덕구의 그린뉴딜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공간을 통해서 에너지활동가 일자리도 만들어주고 에너지전환에 대해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에너지전환 분야에 투자한다든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 않을까요?

12명의 넷제로 지킴이들의 역할 중에 제일 중요한 활동은 이거에요. 교육과 상담 등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를 설치한 주민들을 찾아가 물어보는 거에요. 태양광 해놓고 말면 안 되거든요. 주민들한테 어떤 점을 만족하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이런 사업을 할 때는 어떤 게 필요한지 이런 것들을 직접 물어봐야 하거든요. 물어보고 분석해서 재생에너지를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확산시키는 것이죠. 나만 하고 말면 안 되잖아요."
 
- 작년 대덕에너지카페 개소를 시작으로 주민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며 함께 하는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저 같은 경우 그동안 지도 감독 인허가 이런 업무를 주로 했어요. 그런데 지금 업무는 법으로 주민들을 지도할 수 있는 게 아닌 거예요. 이게 맨날 지도 감독 인허가하면서 벌금 먹이고 영업정지 시키고 홍보 전단 뿌리고 여름철 적정 온도 왜 안 지켰냐 등을 묻다가 주민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까 이 부분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제 나름대로 붙임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르더라고요. 제가 이 내용을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아니라 공부도 해야 하고 다른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나이도 먹고 깜박깜박하고 주민들한테 정책을 전달해주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실행해야 하는지 제일 어렵더라고요. 예산은 둘째치고 이걸 어떻게 접근하고 만들고 실행해나가야 할지 고민도 되고 실제 접해보니 말은 쉬운데 주민들과 접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 와중에 작년에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와 대덕에너지카페 1호점 만들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게 행정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민간은 할 수 있구나. 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자'라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해보니까 되잖아요. '행정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이렇게 메꿔야 되겠구나'라고요.

주민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스러웠어요. 에너지카페, 에너지플랫폼이 전국적으로 없잖아요. 에너지와 관련하여, 에너지라고 하면 딱딱한데, 이런 공간적인 이미지를 시각적 이미지로, 생각을 확 바꿔놓은 거잖아요. 공무원들이 못했던 것을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과 함께하니까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게 제일 어려웠던 부분인데 작년 1호점 하면서 고민 점을 찾았어요. (웃음)."

- 마지막으로 넷제로 에너지카페 개소를 준비한 담당 공무원으로서 주민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셔서 수다도 떨고 마을의 이야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살짝 눈을 옆으로 돌리셔서 기후위기 관련된 에너지전환에 대한 도서와 물품이 있으니 보시고 왜 우리가 에너지전환을 해야 하는지 환경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을주민들이 이야기하고 또 보시고서 혼자만 알지 말고 집에 가서 손자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주시고요, 그래서 대덕구 넷제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

최종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행정의 일인 것 같아요. 마을에서 모임을 만들고 정책을 모으고 전문가들과 공유하고 모임들이 공유할 수 있는 센터가 생기고 주민들이 만든 제안을 지방정부에 전달하고 나아가서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그러면 주민들 스스로 만들었으니 실행성 수용성이 좋잖아요. 지금까지의 방식은 '만들어진 정책을 하시오'인데 이거는 아닌 것 같아요. 지역 주민 스스로 만들고 참여하고 행정에서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이 훨씬 수용성 실행력이 높아지고 정책의 방향들이 주민들 국민들에게 쉽게 가겠죠. 진짜 이것이야말로 지방자치이고 지방행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에 프라이부르크처럼 우리나라 대덕구가 환경도시가 되는 것, 큰 꿈은 그래요! 지금은 작게 하나씩 시작하고 있지만 우리 대덕구 전체가 정말 에너지 관련 모범 도시, 에너지 자치 도시, 넷제로 도시가 될 수 있는 그런 환경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에요."
 
 
기후위기/에너지전환 관련 도서전 앞에 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덕구 에너지경제과 이학용 팀장 기후위기/에너지전환 관련 도서전 앞에 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고지현

관련사진보기

   
대덕구의 에너지전환 정책 바람은 구청장만의 의지로만 될 수 없다. 구청 많은 공무원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사명감, 헌신이 만들었다. 대덕구의 에너지전환 행정 이야기를 2시간 가까이하는 이학용 팀장 얼굴엔 연신 털털한 웃음과 반짝이는 눈빛이 교차한다.

"즐겁게 일하는 게 답이에요, 근데 어려워요"라며 웃는 이학용 팀장. 공직이 끝날 때까지 대덕구에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열심히 즐겁게 해보겠다는 이 팀장은 구비 예산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적다며 벌써 내년도 한국에너지공단의 공모사업을 어떻게 따와야 할지 고민을 한다. 이런 공무원을 둔 대덕구민들이 부러운 건 나뿐 일까.

태그:#대덕넷제로카페, #기후위기, #대덕에너지플랫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