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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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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는 한국 정치의 재앙이 될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쇄신에도 도움이 안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갈 경우 한국 정치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엄경영 소장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에서 단독 과반을, 더불어시민당 등과 합쳐 180석가량 얻으리라 예측했다. 대부분의 정치 평론가들이 민주당의 근소한 승리 혹은 통합당의 선전을 예상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 것.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월드컵 등 국제축구 경기의 승부를 높은 확률로 예측한 문어 파울에 비유해 '엄문어'라는 별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런 그가 '김종인 비대위'를 "한국 정치의 재앙"으로 예견하며 보수 진영 전체에 경고를 날렸다. 그의 경고가 가볍지 않게 들리는 건, 단순히 그가 총선 결과를 정확히 맞힌 드문 평론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시대정신연구소 사무실에서 엄 소장을 만났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사양하던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보수정당, 보수 언론, 예측을 틀린 일부 정치평론가들을 향해 거침없이 화살을 날렸다. 아래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50대 표심'에 주목한 이유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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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석을 예측해서 '엄문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러나 처음 180석을 이야기했을 때는 믿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다.
"사람마다 대체로 반응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다'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맞았다. 사실 정치 전문가들이 개인 단위로 의석수 추산한 건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지난 지방선거는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고, 지난 대선도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지난 총선에서 크게 틀렸는데, 그때는 여론조사 기관별로 A조사기관 몇 석, B조사기관 몇 석 이렇게 나왔던 것 같은데, 전문가 이름 걸고 나온 건 이번이 최초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여권 180석을 이야기한 게 사전투표 때였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돌입 전부터 대략 결과를 추산했던 것 같다. 지난 세 번의 선거를 가지고 범진보‧범보수‧교차투표 이렇게 유권자 지층을 3개로 나누어서 분석해 보면 범진보가 상당히 우세했다. 범진보가 이기는 지역구가 대략 160개, 범보수는 90개 미만으로 예측됐고, 실제로도 거의 그렇게 된 거다."

- 이번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 통합당의 참패'로 요약할 수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수 매체들이 분석했지만, 그건 보수 매체들이 스스로 판세를 잘못 본 거에 대한 면피성 분석일 뿐이다. 제가 보기에 코로나19 영향은 거의 없었다. 많으면 5석? 통합당 공천도 문제였지만, 공천 잘못도 한 5개 정도밖에 안 된다. 이렇게 해서 당초 예상보다 10개 정도가 통합당 석이 민주당 석으로 가지 않았나 싶다."

- 코로나19나 공천 문제가 결과에 별로 영향이 없었다는 건가?
"선거 구도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표가 총선 직전에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 민심이라는 건 대략 정해져 있고, 총선이라는 것은 지난 임기 4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치러진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19가 없었고, 통합당 공천이 제대로 됐다고 하더라도 통합당은 지역에서 100석을 넘기지 못했을 거다."

- 기고 글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50대의 표심'을 주목했다. 반면 다수 매체와 평론가들은 50대의 표심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50대를 잘 들여다보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범보수 쪽을 찍은 이들이 더 많았다. 세월호 침몰 두 달 후에 선거가 치러지면서 전반적인 민주당 싹쓸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보수표가 쏟아져 나왔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이긴 선거였다.

이걸 끝으로, 사실상 50대는 범보수에서 범진보로 방향 전환을 해버렸다. 2016년 총선에서는 당시 새누리당보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50대 지지율을 합친 비중이 더 높았다. 2017년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 때와 완전히 양상이 달라졌다. 50% 이상의 50대가 민주당을 찍었다. 이런 트렌드를 보고 '50대 변수가 없어졌다'라고 주장해온 거다.

50대 변수는 사실 통합당이 주장해온 숨은 표와 직결된다. 숨은 표라는 것은 여론조사 지지율하고 실제 투표율과 괴리에서 온다. 중·고령층은 투표율이 높고,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범보수 지지가 높은 '5060'에서 50대가 빠져나가 버리면, 전체 유권자의 27% 정도인 60대 이상만 가지고 숨은 표를 계산해야 한다. 숨은 표가 지난 선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른 전문가들이나 통합당은 50대를 그렇게 크게 생각 안 한 거다. 그냥 '5060'으로 묶어서 '아마도 이들이 범보수를 지지할 것이다'라고 계산했다. 아주 간단한 상식이었는데 다들 놓친 거다." (관련기사 : 스윙보터가 된 50대, 그들이 움직이면 게임은 끝난다  http://omn.kr/1n731 )

"영남 자민련 된 통합당, 4년 후에는 'TK 자민련' 될 수 있다"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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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50대가 돌아섰다는 걸 통합당이 놓쳤다는 건가?
"50대는 항상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항상 젊어지고, 점점 더 진보적인 색깔이 더해진다. 40대가 50대로 올라오고, 50대 후반의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층은 60대로 넘어갔다. 또한 세대는 세월이 지나도 세대가 갖고 있는 생각이 대체로 유지된다고 한다. 이를 세대효과 또는 세대 소속성이라고 표현하는데, 독일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이 저서 <세대문제>에서 언급한 '정치 세대론'에서 밝혀낸 바 있다. 386세대가 586이 되어도 진보적인 색채를 유지하고 있지 않느냐. 물론 일부는 보수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다수는 색깔이 유지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통합당의 미래는 상당히 어둡다. 일종의 시한부 정당이 된 거다. 60대 이상에서만 지지를 받았는데, 60대 이상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진보적이고 젊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영남 자민련처럼 되어 있는데, 4년 뒤에는 PK에서도 상당 부분 의석을 잃을 수 있다. 보수가 이대로 간다면 말이다. 그러면 4년 후에는 TK 자민련이 될 수 있다. 보수가 직면한 위기는 상대적으로 크고 근본적이다. 사실상 소멸 위기이다."

- 이렇게까지 보수가 퇴행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2016년 촛불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통합당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2016년 촛불은 우리 사회가 시민혁명 단계로 실제로 진입한 첫 관문이었다. 우리 현대 역사를 보면 시민혁명 단계가 여러 번 있었는데, 기존 기득권이나 기존 정당이 선제적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사실상 절반의 성공에 그친 부분이 있다. 시민혁명이라는 건 근대성을 일소하고 현대사회로 이전하는 것이다. 근대성이라는 건 권위주의, 수직적 리더십, 중앙집권적 구조, 갑을관계, 공정‧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사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통합당은 대체로 근대적 정당에 가깝다. 이런 근대적 요소들이 당에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인물, 이념 좌표, 정책에 대한 후진적 태도, 최근의 퇴행적 모습 등을 보면, 통합당은 시민혁명이 요구한 근대성을 일소 하지 못했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통합당은 그들의 주장이나 비전, 가치나 담론을 처음부터 재설계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그런데 통합당이 최근 하는 행태를 보면 왜 패배했는지 여전히 잘 모르는 것 같다. 여전히 퇴행적이다. 당 개혁을 두고도 계속 표류하는 것도 그렇고, 김정은 사망설, 사전투표 조작 의혹도 통합당과 범보수 쪽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제다. 당선인들의 분포를 봐도 그렇고, 이런 식이면 성찰‧쇄신에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

- 통합당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나.
"적폐 청산으로 축약된 그 말 속에는, 시민혁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수평적 리더십, 권위주의 해체 등 근대성의 일소 과정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이걸 선도하는 세대로 50대가 등장한 것이다. 일종의 '파워 50대'다. 이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촛불혁명이 요구한 근대성 일소에 통합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보수의 살 길은 없다.

또 하나 통합당은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검찰-보수정당의 적폐 프레임에 갇혀 있다. 통합당이 그 프레임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여전히 그 안에만 빠져 있다. 그걸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상당히 뼈아프고 근본적인 부분이다.

새로운 보수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이념 좌표를 생활보수 내지는 민주당 수준으로 확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된 정치 지형에 적응할 수 없다. 그걸 표방하는 새로운 정당이 나오면 통합당의 위기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관련기사 : 통합당·조중동·검찰 카르텔, 심판받았다  http://omn.kr/1ndjr)

"김종인 리더십, 민주주의와 거리 있어... 당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

- 당의 혁신을 위해 '김종인 비대위'로 전환할 것인가를 두고 통합당 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한국 정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총선 과정에서도 그랬는데, 김종인 비대위는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이 구도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황교안이 당대표가 되어서 문재인 대 황교안 구도를 만들어가면서 한국 정치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달았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되면서 거의 1년간 아무것도 못 했다. 전체 국정만이 아니라 당내로 보더라도 혁신‧쇄신이 그냥 묻혀 버렸다. 통합당 쇄신에도 도움이 안 된다.

사실 통합당의 문제는 내부에 있다. 해법도 내부에 있을 수밖에 없다. 국정농단 이후 통합당이 변하지 않은 건 내부로부터 원인 해소가 안 됐고, 내부에서 원인을 해소하려는 세력이나 노력이 부진한 탓이다. 예를 들어 '김병준 비대위'가 한 일은 국정농단에 정치적 책임이 있는 황교안 대표 체제를 그냥 수용한 것이었다. 내부의 성찰 또 내부의 쇄신 없이는 통합당이 변할 수 없다.

사람들은 김종인이 무슨 혁신‧쇄신의 아이콘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분 하는 걸 봐라. 절대 불가능하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리더십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좀 있다.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총선 이후 대선까지 당을 끌고 가려고 시도했다가 반발에 막혀 그만뒀다. 이번에도 1년 가까이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대선 준비를 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절차적 정당성이 상당히 결여됐다. 정치나 정당이나, 민주주의는 과정 자체가 결과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얼마나 재앙을 몰고 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는 40대 대선 후보를 키워서 민주당과 경쟁 구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통합당은 밭을 갈아서 씨를 뿌리고 봄‧여름‧가을 농사를 지어 수확해야 하는데, 이건 농사짓지 않고 결실만 따겠다는 시도다. 국민들이 이를 방치할 리 없다. '뉴노멀(New Normal)' 시대다. 지금 보수가 직면한 상황은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보수정당의 상을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8월 말 전당대회를 개최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찰과 쇄신을 계속해 나가는 게 정도다. 이 정도를 걷지 않으면 통합당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 보수 정당이 위기 때마다 메시아를 찾곤 했다. 과거 박근혜 비대위가 있었고, 황교안 전 대표가 그렇고, 이번에는 김종인에게 매달리고 있다.
"과거 2017년 대선 때도 그랬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불러서 위기를 해소하려고 했다가 반기문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외부 비대위는 박근혜 말고는 성공한 적이 없다. 그리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게, 당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지속해서 사람을 발굴해서 정치인을 키우고 세대교체를 자연스레 이루고 당을 건강하게 만들었으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외부 비대위가 필요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에 기초해서 추진해야 한다. 이게 성공할 수 있는 첩경이다."

"보수 언론 통해 틀린 예측하고도 반성 없는 평론가, 부끄러움 몰라"
  
 시대정신연구소 엄경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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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다수 정치평론가의 예측이 틀리면서, 대중들의 비판이 거셌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나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같은 경우, 선거 전에는 정권심판 투표라든지, 샤이 보수가 투표에 나올 것이라든지 등의 발언을 여러 언론, 특히 조중동 등 보수 매체를 통해서 지속해서 해왔다. 그런데 선거에서 보수가 '역대급'으로 패배한 그다음 날부터 똑같은 언론에 나가서 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판에 박힌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치인들에게만 성찰‧쇄신을 요구할 게 아니라 정치 전문가들도 그런 면에서 상당한 책임을 느끼고 최소한 자기반성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 왜 언론은 그토록 정치평론가들의 입에 의존할까?
"보수 언론은 '정권 심판선거가 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범보수를 총력 지원했다. 주요 지면을 할애해서 심판투표를 유도했는데 막상 선거 결과가 반대로 나오니까 면피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자신의 매체를 통해 잘못 예측했던 평론가들을 다시 등장시켜서 책임을 면하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유명세에 걸맞은 도덕성과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그게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아닌가."

- 정치평론의 과잉시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마이크를 얻었다.
"촛불 이후 보수의 패배와 연관이 있다. 우리 사회가 최근 온라인 사회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뉴스 시장도 마찬가지로 변했다. 공식 루트를 잃어버린 보수가, 조중동-종편-일부 보수 유튜브라는 하나의 대체 시장을 형성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거다. 제작비도 싸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니까 종편들이 보수 유권자를 타깃으로 해서 정치평론가의 과잉을 불러왔다. 그리고 이들이 보수 매체로 다시 넘어가면서 확산하는 순환구조를 갖게 됐다. 이게 통합당이나 검찰 쪽을 움직이는 자체 순환구조를 갖추면서 이 분야가 굉장히 커진 건데, 사실은 자기들끼리 논 거다. 주류인 것처럼 비쳤지만, 일종의 오프라인 비주류의 형태로 추락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결과 통합당의 패배로 이어졌다. 보수 정치평론의 과잉이 통합당의 쇄신‧성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사람들이 거기에 취하거든. 황교안도 그런 케이스다. 보수 평론에 취해 버리면 보수의 성찰‧쇄신이 안 보인다. 보수언론이나 종편이 크게 신경 쓰고 뒤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 통합당의 실패처럼, 정치평론가의 실패로 이번 총선을 규정할 수 있을까.
"이번은 특히 그랬다. 사실 50대만 제대로 이해했어도 손쉽게 선거 판세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 많은 정치평론가가 대부분 실패했다. 정치평론가들의 자기반성, 자기 성찰이 필요한 선거였다. 이 참패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 아무 말 없이 은근슬쩍 넘어가는 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다.

특히 방송과 언론은 철저하게 사회적 공기다. 자정 기능이 굉장히 필수적이다. 누가 강제하지 않더라도 보도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발현할 수 있는 구조로 경영진이라든지 기자 사회가 변해야 한다. 안 되면 외부에서 메스를 들 수밖에 없다. 조중동이 이번에 크게 실수한 게, 사실 조중동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예를 들면 60대 이상, 계급 투표가 이뤄진 강남 등 유권자, 회사에서 상투적으로 보는 사람, 아니면 나같이 뉴스 분석하는 사람이 전부다. 조중동이 거기서 너무 실수한 거다. 조중동도 보수와 결별해야 한다. 그래야 보수가 산다."

- 아이러니하게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정치평론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유시민 이사장이 정치 평론을 그만둔 건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유 이사장은 정치적인 진퇴를 잘 결정하는 정치인 중의 하나이다. 유 이사장이 정치 평론을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보수 유튜버라든지 정치 평론의 장이 더 활성화된 측면이 없잖아 있었다.

보수 유튜버나 보수 종편, 보수 언론의 정치 평론 시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시장의 협소함이 다 드러났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보수 쪽의 국민적 호소력이 전혀 없었던 게 확인됐다. 그저 자기들끼리 주고받는 게임이 되어 버린 거다. 그게 밝혀진 거다. 유 이사장은 그걸 간파하고, 선제적으로 '더는 할 필요 없다, 쟤들과 싸울 필요 없다'라고 느낀 게 아닐까? 범여권 190석 시대에 유 이사장이 굳이 정치 평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 그렇다면 정치 평론가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정치평론이 그때그때 이슈에 대한 호기심 내지는 의혹 부풀리기 또는 일방적인 어느 한 편의 주장을 일삼아 왔다. 댓글이라든지 접속자 수를 유지하려다 보니 조중동이나 종편들이 그렇게 유도한 원인도 크고, 일부 평론가들이 선제적으로 거기에 반응한 측면도 있다. 행간 너머에 있는 실체적 진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건설적인 토론에 중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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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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