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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보육환경 고민하다 '자연'에 눈돌려
미술과 유아교육·생태교육 융합한 '생태미술놀이'

 
 양은희 씨
 양은희 씨
ⓒ 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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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팩과 종이죽으로 바구니를 만들고, 천연염색한지와 종이죽으로 소꿉놀이 장남감도 만들어낸다. 종이끈을 엮어 예쁜 목걸이도 뚝딱이다. 흙과 옹기점토를 섞어 만든 크레파스는 벽이나 바닥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 모든 것은 생태놀이 전문가 양은희씨(60세· 충남 당진시 순성면 봉소리)의 손에서 탄생했다.
 
 양은희 씨가 만든 생태미술놀이 교구
 양은희 씨가 만든 생태미술놀이 교구
ⓒ 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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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에서 보육교사로

양은희씨의 지난 삶은 격동의 세월이었다. 서양화 전공을 꿈꾸며 미대를 준비했던 양씨는 재수 끝에 홍익대 미대 도예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의 미술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미술세계를 추구했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미술이 삶에 위안을 주고 희망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1980년대 등장한 민중미술에 빠진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민중미술은 민주화운동과 함께 미술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미술인들의 자각으로 일어난 사회운동이었다. 양씨도 역사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민중미술에 함께하며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는 등 사회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양씨는 어린이와 보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30여 년 전 양 씨는 출산 후 일을 위해 아이를 맡길 곳을 찾고 있었다. 당시 인천의 한 탁아소에서 생후 100일 후부터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어떻게 하면 일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는 이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자 보육의 길로 뛰어들었다.

열악한 보육환경에 신음

1990년에는 어린이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취약한 아동복지 실태가 드러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양씨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러 간 사이 서울 망원동에서 반지하 방에 불이 나 4살, 5살짜리 두 아이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며 "사회가 아이들의 안전과 양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내 아이의 삶을 걱정했던 양씨는 다른 아이의 삶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양씨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위해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인천에 있는 어린이집의 보육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더 나은 보육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국가에 보육시설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을 이끌어냈고, 여러 사람들과 민간보육연합회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양은희 씨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은희 씨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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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처럼 키워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었던 양 씨는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도 함께 돌봤다. 당시에는 장애아동을 돌보는 어린이집이 흔치 않았단다. 그래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함께 돌보는 통합교육을 하는 양씨의 어린이집으로 장애아동들이 하나둘 늘어갔다. 아이들을 보살피면서 양씨는 '우리 사회에 장애아동이 왜 이렇게 많을까' 고민했다.

그는 "여러 논문 등을 보면서 그 원인이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이들 용품에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감이나 크레파스도 석유에서 뽑아낸 물질로 만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원장직을 그만두고 생태유아공동체 활동을 시작했다. 양씨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며 먹거리의 중요성을 전파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친환경 먹거리를 공급했다. 또한 미술과 유아교육, 생태교육을 접목시켜 생태미술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의 목표는 아이들을 '토종닭'처럼 키우는 것이었다. 양씨는 "좁은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처럼 양육하는 것은 아이들을 아프게 한다"면서 "토종닭처럼 흙을 밟고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에서 뛰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은희 씨에게 수업을 받는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들
 양은희 씨에게 수업을 받는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들
ⓒ 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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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뛰노는 아이"

생태미술놀이에 필요한 교육 콘텐츠와 교구를 직접 만들던 그는 더 많은 아동들이 자연에서 뛰어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씨는 강의를 진행하며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들에게 생태놀이 교육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또한 6년 전에는 예비사회적기업 ㈜미살림을 설립하고, 생태미술놀이지도사 양성, 친환경 공예품·교재·교구 제작·판매, 생태적 환경 구성 컨설팅 지원을 하고 있다.

생태미술놀이 교육에 전념한다는 그는 앞으론 흙과 관련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양씨는 "자연물에서도 흙은 가장 좋아하는 재료"라며 "앞으로 흙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면서 관련된 책 집필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태미술 박물관을 만들고 싶어요. 박물관처럼 생태미술놀이를 전시하고 사람들이 자연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미술에 대한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미술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 양은희 씨는
-1961년 서울 출생 
-(주)미살림 대표
>> ㈜미살림 공방은
▪ 위치: 순성면 봉소안길 54-23
▪ 문의: 356-0178
▪ 인터넷 쇼핑몰: misallim.co.k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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