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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학생이 지난 1월 쓴 글.  '난 사람이 좋아서 마음가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을 뿐인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아웃팅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이 지난 2018년 1월 쓴 글. "난 사람이 좋아서 마음가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을 뿐인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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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팅'에 괴로워한 여고생의 죽음에 대해 법원이 학교안전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유가족과 변호인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대전지방법원 제13민사부(재판장 김성률)는 최근 유가족 A씨가 대전시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공제급여 청구 소송을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4월, 대전 소재 모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딸 B씨가 공황장애와 항우울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자 공제급여(요양 급여, 유족급여, 장의비, 위자료)를 신청했다.

B씨는 평소 친구들과 주고받은 단톡방 메시지와 일기에 동성 친구를 사귀면서 주변의 시선에 힘들어한 심경과 자해를 한 정황을 남겼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앞서 남긴 일기에는 "어쩌면 마지막 일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난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없고...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유일하게 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준 것 같으니 말이다"라고 썼다. 자신의 부주의로 아웃팅(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 의하여 강제로 밝혀지는 일)되면서 사귀던 동성 친구가 힘들어졌다며 자신을 책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교밖에서 사망했다는 이유로...

유가족인 A씨는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아웃팅되면서 따돌림과 명예훼손 등 학교폭력을 당해 공황장애 등 질환을 앓게 됐고, 담임교사는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신고받고도 그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거나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라며 "공제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망 사고가 하교 시간 이후인 토요일 새벽 무렵 자택에서 발생했다"라며 "학교 교육 활동 중에 발생한 학교안전법상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결했다. 사망사고가 학교밖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학교안전사고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B씨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같은 반 학생들에게 따돌림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B 씨가 스스로 담임교사에게 자신의 성적 성체성과 관련된 상담 내용을 '부모에게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일도 부적절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망이 학교안전사고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명경의 변호인은 "판결의 요지는 사망 장소가 학교가 아니고, 신체가 아닌 정신적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른 것은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라며 "학교안전사고를 학교 안과, 신체적 접촉만 인정하고, 교육 활동 중 학생이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는 배제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변호인과 논의 후 항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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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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