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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큰 문제는 대화를 통한 협치가 불가능했다는 점과 모든 쟁점을 정쟁의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개헌 관련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모습과 여러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동물국회'가 그 증거이다.
  
21대 국회도 출범할 테니, 20대 국회의 과오는 잠시 접어두자. 21대 총선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와 18세 이상 청소년 투표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역사적인 선거였다.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렸기에, 평소보다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국회이다. 우선은 코로나19로 인해 붕괴한 경제난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 재난기본소득의 지급에서부터 얼어붙은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을 살리기 위한 효율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정확하게 마련해야 한다.

'개혁'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한다. 20대 국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의혹 등을 통해 불거진 사법개혁, 언론개혁 등과 권력구조에 대한 합리적이고 실제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야 정파성을 구분하지 않는 연대와 협치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위기 앞에서 국민들은 여당과 현 정부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그 결과 집권당이 180석이라는 상상초월의 의석수를 차지했다. 개헌 외에 대부분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힘이 생겼다.

큰 힘이 생겼기에 더 큰 책임이 동반된다. 180석을 차지한 집권당은 더욱 협치와 대화, 연대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선거법 개정에 먼저 나서야 한다. 21대 총선은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초로 시행된 선거였지만, 개정 선거법의 취지는 전혀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례 위성정당 등의 꼼수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는 소수 정당의 의석수가 현저히 적다.

선거법 개정을 놓고, 20대 국회가 보인 모습은 추함 그 자체였다. 국회 선진화법이 무색할 만큼 동물적인 국회였고, 국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그렇게 어렵게 통과시킨 선거법이었는데 그 취지가 제대로 살려지지 못한 21대 총선 결과는 허무함 그 자체이다. 국회의원들의 지향점,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드러난 선거였다. 21대 국회는 책임감을 가지고, 개정선거법에 대한 개정을 논의하고 진행해야 한다.

기대되는 점 또한 분명히 있다. 21대 총선의 특이점은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관련 이슈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남 지역구에 출마한 태영호(태구민)의원 관련해서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이전의 총선에서 매번 드러났던 색깔론을 펼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945년 독립 이후 수립된 정부 때부터 지속되어온 색깔 정치의 종식을 향한 출발점이 되고. 인물 중심, 이슈 중심의 국회가 아닌 정책 중심의 국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국회의원의 목적이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의 이익, 국민의 이익, 국가의 이익을 향할 때 가능하다.

한 국회의원이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자신이 누리는 기득권을 통해 편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동료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회의원 세비 절감 등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자고 말했다.

로마 정치의 최고위직 정무관은 무보수에 임기 1년의 명예직이었고,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이었어야 했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이기보다는 명예로운 로마 시민의 공복이라는 정체성이 강했다.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를 중시하는 로마 정무관과 같이 대한민국 국민의 공복이 되는 것. 국민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사회 구석구석을 밝혀줄 수 있는 것, 모닥불을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촛불과 횃불을 추위에 떠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 이런 모습이 21대 국회를 넘어 앞으로 국회를 책임질 위정자들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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