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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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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언론노조 SBS 본부(이하 SBS 노조) 본부장으로 윤창현 16대 본부장이 선출되었다. 2016년 15대 본부장으로 선출된 이래 16대와 17대까지 3선이다. 지난 2일과 3일 모바일로 진행된 선거에서 제적 1113명 가운데 934명(투표율 83.91%)이 투표했다. 윤창현 후보는 75.37%(704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사실 노조 위원장이란 자리는 영광스러운 자리만은 아니다. 때문에 재선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윤 본부장은 세 번째 임기를 맞는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지난 17일 서울 목동에 위치한 SBS 사옥 내의 노조 사무실에서 윤 본부장을 만났다. 다음을 윤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17대 언론노조 SBS 본부장으로 당선되셨잖아요. 소감 부탁드립니다.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겁고요. 그건 제가 노조위원장을 기존에 2차례 하면서 SBS가 직면한 신뢰 위기와 구조 위기를 넘어 보겠다고 싸웠단 말이에요. 대주주 경영 일선퇴진, 사장 임명 동의제 등 방송 공공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고, SBS가 직면한 구조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수익 구조를 바로잡는 투쟁을 그다음 단계로 진행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나 그 시점에 윤석민 회장의 2세 경영 시대가 시작됐어요. 구성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SBS 개혁 노력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지난 1년의 일들이 진행됐어요. (윤 회장 측은) 그 목적을 위해서 노조 내부를 공격했고, 그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 구성원들이 윤창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지지를 넘어서, SBS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시청자들의 바람 등을 담아서 든든하게 지켜달라는 의미로 저를 지지하셨다고 생각해요. 뭘 거창하게 해 달라는 요구보다 지금 지상파들이 직면한 상황은 굳이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아실 거고, 거기에 지금 SBS는 코로나19 위기에다가 오너 리스크가 겹쳐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선거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게 있었는지요?
"일단 사상 첫 경선으로 선거가 치러졌어요. 경선이 벌어진 구도와 배경을 보면, 지난 20여 년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동조합을 지탱했던 선배들의 큰 걱정과 우려가 있었어요. 그것이 저로 하여금 다시 (노조 위원장을)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 측면이 있어요.

SBS에 기자로 입사해서 평생 기자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들어왔던 사람이 6년 노동조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 이건 제 인생 계획에 없던 일이에요. 그런데 일단 구성원들이 투표의 결과로서 압도적인 힘을 저에게 주셨잖아요. 그게 예전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난 4년의 과정에서는 촛불혁명의 정신과 사회적 흐름 속에서 노동조합이 일정한 뒷바람을 업고 순풍에 돛단 듯이 일을 하고 싸움을 해나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생존의 위기, 그리고 경영 세습에 따른 리스크, 또 코로나19 위기 등 중첩된 조건들이 저에겐 맞바람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 3연임에 대한 주위 반응은 어때요?
"걱정들이 많으셨죠. '지난 4년 동안 고생했는데 또 고생하게 되어 어떻게 하나'란 반응도 있고, 전반적인 지금 지상파 방송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비슷한 고민을 다른 노동조합 대표들도 하고 있잖아요. 다들 비슷한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축하한다고 인사하는 분도 계신데, 제가 축하받을 일은 아니라고 했죠."

- 가장 큰 고민은 뭐였어요?
"일단은 제가 너무 지쳐 있었어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지난 4년 동안 저 나름 제가 가진 에너지를 집중해서 현안들을 푸는 데 투여했고, 저도 사람인지라 에너지가 고갈되고 한계를 느끼는 지점들이 있잖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드문드문 고갈된다는 걸 느꼈단 말이에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다시 하게 됐어요.

- SBS의 지금 문제는 뭐라도 보세요?
"코로나19를 핑계로 경영진이 비용 줄이고 사람 자르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조짐이 있어요. 지난번에 비상 경영조치라고 일방적인 비용 삭감 조치를 들고 왔는데,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문제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일방통행이에요.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 양해, 성실한 설명이 배제되고 있어요. 향후 노사관계에 대한 의지가 그런 데서 보이는 거죠.

또 태영건설 지주회사 전환 문제가 당장 5월부터 본궤도에 오르는데 이게 방송의 공공성이나 독립성을 넘어서서, SBS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흔들 수밖에 없는 구조와 기능 문제를 야기시킨단 말이에요. 근데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요. 이것은 전체 시민사회와 연대해서 저희가 계속해서 싸워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지 않았습니까? 지난 대선 과정 그리고 이번 총선 과정에서 언론노조의 정책협약을 통해서 약속했던 과제들이 있어요. 특히 민방 관련한 중요한 과제들이 많습니다. 대주주의 전횡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다시 다듬어야 합니다. 또 SBS 미디어 홀딩스 모델을 모방해서 다른 방송사 대주주들도 지주회사 형태로 방송사들을 경영하면서 방송으로 창출된 수익과 자산들을 분산시키거나 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는데 이런 행위를 못 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고요. 또 하나는 지상파에 대한 비대칭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싸움이 다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복잡한 것을 하나하나 풀어야죠."

- 임기 목표를 노동조합 지키는 것이라고 하셨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SBS 사측은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인 저를 흠집 내서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시도를 1년 내내 해왔어요. 이게 SBS 30년 역사, 노동조합 20년 역사에서 노사관계를 다루는 방식으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을 지금 회사가 쓰고 있어요. 저는 윤석민 회장이 노동조합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경영을 하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와해라는 게 노동조합을 노동조합답지 못하게 만드는 거예요. 어용화시키거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큰 위기감을 느낀 게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봐요. 저를 이렇게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신 이유는 회사가 노동조합 흔드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데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조를 지키는 그 자체가 가장 큰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지난해 계속 갈등을 빚은 소유와 경영 분리에 대한 문제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지난해 상황이 그대로 정체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상황에 대해 어떠한 대화의 노력도 없고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스탠스를 계속 취하고 있어요.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SBS의 노사 관계가 윤석민 시대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달라져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더 불안감을 느끼는 거예요.

윤석민 회장이 SBS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기 전에 이미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SBS 구성원들의 평가와 검증이 끝났어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이렇게 가다가는 회사가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서 2017년에 대주주의 전횡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시라는 요구를 했던 거예요.

SBS 구성원들의 그 판단은 여전히 제가 보기에는 바뀌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지상파 절멸의 위기의 상황에 처해 있는데 또다시 TY홀딩스니 뭐니 하면서 개인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방안들을 추천하는 것들을 보면서 구성원들은 불안감을 느끼는 거죠."

- 현재 SBS 보도에 대해 내부에선 어떻게  평가하세요?
"작년에 박정훈 사장 임명 동의가 끝난 이후에 보도본부장을 교체했고 그 인사에 대해 노동조합이 대단히 비판적인 성명을 냈습니다. 광고 영업 부문을 맡았던 분을 보도국장에 앉히는 인사가 이뤄졌거든요. 촛불혁명 이후에 처음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를 하면서 보도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인사 구성을 했어요. 거기서 나온 게 '끝까지 판다'의 삼성 관련 보도 등등해서 사회적 의제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방향의 설계거든요. 지금 그런 설계나 진용들이 다 흩어져 있어요, 그게 지난 몇 달간 SBS 보도 경쟁력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해요. 다만 코로나19 사태에서 잠깐 덮인 거지요.

개혁 경쟁 혹은 보도 혁신 경쟁등이 전 언론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봐요.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보도 내용의 문제를 넘어서 디지털 전략 기반으로 한 혁신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우려스러운 건 SBS는 디지털 쪽에 배치됐던 인력들을 거꾸로 빼고 있어요. 과거 회귀적 형태가 조직 내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런 일들이 보도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위기로 제작비 절감하면서, 그런(디지털) 부분에 대한 투자들이 굉장히 위축될 거예요. 디지털 전략으로 조직을 전환하다 보면 기존의 아날로그식 업무환경이나 업무방식에 익숙했던 사람들의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략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앞으로 나가야 되는데 지금 SBS 경영진은 디지털 전략의 중장기 전략을 어떻게 끌고 갈 건지 안 보여요.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적도 없어요. 그래서 전 굉장히 걱정됩니다."

- 2년 동안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뭔가요?
"저는 윤석민 회장과 소주를 한잔하든 뭘 하든 진짜 얘기를 좀 해 봤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켜서 SBS를 흔들고 있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정말 SBS를 제대로 경영할 생각이 있고 정말 좋은 회사를 만들어서 윈윈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SBS를 자신의 돈 버는 도구로 생각을 하고 적당히 하다가 효용성이 떨어지면 매각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명쾌하게 밝혀야죠. 그게 SBS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저에 대한 억하심정이 있겠죠. 왜 없겠어요. 제가 퇴진하라고 했잖아요. 그럼에도 대주주라면 빗장을 풀어야 하고, 생각이 있는 대주주라면 대화에 나와야죠."

- 노조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지난 몇 년의 싸움이 앞에서 깃발을 든 사람들의 싸움이었다면 지금부터 닥쳐올 싸움은 넓은 우산을 펼쳐서 많은 조합원을 비 맞지 않게 해야 되는 싸움인데, 넓은 우산을 펼치려면 우산의 기둥이 튼튼해야 돼요. 그 기둥이 바로 조합원들이에요. 우산이 넓으면 우산살이 길 거 아니에요. 살이 쳐져요. 그러면 끝부분에 있는 사람들이 우산을 받쳐 주고 들어주고... 그게 기둥이잖아요. 그 일을 해야 됩니다. 상황이 여차여차해서 제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지만 앞으로의 2년은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제가 현장에서 뛰는 조합원들보다 사안의 심각성을 많이 알 뿐이에요. 그래서 결국은 긴 목표를 갖고 같이 싸우는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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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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