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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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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토지면 금내리, 수년 전부터 섬진강 수달길을 걸으면서 강변가에 숨겨진 보물 같은 집을 발견하고는 수차례 '주인장 계십니까?' 소리를 질렀지만 매번 손님을 반기는 것은 창살에 붙여놓은 여인의 초상화 뿐이었습니다.

김형옥 마산면장님이 그 집 이야기를 하시며 "그분들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1000장이나 군에 기증했다" 해서 단걸음에 구례군 토지면 안촌길 강변가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녀가 섬진강으로 온 까닭은?

강물처럼 맑은 빛의 김정옥(64)님께 물었습니다. 언제 오셨느냐고, 왜 오셨느냐고, 행복하시냐고. 뻔한 질문에 미소 가득 대답을 하십니다. 부산 사람인데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가 이곳을 발견했다면서 "더 없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장황한 말보다 '섬진강변은 나의 천국'이라고 그녀의 얼굴에 적혀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으나 집은 훨씬 이전에 마련했고, 헌집을 수리하고 항아리 들여놓고 벽이며 항아리 뚜껑에 농악놀이와 야생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그녀가 이 집을 발견 한 것이 아니라 섬진강이 그녀를 이곳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과 꽃의 마음을 읽어내는 맑은 영혼을 찾고 있었던 것은 어쩌면 섬진강이었습니다.

행복하신가?

"사철 강이 흐르고 꽃이 피며 그 꽃을 부여잡고 사는데 행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녀의 대답에 말문이 막힙니다. 내공 깊은 고수는 그 실력을 다 내보이지 않아도 상대를 질식시켜 버린다 하더니 그 말뜻이 어떤 것인지 실감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작업실에는 온갖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광목천 위에 그려진 수선화, 매화, 목련, 진달래, 산수유… 그뿐만이 아닙니다. 고무신, 우산, 그릇, 컵, 옷, 천가방 위에도 온통 들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전공을 했다는 그림 솜씨와 고운 마음씨가 만나 섬진강에 새로운 꽃밭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 그림 꽃밭에는 아이들과 목동이 춤을 추며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행복하지 않을 수 없는, 강도 행복하고 사람도 더불어 행복한 섬진강 특별구역입니다.

꼼지락 꼼지락이란?

광목천을 이용해 옷, 가방, 식탁보, 커텐, 반짇고리 등 생활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고 예쁜 그림을 그려 넣는 과정의 표현입니다. 2020년 봄부터 65세 이상, 관내에 주소를 두신 여성 노인분들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꼼지락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관내 행사장이나 소문으로 찾아 오시는 분들께 판매를 하는 가내 수공업 방식의 공방을 시작했는데 코로나 국면으로 잠시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스크 봉사는 왜?

뜻을 같이하는 꼼지락 회원 열 분이 쌈짓돈을 갹출해 광목천을 사서 재단해 오리고 예쁜 그림을 넣은 코로나 감염 방지용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고 합니다. 10여 일간 밤낮으로 마스크 1000장을 만들어 군청에 기증을 했습니다. 

벌 한 쌍을 넣은 마스크는 벌 독침처럼 콕콕 쏴서 코로나19를 퇴치하란 뜻이고, 수선화 마스크는 꽃피는 수선화의 봄날처럼 하루 빨리 진짜 봄이 오라는 뜻이랍니다. 또 홍매화를 넣은 마스크는 겨울에 피는 설중매처럼 이렇게 엄한 시기도 잘 견디시고 건강하라는 뜻입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마스크가 아니라 정성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분들 마음만 같으면 세상은 곧 평온해질겁니다. 지리산 수많은 봉우리가 연연히 다 울고 난 후에 맑은 강줄기 하나가 열려 남해로 흘러간다 하더니 이런 인정의 꽃을 피우려고 섬진강은 꽃을 피우며 마음도 고운 이들을 강가로 불러 모으고 있나 봅니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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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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