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평생 섬에 인생을 걸고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던 나에게 2019년과 2020년은 어느 해 보다 감회가 깊고 특별한 해다.

2019년 8월 31일은 나에게 슬픈 날이었다. 2009년부터 만 10년 동안 활동했던 목포대학교 도서(섬)문화연구원 직책이 계약만료 됐기 때문이다. 섬에서 태어나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60대 후반이 되었다.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여 인생을 잘 마무리할 때가 된 것이다.

종점이 가까워진 내 인생을 조용히 되돌아본다. 내가 쌓은 최대의 업적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재정 후원으로 직접 배를 운전해 한국의 유인도 447개 섬을 3번 돌아보고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을 완성한 것이다. 이것이 네이버 지식백과에 들어있다.
  
완도군 장도를 촬영하고 있는 필자
▲ 섬을 촬영하는 도론과 필자  완도군 장도를 촬영하고 있는 필자
ⓒ 이재언

관련사진보기

 
그동안 섬 하면 멀고, 교통이 불편하고, 소외되고 여행하기가 어려운 미지의 세계로 알려져 있었다. 책을 읽었던 K모씨는 "섬이란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한 책이다"고 평했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조용히 살아가려고 구상 중에 지난 2월 목포과학대학교에서 섬해양 선임 연구원으로 초빙을 받았다. 목포 대학교 도서(섬)문화연구원에서는 강봉룡 교수님의 초빙을 받고 만 10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목포과학대학교에서 나를 초청해주신 분은 요트 디자인 전문가인 정은채 교수님이다. 요트를 설계한 정 교수님은 바다에 대한 실전 경험이 풍부한 내 도움을 받고 싶어서 나를 초빙한 것이다. 참 감사할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양질의 김을 생산하는 소안도 미라리
▲ 소안도 미라리 김 수매 현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양질의 김을 생산하는 소안도 미라리
ⓒ 이재언

관련사진보기

 
3월 5일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목포 북항 어느 카페에서 (주)굿맨 김영균 대표를 만났다. 섬 유튜브를 촬영 중인데 섬 전문가인 나를 찿아온 것이다. 지금 전국의 섬들을 다니며 유튜브를 촬영 중인데 젊은 크리에이터 여자 한 사람으로 부족하여 같이 찍으면 어떠냐고 제의가 들어왔다. 일단 4편 정도 찍어보고 그 다음에 소통을 하자고 다시 제의를 하였다.

8일 토요일 비가 와서 9일 일요일 아침 일찍이 첫 번째 촬영 장소인 독립운동의 섬 완도 소안도 섬을 방문하게 되었다. 크리에이터 하빈 양과 유튜브 촬영을 시작하였다. 주위에서는 섬 전문가인 내게 섬에 대한 지적재산을 유튜브에 담아보라는 제의를 여러 번 받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내가 동영상 카메라와 편집 기술, 음악 등을 작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 3대 성지 소안도 기념탑과 기념관
▲ 독립 운동의 섬 소안도 기념탑  우리나라 독립운동 3대 성지 소안도 기념탑과 기념관
ⓒ 이재언

관련사진보기

 
한편, 내가 유튜브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다. 외무고시 시험을 준비하던 아들이 시간만 나면 게임을 즐기는 것이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그럴까 했는데 외교관이 된 다음에는 게임을 안 하고 다른 것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유튜브가 재미가 있어서 게임은 안 한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그런 쓸데없는 것을 보냐"고 핀잔을 주면 "재미가 있다"고 하였다. 그 후 나도 아들을 따라서 유튜브를 좋아하게 되었다. 유튜브의 장점은 일단 누구든지 유튜브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무엇이든지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영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유튜브는 주제 설정이 자유롭고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사랑하는 이유는 언제든지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듣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올해 31년째 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살고 있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왕따를 당하면서 섬에 미쳐서 섬에 인생을 걸었고, 섬에 목숨을 걸었다. 섬 답사 중 배가 침몰하여 벌금 때문에 교도소까지 가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다. 그래서 2010년 첫 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국의 섬'이란 이름으로 13권이 세상에 나왔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우리나라에서 내가 유일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섬 총 447개 유인도를 직접 배를 구입하여 3번이나 선장겸 항해사가 되어서 방문했다.

그리고 최신형 드론을 가지고 우리나라 유인도 절반 이상을 촬영하면서 여러 대를 드론을 바다에 빠뜨렸다. 그야말로 수업료를 많이 준 셈이다. 내 일생을 뒤 돌아보면 내가 보아도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이고, 정신이 나간 녀석이다.
 
보길도에서 가장 오지 보옥리 마을과 보족산
▲ 보길도 보옥리 마을  보길도에서 가장 오지 보옥리 마을과 보족산
ⓒ 이재언

관련사진보기

 
그러니 이 책 13권을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겠는가? 이것을 앞으로 유튜브에 담아서 독자 여러분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섬의 먹을거리, 여객선, 역사, 문화, 애환, 낚시, 자연, 관광지, 둘레길 등 다양한 정보를 섬앤썸 유튜브에서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소통하여 섬을 알리고 같이 여행을 하고자 한다. 아직 유튜브에 초보자이고 힘든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창조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는 유튜브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분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섬앤썸에 독립의 섬 소안도와 고산 윤선도의 섬 보길도를 촬영하여 올려 놓았다.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과 필자
▲ 드론과 필자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과 필자
ⓒ 이재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 글쓴이는 목포과학대학교 섬해양 선임연구원입니다.
- 오마이뉴스에 나온 다음 여수넷통에도 실립니다.


한국의 섬 1 : 전남 여수 - 항구별로 떠나는 556개 우리 섬의 재발견

이재언 (지은이), 아름다운사람들(2010)


태그:#소안도 , #보길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원으로 2019년까지 10년간 활동, 2021년 10월 광운대학교 해양섬정보연구소 소장, 무인항공기 드론으로 섬을 촬영중이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재정 후원으로 전국의 유인 도서 총 447개를 세 번 순회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을 집필했음, 네이버 지식백과에 이 내용이 들어있음, 지금은 '북한의 섬' 책 2권을 집필중

이 기자의 최신기사책 '북한의 섬'을 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