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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접어들면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20대, 30대에는 오로지 자신의 업무로 평가를 받았던 반면, 40대로 넘어가면서 조직의 업무 성과로 평가받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누구나 거쳐야 하는 관문 같은 시기. 가정에서는 부모를 모시면서 자녀를 챙겨야 하고, 직장에서는 경영진과 직원들을 연결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어디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위치이다. 또 사회적으로 여러 관계망 속에서 일을 만들어가면서 국가에 일꾼이 되는 시기이다. 40대 참 바쁘다. 

예전 직장에서는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사실 장기근속자에 대한 우대 차원으로 준 견장이었지, 실제적으로 '리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보다 선배 리더가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직원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은 '리더' 그 자체였다. 내 말 한마디에 직원들의 감정선이 등락을 거듭했고, 이것이 업무로 이어져 여러 피드백으로 나타났다. 필연적인 것이었다. 

일이 잘 안 풀릴 땐 도망가고 싶었다. 내 책임이 아니라고 우기고 싶었다. 난 항상 떳떳하고 열심히 했지만, 지원이 하나도 안돼서 그랬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다. 그리고 여러 공격에 방어막을 쳤다. 내 부족한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온몸을 방패로 무장하고, 누군가 공격해오면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맞섰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멀리하는 게 느껴졌다. "아 뭔가 잘못됐구나", "이러면 안 되겠구나"

여러 성찰을 하게 된 시기였다. 무엇이 부족한지 깨닫게 됐다. 그들과 연결이 부족했다. 공감을 할 수 없었다. 결론을 빨리 내리는 데 급급했다. 그리고 나만 생각했다. 그런 깨달음을 얻고 지금은 새로운 환경으로 이직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금의 직장은 예전 직장보다 회의가 많다.

따라서 결론을 내려야 할 일도 수북하다. 하지만 다행인 건 내가 리더가 아니라는 사실(?). 리더는 모든 일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리이기에 지금은 조금 홀가분하다. 

리더가 아니었던 시절에서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가 다시 리더가 아닌 현재로 돌아오면서,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올바른 리더'는 무엇일까 다각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브레네 브라운의 리더

2년 전 우연히 유튜브로 테드(TED) 동영상을 봤다. 주인공은 브레네 브라운. 이전까지 브레네 브라운의 존재를 전혀 몰랐는데, 동영상 하나로 순식간에 매료됐다. 수치심에 관한 강연이었다. 당시에 심적으로 약간 흔들릴 일이 있어선지, 그 동영상에 감정이입이 됐다. 그 후 그의 저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이름은 '마음 가면'. 부정적인 마음의 갑옷을 벗어던지고 진솔하게 관계를 맺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당시에 마음에 와 닿는 좋은 구절을 SNS 계정에 올렸다가 큰 호응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삶에서 그리고 관계에서 '감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리더의 용기 브레네브라운의 신작 리더의용기
▲ 리더의 용기 브레네브라운의 신작 리더의용기
ⓒ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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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읽은 책은 그의 신작 '리더의 용기'이다. 리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무렵 눈에 들어온 제목. 소제목이 '대담하게 일하고, 냉정하게 대화하고, 매 순간 진심을 다하여'인데,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같은 감정, 그것을 이겨내고 어떻게 리더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미국 최고의 대중심리학자가 쓴 20년 연구의 결정판 '리더의 용기'.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한다. 

리더의 용기
 
"대단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그 조직은 더욱 단단해지고 하나가 되어 앞으로 나아가죠. 이제는 모든 리더들이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를 내고, 갑옷으로 위장한 가짜 리더십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저자 프로필에 쓰여있는 짧지만 강렬한 문장이다. 이 책의 핵심을 세 줄로 요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레네 브라운은 가짜 리더십보다 진짜 리더십으로 무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내용들을 4 파트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상담했던 내용들을 예시로 들었고, 혹은 자신의 경험을 책 속에 녹여냈다. 

브레네 브라운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들을 목차를 이용해 나열했다. 첫 번째, 취약성을 인정해야 한다. 두 번째,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자. 세 번째, 대담하게 신뢰하자. 네 번째,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자. 

그는 네 가지 방법 중 '취약성을 인정하자'를 핵심 능력으로 꼽았다. 용기를 기르기 위해 취약성을 진심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 핵심 능력이 없으면 나머지 세 가지 방법들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브레네 브라운은 '배려'와 '연결'은 리더와 팀원 간의 진실하고 생산적인 관계에서 필수 요건이라 말한다. 
 
"리더가 어떤 팀원에게 배려심을 갖지 않는다면, 즉 그 팀원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었다고 느끼지 못할 때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리더가 배려심과 교감능력을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팀원에게 더 적합한 리더를 찾아주는 것이다." p42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배려와 연결을 위해서는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결국 '용기'만이 리더십이 필수 요건이라 정의한다. 

어려운 결정

개인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는 특정 결론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의 수고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 모두 조용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리더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특정인으로 몰아가느냐? 이것도 뒤끝이 좋지 않다. 

분위기상 수긍할지라도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경우, 심사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중요하다. 섣불리 결정했다가 몰려오는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성격이 급한 리더는 이런 결정의 오류를 범했다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내가 연구에서나 개인적인 경험에서 얻은 절대적인 교훈에 따르면 촌각을 다투는 화급한 무제가 코앞에 닥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려운 대화를 강행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또 내 기억에는 잠깐 동안의 휴식시간을 갖거나, 서너 시간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원점에 돌아가서 후회한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끝장을 보겠다고 강행해서 후회한 경우는 수없이 많았다. 짧은 휴식을 겁내며 이렇게 자기중심적인 본능을 따르면, 결국에는 훨씬 많은 시간을 대가로 치르게 된다." p81

의사결정 시 격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땐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다는 말에 동의한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호흡법을 언급하는데, 4초 동안 숨을 깊이 들이마시기, 4초 동안 숨을 멈추기, 4초 동안 입으로 숨을 천천히 내쉬기, 다시 4초 동안 숨을 멈추기를 반복하여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도 주요한 방법이다. 

신뢰가 핵심

하지만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것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가 없으면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뿐더러 특정 사안이 발생할 때 희생을 감내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신뢰가 없으니 연결이 없고 교감도 없다. 서로 떠넘기고 발을 빼는 상황의 연속이다. 서로 간의 의견을 왜곡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신뢰'가 있는 조직은 오해가 없고, 결과적으로 업무에 있어 능률이 오르는 선순환의 기반이 된다. 브레네 브라운은 자신의 리더십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친 두 리더, 스티븐 M.R. 코비와 더글러스 R. 코넌트를 언급한다. 두 리더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논문에서 최고 경영자 시절 '신뢰 고취하기'를 가장 중요한 사명을 삼았던 이유를 설명한다. 
 
"그들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대한 포춘의 연구를 분석하며, 관리자와 직원 간의 신뢰가 일하기 좋은 직장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이며 신뢰지수가 높은 기업의 연평균 수익률은 S&P 500에 속한 기업 평균치를 3배 웃돈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분석했다" p311

소통할 준비

리더가 취약성을 인정하고, 어려운 결정에 기지를 발휘하며, 구성원 간 신뢰가 형성이 되었다면, 이제 진심으로 소통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체크리스트는 브레네 브라운을 베스트셀러로 등극시킨  <마음 가면>을 쓰기 위해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체크리스트는 리더십을 위한 검증시험도 너끈히 통과했다고 한다. 그럼 우린 리더로서 얼마나 소통할 준비가 되었을까? 

1. 맞은편에 앉지 않고, 상대방 옆에 앉으려 한다
2. 문제를 어중간한 사이에 놓거나 상대 쪽으로 밀어내지 않고, 자기 앞에 기꺼이 놓으려 한다.
3. 경청하고 질문하며, 상대가 그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
4. 상대방의 실수를 지적하지 않고 상대가 잘하는 것을 인정한다. 
5. 상대의 강점을 파악하고, 자신이 그 강점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6. 상대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비난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7. 마음을 열고 자신의 역할과 잘잘못을 인정한다.
8. 상대의 실패를 탓하며 비판하지 않고, 그 노력에 진실로 감사한다.
9. 문제의 해결이 어떻게 성장과 기회로 이어지는가에 대해 말할 수 있다.
10. 취약성과 개방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내가 먼저 본보기가 된다. 


브레네 브라운은 직속 부하 직원이나 다른 리더 혹은 사업과 무관한 사람 등 누구에게든 피드백을 주기 전에 내가 상대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한다고 책에서 언급했다. 우리는 보통 남에게 지시하고, 지적하고, 가르치는 데 시간을 할애할 뿐, 자신을 돌아보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 리더는 남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고, 꾸준한 자기 성찰로 직원들을 이끄는 성숙한 인격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아주 간결하다. 취약성을 인정하고, 직원과 소통하며 연결하라. 그리고 다가서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리더의 용기 - 대담하게 일하고, 냉정하게 대화하고, 매 순간 진심을 다하여

브레네 브라운 (지은이), 강주헌 (옮긴이), 갤리온(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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