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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마친 뒤 국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마친 뒤 국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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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나섰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 악법 날치기 반대, 국민 여러분 함께 싸워주십시오'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을 들고 스크럼을 짠 채 국회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국회의사당 정문 밖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북과 꽹과리 등을 치며 이들을 맞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16일 집회에 이어 17일에도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날 집회에 참여한 지지자들 중 일부가 규탄대회 이후에도 국회에 남아 국회의사당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정의당 당직자의 머리채를 붙잡고 침을 뱉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폭력을 행사했고, 홍영표 민주당 의원에게는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들과도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경찰관을 폭행한 남성 1명은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관련 기사: "빨갱이 새끼!" 한국당 지지자들 난입 시도에 '아수라장 국회').

이에 국회사무처는 "수천 명의 외부인이 경내로 진입하여 본관 진입을 시도하고, 국회 기물을 손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라며 "국회 경내에서 외부인이 참가하는 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관계법령을 엄정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한국당은 17일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지지자들의 합류가 막히자 밖으로 나선 것이다. 

황교안 "문재인 정부가 집회·시위의 자유 막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 밖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 밖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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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나고 본관 앞으로 이동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 정부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현저하게 막고 있다, 부당하게 막고 있다"라며 "정당의 활동을 국회가 방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저희는 반드시 이런 반(反)민주를 극복해서 자유대한민국을 살려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예정을 바꿔 규탄대회를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하는 모양새가 깔끔하지는 않았다. 일부 당직자가 지지자들의 국회 진입이 막히며 홀로 있는 황교안 대표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 사전부터 움직였으나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본관 앞 계단에서 1차, 국회 정문 밖에서 2차로 규탄대회를 나눠 진행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제대로 공지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1차 규탄대회 사회자로 지목된 전희경 대변인이 "규탄을 하라고? 규탄 구호만 하라고?" "진작 말씀해주셔야지"라며 한숨 쉬는 목소리가 그대로 마이크에 잡혔다.

황 대표는 본관 앞 계단에 모인 의원들과 당직자 및 일부 당원들을 향해 "5만 명 앞에서 이야기하려니 힘이 많이 난다"라며 "여기 오신 분은 500명이지만, 못 들어온 분들이 100배가 넘잖느냐"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 마음이 우리들에게로 모이고 있다"라며 "자유를 사랑하고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민심이 우리 한국당에 모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좌파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세우는 그 대업에 여러분 함께해주시라"라며 "오늘 반드시 우리의 결기를 문재인 정권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의 짧은 규탄사가 끝나자 전희경 대변인은 "지금 밖에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자유시민들과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고자 했지만 국회사무처의 봉쇄로 인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여러 당원 동지들이 계시다"라며 "우리가 이제 밖으로 나가 그분들과 함께하려 한다"라고 외쳤다.

그는 "여러분, 마음의 각오가 되셨나, 함께 싸워 이겨주시겠나"라며 "이 대오 그대로 국회 잔디밭을 가로질러 정문까지 행진해 나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정문 밖으로 나온 이들은 국회의사당 역 2번 출구 앞까지 이동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 중 일부는 "정문 앞에 있다가 빨갱이들 XXX를 깨부숴야지" "왜 움직이느냐" 등의 말을 쏟아내며 반발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2번 출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몇몇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폭언과 욕설을 내뱉는 이도 있었다.

"누구도 우리 길 멈출 수 없다... 끝까지 투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마친 뒤 국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마친 뒤 국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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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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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넘겨받은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우리 국회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라며 "자유애국시민과 우리 당원 동지들께서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막으려고 국회 안에 들어오는 일을 국회의장이 원천봉쇄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국민의 목소리, 발길을 잡아 묶어버렸다"라며 "끝까지 그 저지를 뚫고 함께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이제 우리는 누구도 우리의 길을 멈출 수 없다는 걸 잘 안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막는다면 국회 안이 아니라 이곳 여의도, 길거리, 길바닥, 아스팔트에서 함께하고 있다"라며 "이 악법이 저지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한국당은 잊지 않고 문희상 의장을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환호하는 지지자들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의장이 그려진 피켓에 침을 뱉은 이도 있었다. 황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의 부당함에 대해 길게 역설한 뒤 전날 있었던 규탄대회를 옹호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경찰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서 평화 시위를 하는 우리 시민들을 체포했다고 한다"라며 "맨 처음에는 해산 명령을 내리더니 3차 해산 명령까지 끝나고 나니까 긴급체포 하겠다고 했다, 붙잡아가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내가 급히 내려갔는데, 우리 국민들이 체포해가겠다고 하는데 미동도 없었다"라며 "그냥 앉아서 '연비제(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 '선거법 반대'만 외치고 있었다"라고 '평화 집회'임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결국 어제 국회가 못 열렸다"라며 "국민의 힘이 막은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저희 한국당 아직 약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면 이길 수 있다"라며 "자유대한민국 살려내자"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국당은 당분간 매일 규탄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태그:#자유한국당, #규탄대회,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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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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