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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어느덧 일년 앞으로 다가왔다. 현역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많은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경선 열기도 뜨겁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오랜 정치 경력을 바탕에 두고 선거에 임했으나 이단아로 여겨지던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다. 이를 두고 힐러리 후보가 백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던 러스트 벨트에서 패한 것이 대선 패배에 큰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을 버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민주당은 크게 변화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민주당과 빌 클린턴, 오바마의 민주당은 전혀 다른 당이다.

민주당은 끊임없이 우클릭을 거듭해 왔고 기존의 지지기반을 푸대접했으며, 새로운 계층을 찾아서 이동했다. 그리고 많은 노동 계층들은 그냥 버려졌다는 것이 이 책의 분석이다. 왜 백인 노동자 중에서 민주당 지지를 포기한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민주당의착각과오만
 민주당의착각과오만
ⓒ 토머스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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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은 미국의 언론인 토머스 프랭크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미국 민주당이 어떻게 점점 중도를 부르짖으며 우경화되어 왔고 기존의 지지층을 버렸는지 설명한다. 그 이후에는 이들이 새롭게 찾은 지지층이 누구이고, 새로운 목표는 무엇으로 삼았는지를 논한다.

책에 따르면, 과거 민주당은 노동자를 기반으로 하는 당이었다. 이들은 노동조합과 긴밀한 연계를 맺었고, 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에서 조직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평등주의적 사상이 미국 민주당의 기반이었으며 이들은 광범위한 지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80년대, 미국 민주당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기존에 민주당을 지지하던 지지층 대신 새로운 지지층을 찾아 우경화하게 된 것이다. 노동조합이나 평등에 대한 이야기는 줄이고, 중도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보였다. 물론 그렇다고 선거에 이긴 것은 아니었기에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에게 역사적인 대패를 기록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빌 클린턴과 오바마다. 저자는 빌 클린턴과 오바마의 경제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빌 클린턴은 공화당 스스로는 절대로 할 수 없던 수많은 일을 이루었다. 복지 제도를 수정해서 빈곤층에게 큰 타격을 주었고, 혹독한 형벌정책을 조장했다. 모두 공화당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민주당의 우경화 과정에서 노동자와 평등주의는 버려졌고 대신 능력주의에 대한 논의가 점점 발전했다.

이후 민주당은 학자금 지원 제도나 학교 정비만을 공약으로 세우고 모든 공약이 끝난 것처럼 굴었고, 오바마 시대에도 능력주의 풍토와 우경화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오바마 캠프는 월스트리트로부터 많은 선거 자금을 제공받았다. 이후 월 스트리트에 대한 많은 비판이 이루어졌다.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 회사들을 정리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이유로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행동하지 않았다. 아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오바마 팀은 오히려 반대로 행동했다. 거대 은행들에게 <활주로를 깔아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한 반면에 그들에게 맞서는 데는 실질적으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16P 
 
결국 민주당에서 민중과 함께하는 평등주의적 문화는 사라지고,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은 저항할 수 없는 일이니 포기하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대신 민주당에서 찾은 계층은 명문대학교를 나온 학벌이 좋은 전문가 계급이었다. 당장 빌 클린턴과 오바마도 이 계층에 해당된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좋은 학벌을 얻었고 이후엔 능력주의에 기반하여 '혁신'을 두고 다양한 의제들을 쏟아냈다.

문제는 이런 의제는 자칫 잘못하면 명문대학의 학벌이 없고, 노동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현재 상황이 적당하다는 말로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런 경향이 민주당이 공화당을 이기기 위해 중도화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의 지지가 너무 세고 공화당이 쉽게 의석을 점하지 못하는 지역에서도 민주당 정치인들은 혁신을 내세운다.
 
이 지역의 노동 운동 지도자 해리스 그루먼의 직설적인 표현에 따르자면, 혁신을 숭배하는 진보주의는 <부자들의 진보주의>이다. 그리고 이런 신조를 가진 사람들은 사회의 부를 모든 사람이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매사추세츠 주의 진보주의자들이 애타게 갈망한 것은 대체로 보다 완벽한 능력주의 사회다. -269P

그 혁신은 공공 부분의 민영화, 공공 노조의 탄압이었다. 이들은 혁신을 말하고 새로운 기업을 위해 뭐든지 허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기존의 수많은 노동자들은 협의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어차피 집토끼니 누굴 지지하겠느냐는 태도로 말이다. 이 혁신의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규제 바깥으로 쫓겨나게 된다.

저자는 이런 민주당의 변화에 개탄하는 사람이다. 그는 모순적 태도를 취하는 계급 특권 조합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한다. 블루 칼라를 버리고 소득 불균형에 신경쓰지 않고, 망가진 중산층 노동자들의 삶을 두고 민주당은 어디에 갔는지 묻는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생각하고 민주당이 선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민주당이 자신이 선하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본다. 진보주의자들의 선 의식, 도덕적 정직성을 버려야 자신들의 모순된 행동을 깨닫고, 당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민주당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탄핵에 대한 입장과 소속된 계파의 이합집산이 영향력있게 작용하는 한국의 정당에는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 책은 평등주의적 문화를 버리고 찾은 혁신의 진보주의, 공유경제가 낳을 노동의 소외에 대해 비판적인데, 혁신이라는 이미지가 가진 위험성을 경고한다는 면에서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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