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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장면 지켜보는 북한 김정은
▲ 발사 장면 지켜보는 북한 김정은 발사 장면 지켜보는 북한 김정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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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바보", "똥", "겁먹은 개", "도적" 등 망언에 가까운 거친 표현을 써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지만, 청와대는 아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 담화에서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 "똥을 꼿꼿하게 싸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뻔뻔스러운 행태"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남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는 '남북대화 중단' 경고까지 내놓았다.

청와대 "담화문 진의가 무엇인지 보는 게 중요"

그런 가운데 12일 기자들이 '북한의 담화에 쓰인 표현 때문에 모욕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며 청와대의 의견을 묻자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가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문에 입장을 내는 것이 과연 맞는지 고민이 있었지만 워낙 질문이 많아서 답을 드리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북쪽에서 내고 있는 담화문들이 우리 정부가 내고 있는 담화문과는 결과 언어가 다른 것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라며 "(담화문의 표현보다) 담화문이 말하고자 하는 진의가 무엇인지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북측이 이렇게 거친 표현을 써가며 남측을 비난하고 있는 '진의'와 관련, 이 관계자는 "결국 훈련 끝나면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청와대가) 그 외 단어 하나하나, 어감 등까지 거론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맞는 것인지 정무적 판단이 필요했기에 (청와대가) 거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반응은 북측이 망언에 가까운 거친 표현을 써가며 남측을 비난하긴 했지만 8월 말로 예상되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최대한 북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세현 전 장관 "도움이 필요할 때 아이들 문자로 약을 올려"

지난 8일 개각 때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측의 남측 비난을 "내부용"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셈법을 안 바꾸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금 몸이 달았다, 이번에는 좀 더 심하게 썼는데 내부용이다"라며 "이전에도 북한이 가끔 정말 절실히 우리(남한)의 도움이 필요할 때 아이들 문자로 약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 내부기구상 외무성은 남북대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라며 "(외무성 국장이 나선 것은) 지금은 외무성을 중심으로 해서 북미대화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외무성과 보도 매체들이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저강도 비판 의견을 내놓았다.

태그:#권정근 국장 담화, #북한 외무성, #정세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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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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