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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첫 수업 모습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첫 수업 모습
ⓒ 황정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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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분당의 분당경영고등학교 도서관은 아이들의 눈에서 나오는 열기로 뜨거웠다. 재미있는 순간을 놓칠세라 학생들의 눈은 강사에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날은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아래 교보 꿈의학교)' 첫 수업 날이었다. 경기도교육청과 교보문고는 지난 4월 꿈의학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학생들이 출판과 서점 운영을 이해하는 내용으로 학교가 꾸려졌고 지원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다. 30여 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 뽑힌 중고생 24명이 교보 꿈의학교에 입학해 첫 수업을 했으니 열기가 뜨거운 것은 당연했다.

이날 첫 수업은 김혜영 교보문고 출판 담당 과장이 직접 나섰다. 김 강사는 자신이 기획해 펴낸 <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김태형 저, 교보문고)의 책 제목을 바꿔보자고 학생들에게 제안했다.

책 <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에서 저자는 <로미오와 줄리엣> <카르멘> <춘희> <지킬박사와 하이드> <햄릿> <노트르담의 꼽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를 통해 현대인의 마음을 살폈다.

"제가 기획해서 저자한테 집필을 요청했고 편집까지 한 책인데, 여러분이 편집자가 돼서 제목을 바꿔보세요."

이 말이 떨어지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메모지를 긁적이는 학생,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사람도 있었다.

"'동화 속 심리학, 사람들은 모르는 그들의 속마음', 어때요?"

김혜영 강사는 "좋은 제목입니다"라고 칭찬한 뒤 "그런데, 동화가 아닌 문학이라고 하면 좋겠어요. 그 책은 동화가 아니거든요"라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가정법원에 온 로미오와 줄리엣."

한 여학생이 이렇게 말하고는 김 강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앞서 줄리엣의 나이를 물었을 때 '만 13세'라고 정확하게 대답해 칭찬을 받은 학생이었다.

"좋은 제목이에요. (편집자) 소질이 보입니다."

이어 김 강사는 교정과 교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김 강사가 제시한 실습용 문장에서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부분을 짚어냈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서점, 동네 명물 될 수 있을까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수업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수업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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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첫 수업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첫 수업
ⓒ 황정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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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꿈의학교 수업은 이처럼 실제 활동으로 진행된다. 강사도 대부분 책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교보문고 직원들이다.

첫 수업에서는 책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교정, 교열, 제목 짓기 같은 출판의 기초와 책을 팔기 위한 마케팅 기초를 배웠다. 2회 차는 25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서점체험'을 했다. 3회 차는 도서 MD(상품화 계획)와 매대 POP(point of purchase) 제작, 4회 차 수업은 '홍보 콘텐츠 제작'을 배운다.

8월 8일 열리는 마지막 수업에서는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학생들이 직접 책을 파는 활동이 예정돼 있다. 학생들은 판매 수익금을 좋은 곳에 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교보 꿈의학교에는 교장, 교감이 없다. 대신 배움을 지원하는 경험 많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있다. 퍼실리테이터는 소설 <기억을 파는 가게>(실천문학사, 2014년)로 유명한 이하 작가다. 황정익 교보문고 브랜드 관리팀 과장은 이 작가를 도와 운영지원을 한다.

이하 작가는 "학생 뽑기가 쉽지 않았다. 지원서에 '내 인생의 책'이란 주제로 책에 관한 짧은 생각을 쓰게 했는데 그게 선발 기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교보 꿈의학교는 4시간짜리 수업 4회, 8시간짜리 긴 수업 1회로 막을 내린다. 학교라고 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배움이 있는 모든 곳이 학교'라는 꿈의학교 정신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열기만으로도 학교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관련기사] 교보문고, '꿈의책방 꿈의학교'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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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많아 '기자' 합니다. 르포 <소년들의 섬>,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