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합덕여고 전경 당진 내 유일한 단성(單性)학교인 합덕여고
▲ 합덕여고 전경 당진 내 유일한 단성(單性)학교인 합덕여고
ⓒ 배길령

관련사진보기

 
남녀공학전환 문제를 놓고 합덕여고와 서야고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하다간 주민들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대립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남녀공학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합덕여고의 현재 재학생은 51명으로 올해 입학생은 10명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합덕여고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학부모 설명회와 재학생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같은 지역에 위치한 서야고에서는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을 두고 '전형적인 사학 죽이기'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야고에 따르면 기존 120여 명 이상을 웃돌던 신입생이 2016년부터 80~90명대로 줄어 겨우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 추진으로 지역 내 고등학교 선택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상태다.

진퇴양난에 빠진 합덕여고와 서야고

현재 합덕의 고등학교는 합덕여고, 서야고, 합덕제철고가 있지만, 마이스터고인 제철고를 제외한 두 학교는 고교입학 자원으로 분류되는 합덕지역 중학교 1~3학년생이 73~109명에 불과해 입학정원 채우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19년 합덕의 현재 초·중·고교생 수가 2010년 2108명에 비해 약 38%나 급감한 1298명으로 나타나면서 두 학교 모두 존립 자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서야고는 2019년 정원 92명에 1명이 미달했지만,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니 합덕여고의 남녀공학 전환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야중·고 한계선 교장은 "지역 내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전 동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폐교를 막기 위해 도 교육청과 안일한 대책을 마련한 것은 부당하다.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여고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고 지금까지 지역 교육에 이바지하고 애써온 사학을 공격하는 것은 전형적인 사학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합덕여고 박종근 교장은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은 당진 시내권에서 갈 학교가 없다. 아예 다른 지역의 전문계 고교로 우선 전형으로 입학하거나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마저도 있다"며 "당장 내년만 해도 올해보다 261명이 증가한 당진시 중학교 졸업생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은 서야고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으며 더 나은 교육의 질을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찬성 또는 반대...갈등 깊어지는 편 가르기

사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합덕의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실을 우려한 지역민들이 중재에 나서 서야고 이사장과 충남도교육정책과장이 만난 적이 있다. 합덕중과 합덕여중, 서야중을 하나의 학교로 통합해 공립으로 추진하자는 내용이었다. 이와 더불어 합덕여고를 서야고에 흡수시키는 방안까지 제시됐지만 결국 두 학교 간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최근 서야고는 현재 지역민을 대상으로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에 따른 부당함을 알리는 진정서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반면 이미 재학생과 학부모의 동의서를 받은 합덕여고는 상황에 따라 지역민의 찬성 동의서를 받는 것도 고려 중이다. 말 그대로 '찬반 편 가르기'로 지역이 나뉠 판이다. 

합덕읍 주민자치위원회 김봉균 위원장은 "합덕 대부분 주민들은 어느 한쪽의 학교에 서명하기를 꺼리고 있다. 지역주민 서명받기는 지역주민을 이분화하고 갈등을 조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양 측 학교 간의 이견 조율도 없이, 각 학교의 상황에 맞추어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주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각 학교의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합덕여고와 서야고에 대한 말이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지금은 각 학교가 서명을 받으러 다닐 단계가 아니라 지역단체장, 학부모, 학교운영위원장, 학교장 그리고 지역민 등이 모여서 공론화를 통해 이견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남도교육청 학교지원과 이관휘 과장은 "합덕여고의 공학 전환 문제는 합덕여고의 신청 절차에 따라 관련 부서가 협의 및 검토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승인할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의견 역시 중요한 문제"라며 "서야고 측에서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에 따른 마땅한 대안 역시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당진신문 기자 배길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