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vs. 김진태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망언?"
이번 전당대회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관전 포인트는 오세훈 후보와 김진태 후보의 '2위' 싸움이다. '중도'와 '강성'으로 대표되는 두 후보는 이날 연설회장에서도 정면으로 충돌했다.
오세훈 후보는 "판세도 불리했지만, 오로지 제가 무너지면 당의 한축이 무너진다는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라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께 걱정만 안겨드린 전당대회가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런 참담함을 극복할 방법을 국민께 제시해서 문재인 정권과 질적으로 다른 우리의 미래 비전과 역량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이와 함께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우리에게 회초리를 드셨던 국민께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두 가지가 바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삭이고 국민 마음 속 깊이 파고 들어가,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5.18 망언으로부터 시작된 전당대회는 온통 분노를 표출하는 장으로 변해 버리더니, 탄핵 논란까지 가세해서 미래는 완전히 사라지고 과거로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라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저부터 깊이 반성하고 참회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진태 후보를 향한 우회적 비판이었다.
오 후보는 "우리 스스로 과거에 발목 잡혀 국민적 여망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국민은 다시 우리 당에 회초리를 드실 것"이라며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던 과거를 반성조차 않는다면,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기대어 총선 승리의 요행수만을 바란다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후보는 "국민들은 누가 과거 그 자체이면서 입으로만 미래를 외치는지, 누가 이 피폐해진 대한민국을 밝은 미래로 인도할 수 있을지 너무도 잘 안다"라며 "누가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면서 입으로만 보수통합을 외치는지, 누가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뭉쳐 중원으로 진격할 장수인지도 잘 안다"라고 외쳤다.
한편 김진태 후보는 본인을 "진짜 태풍"으로 명명하면서 "잠시 후 투표함이 열리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다. 꼭 그런 일이 있도록 마지막까지 도와주시라"라고 호소했다. 현장은 환호로 뒤덮였다.
김 후보는 "5.18 얘기 좀 하겠다"라며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게 망언인가"라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니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진태 후보는 "우리끼리 내부 총질하지 말자. 좌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며 "무슨 여론조사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왜 사고를 쳤냐고? 벌써 올라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후보는 "여기가 민주당 전당대회장이냐, 한국당 전당대회장이냐"라면서 "만만한 후보를 뽑아줄 건가. 아니면 이 김진태를 당대표로 뽑아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나"라며 본인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제가 당대표 되면 우리 자유한국당이 웰빙야당에서 비로소 제대로 된 우파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지금 우리나라가 얼마나 좌편향되어 가고 있나. 이 정권이 얼마나 사회주의로 치닫고 있나"라면서 "확실한 보수 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우파 정당이 하나쯤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후보는 "그렇게 가야 제대로 된 균형이 맞는다. 우리가 중도가 된다고 중도가 우리 표가 되는 게 아니고, 우리가 믿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확실하게 고치고 지켜나갈 때 바로 중도가 우리 앞에 있는 것"이라며 오세훈 후보의 중도 지향 노선에 반기를 들었다.
27일 오후 6시 현재 대의원 현장 투표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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