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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6월 12일 착공식반대 기자회견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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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금강과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2009년 6월 4대강 사업의 첫 삽은 금강 세종보 착공과 함께 시작되었다. 중장비를 동원한 4대강 사업의 강행은 그야말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금강에 중장비들이 작업하면서 밤새도록 불은 꺼지지 않고 사업을 속행했다. 사회적 합의, 예비타당성 등은 철저하게 무시되었다. 어용학자들은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논리를 계속 만들어내 국민들을 현혹시켰다.

그렇게 2012년 첫 삽을 뜬 지 3년 만에 4대강 사업은 완공되었다. 이후 3개월만에 금강에서는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가장 끔찍한 생물사고로 생각된다. 완공 이후 매년 녹조가 대규모로 번성하면서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수질이 개선된다던 어용학자들의 이야기가 거짓인 것은 현장에서 너무나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강 전역에 이름도 생경했던 큰빗이끼벌레가 확인되었다. 2016년부터는 4급수 지표생물인 실지렁이와 깔다구가 금강 전역에서 확인 되면서 4대강 사업의 수질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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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에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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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큰 빗이끼벌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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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사업과 함께 금강에 서식하던 황오리와 큰고니도 사라졌다. 매년 300마리 이상 세종보 상류에서 월동하던 황오리는 2~3마리가 확인되는 게 전부였다. 세종보 상류에 10마리 이상 찾아오던 큰고니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최대 5000마리까지 확인했던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100여 마리 내외가 간헐적으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철저하게 망가진 4대강 사업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렇게 망가진 금강에 다시 희망을 찾아 준 것은 2017년 11월 수문개방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다시 새들이 돌아오고 모래톱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대전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황오리는 60여 마리와 큰고니 9마리가 2018년 겨울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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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보 상류에 다시 돌아온 독수리(좌)와 흰꼬리수리(우4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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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눈으로 보기에도 금강 사업의 수질은 놀랍게 바뀌어 있었다. 여름철 녹색으로 물들었던 강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한겨울에도 녹조를 걱정했던 시기는 이제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와 공주보에서는 끝이 났다. 지난해 수문이 개방되지 않은 백제보와 세종보의 수질 차이는 눈으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완전치 못하다. 4대강 사업 이전 세종보 상류에는 15종 이상의 법적보호종의 조류가 서식했다. 하지만 아직 10여 종의 법적보호종만 확인될 뿐이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고정보와 수문 등의 해체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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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8월 개방된 세종보와(우) 개방되지 않은 백제보(좌) 물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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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월 13일이면 금강의 보 처리 여부가 결정된다. 1년여간의 수문개방을 통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2월 13일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금강의 상황을 누구보다 처절하게 지켜봐 왔다. 이제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4대강 사업의 첫 삽을 떴던 금강부터 보 해체가 결정되어야 한다. 금강을 시작으로 4대강 전체 보가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아직도 보 해체 등을 반대하고 4대강 보 유지를 지지하는 정부 관계자와 어용학자들이 있다. 생명이 공존하는 강을 만들기 위한 길을 가로막는 정부 관계자와 학자들은 4대강에 개입해왔던 사람들이다.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이 없는 오만한 태도에 불과하다. 이는 10년간 있었던 금강의 상황을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이다. 녹조, 큰빗이끼벌레, 물고기폐사,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등 10년간 벌어진 금강의 처참한 상황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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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0일 보 해체 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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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죽어간 생명에 대한 사과는 바라지도 않는다. 스스로의 잘못이 있으면 가만히라도 있어야 한다. 학자적 양심을 버리고 정책 결정의 오류를 덮기 위해 매번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

다시 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매직해야 한다. 이를 지지하지는 못하더라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2월 13일 첫 삽을 떴던 금강에 대한 신중한 결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반듯이 보는 해체되어야 할 구태에 불과한 것을 국민 모두는 알고 있다.

태그:#4대강, #보해체,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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