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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신안군은 홍성담 작가의 고향인 신의면에 '홍성담 미술관'을 세운다고 밝혔다. 박우량 군수와 홍성담 작가는 열흘 전인 지난 13일 군수실에서 면담을 갖고 미술관 조성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공감을 나누고 합의를 보았다.

신안군은 2019년 전반기 미술관 조성에 따른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20년 신의초등학교 남분교장 1만925㎡ 땅에 미술관, 수장고, 작업실 등 부속 시설을 갖추어 군을 대표할 미술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신안군과 한국큐레이터협회 공동주최로 '지방자치시대 공공미술관의 현황과 전망'을 진단하는 미술관 정책토론회를 12월 13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 집'에서 연다. 이 날 토론회에 앞서 홍성담 작가와 나눈 인터뷰다.
 
홍성담 화백이 2014년 <세월오월>작품을 그리던 현장 모습
▲ 홍성담 화백 홍성담 화백이 2014년 <세월오월>작품을 그리던 현장 모습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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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떻게 지내나.
"작업 중이다. 난징 대학살을 가해자 입장에서 '악의 평범성'에서 더 나아가 악의 일상성 관점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600호정도 되고 마치는 대로 베트남에서 학살 사건도 다룰 계획이다."

- 오늘 미술관 정책토론회를 갖는다. 당사자로서 특별한 느낌이 있을 거 같다.
 "우리 사회와 고향에 복무하는 심정으로 수락했다. 나와 관련된 인맥이 평화와 인권이다. 이와 관련된 작가들과 연대를 해 왔고 작품들도 수집해 왔다. 한국 뿐 아니라 오키나와, 타이완, 중국 등 동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이 내 작품과 함께 걸리는 '평화와 인권 미술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 명칭이 '홍성담 미술관'이 아니라 '평화와 인권 미술관'으로 되어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작가를 미술관 이름으로 내 거는 것은 활동 중인 작가를 무덤 속으로 밀어 넣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국민 세금을 그런 식으로 쓰면 안 된다고 본다."

- 일부 지방자치 단체들은 출신 작가들의 이름을 걸고 미술관을 세웠다가 낭패 본 사례도 있다.
"그래서 내 이름의 미술관 보다 신안군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살려 미술관 이름을 짓는게 합당하다. 신안군 하의도는 한국의 만델라이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가 있고, 사상이 녹아 있는 지역이다. 또한 하의3도는 농지탈환을 위해 목숨을 건 농민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그 정신을 기리는 '평화의 섬'으로 지향점을 내세우고,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관'이 되도록 백의종군하려 한다."

- 미술관이 건립될 신의도는 목포에서 배로 가야하는 탓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환경이 살아 있고, 내가 추구하는 생명, 환경 취지와도 맞는 곳이다. 천일염 주산지이며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에 한 곳인 만큼 매혹적인 섬이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과 같이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섬이 된다면 다리 건설도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 <세월오월> 과 <세월호 연작>작품들이 이곳에 걸리게 되나?
"그렇지 않다. 구체적인 작품 소장과 추진은 앞으로 양해각서와 계약으로 체결할 사안이다. 다른 한 편으로 오래 전 부터 뭍에서도 민간차원에서 미술관 설립을 검토 받고 있는 중이다. 이 또한 '홍성담 미술관'보다 예컨대 '5월 미술관' 같이 광주 정신을 담는 미술관이 될 것이다. 소장품은 미술관의 성향에 맞추어 결정하려고 한다."

- 신안군립미술관 건립과 관련한 포부와 계획이 있다면?
"홍성담 미술관이 아니라, 아시아 평화와 인권을 위한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 나중에 동아시아 평화미술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서울, 광주, 제주에도 평화와 인권을 위한 미술관이 생기고, 오키나와, 타이페이, 일본을 연결하고 연대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본주의에 병들지 않는 건강한 리얼리즘 미술이 동아시아에 굳건히 다져지길 바란다."

홍성담은 80년 이후 지금까지 40여 년에 걸쳐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국가폭력을 일관된 주제로 표현하고 있다. 미술이 예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변혁의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독보적 사상으로 국내외 영향을 주고 있는 사회예술 실천가다.

국제 앰네스티가 1990년 선정한 세계의 3대 양심수로 뽑혔고, 2014년에는 뉴욕의 국제정치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2014년 세계를 뒤흔든 100인의 사상가'로 선정된 바 있다.

[미술관 정책토론회] 지방자치시대 공공미술관의 현황과 전망

2018.12.13.(목) 14:00-17:0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층 예술가의 집

신안군. 한국큐레이터협회 공동주최

개최사
박우량(신안군수)
박천남(한국큐레이터협회장)
김종규한국박물관협회명예회장축사

발제토론
기조발언: 최열(미술평론가)
1) 김혜인(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위원),
한국 지자체 미술관의 지형도,14:40
2) 김준기(전 제주도립미술관 관장)
1인 작가 소장품기반 미술관 현황,15:00
3) 김종길(경기도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신안군의 미술관 설립에 관한 제언,15:20

지정토론15:50
강윤주(경희사이버대 교수)토론좌장
성원선(성북문화재단 성북도원 팀장),
이선종(한국박물관협회 기획지원실장), 황석권(월간미술 편집장)

종합토론 16:30

태그:#홍성담미술관, #신안군립미술관, #평화와 인권미술관, #미술관정책토론회,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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