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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2009년 봉하마을에 보내 심어 놓은 약밤나무.
ⓒ 김경수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고(故) 구본무 엘지(LG)그룹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귀향했을 때 '약밤나무'를 보내와 심어 놓았고, 지금까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봉하마을 약밤나무에 얽힌 사연을 나무와 함께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 후보는 "멀리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깊은 분이였다"며 "우리 진주 분이기도해서 더 그렇지만, 저는 회장님을 특별하게 기억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구본무 회장은 진주 출신이고 김 후보는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다. 구본무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평양 방문 때 함께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갔을 때 일"이라며 "대기업 회장들이 참석한 자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노 대통령께서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면서 자그마한 밤이 참 맛있다고 다들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2009년 대통령이 서거하신 뒤 봉하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였다"며 "구본무 회장이 사람을 보내 봉하에 뭘 보내겠다고 연락을 줬다. 며칠 뒤 북에서 대통령이 드셨던 바로 그 약밤나무 묘목이 봉하로 왔다"고 떠올렸다.

김 후보는 "구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북측에 약밤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던 모양"이라며 "그렇게 어렵게 구해서는 당신의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웠다고 한다.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묘목을 키워 봉하마을로 보내주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저 근처에 그 사연 많은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몇 해 전 대통령 묘역 주변에 조성된 추모공원으로 세 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며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 받던 시절이라 구 회장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었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라며 "이제 가신다 하니 그 인연이라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며 "회장님,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추모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영결식이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