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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4일 이후, 대한민국은 깊고 깊은 블랙홀에 빠졌다. 그날 오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주길 바라면서 던졌던 '개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완전히 묻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한국 사회에 거대한 블랙홀과 같았다.

다른 때 같았으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설렘으로 소란스러울 연말연초의 분위기도 이번엔 전혀 나지 않았다. 그저 날짜가 달라지니까 한 해가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성탄절, 우리 교회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시면서 '올해는 정말 캐럴을 들을 수 없는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캐럴 대신 박근혜 탄핵송이 들려왔고, 멋진 곳에서 데이트를 하는 연인보다는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쯤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잊히는 뉴스가 됐을 법하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여전히 한국 사회의 화두다. 매일 놀라운 뉴스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다시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7시간' 때문이다. 무엇보다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계속 광장에 나가고 있다.

처음 박근혜 대통령과 40년이 넘은 세월 동안 인연을 맺어온 최순실이라는 민간인이 정부의 대소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정황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멘탈 붕괴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법 절차에 의해 정부 일이 처리되는 국가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대통령과 언니 동생 호칭을 나눈 사이라는 이유로 국책사업을 뜻대로 주무르고, 이익을 챙겼다. 국민들은 이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국정 기조가 담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고, 주요한 인사도 최순실의 입김이 닿았단다. 이런 사태를 낳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은 큰 실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TV조선>이나 <MBN> 등 종편에서 온종일 보도되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보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려야겠다는 생각에 다다른 것 같다. 대통령이 일개 비선 실세의 꼭두각시처럼 생각됐기 때문이리라.

나는 장애가 있다. 내 손으로 밥도 떠먹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해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자신의 일을 판단해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그런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이미지와 영상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바탕으로 만든 영상은 자기결정능력이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제일 잘 보여준다. '항상 내 곁에 네가 있었다'는 <하여가>의 가사처럼 언제나 박근혜 대통령 곁에는 최순실이 있었다.

청와대에서만 생활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에 너무 의존했다. 그리고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손과 발을 움직였다. 그렇게 40년이 지났다. 그 세월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된 듯하다.

혹자는 이런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유아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안나 프로이트가 말한 방어기제 중에 '퇴행'이란 것이 있다. 사람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이 퇴행이다. 감자기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弑害)와 준비 없이 청와대 밖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엄청난 스트레스 받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최순실에 과하게 의존했을 수도 있다. 그것이 40년이란 세월동안 고착 행동이 된 듯하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 행동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꼭두각시 대통령'으로 불리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 아닐까.

요새 두루 쓰이는 단어 중에 '코스프레'(코스튬플레이)라는 말이 있다.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등장인물로 분장하는 걸 뜻한다.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얻게 되었지만 최순실에게 줄로 조정당하는 대통령이 됐다. 꼭두각시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한 셈이다. 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무너트렸다. 이 사실 때문에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계속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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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6월 20생 우석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디지털사이버대 사회복지과 졸업 장애인활동가. 시인. 시집: 시간상실 및 다수 공저. 에이블뉴스에 글을 기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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