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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비영리 법인 등 3개 이상의 조직이 모인 협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동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화사업'이 실제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 그 걸음을 쫓아가 보았다. [편집자말]
마을역사 반짝 특강 '사진으로 보는 마을이야기'
▲ 2016 우리동네 모두학교 발표회 마을역사 반짝 특강 '사진으로 보는 마을이야기'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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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0일 동천마을 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2016 우리동네 모두학교 발표회'가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 2016 우리동네 모두학교 발표회 12월10일 동천마을 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2016 우리동네 모두학교 발표회'가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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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동천동은 이른바 신흥도시 같은 곳이다. 최근에 지하철역이 들어섰고 아파트 단지도 대규모로 추가 건설 중이다. 이로 인해 외부에서 많은 사람이 유입되고 있다. 주거형태도 아파트, 전원주택, 다가구주택 등 다양하다. 주민구성원도 그만큼 다양하다.

다양한 사람이 어울려 살다보니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재미난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벌이는 '재미난 일'도 '별별 일' 가운데 하나다. 지난 10일 오후 재미난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을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만났다.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는 마침 '2016 우리동네 - 모두학교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 경기도 따복공동체 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협동화사업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날 마을 주민 40여 명이 모여 사업성과를 공유했다. 마을역사 반짝 특강 '사진으로 보는 마을이야기'도 진행됐고, 어린이와 엄마들로 구성된 마을합창단 공연도 열렸다. 협동화 사업 구성원들은 생활협동조합 활동가, 대안학교 학부모, 동네 목수, 카페 운영자 등 다양한 마을 주민들이었다.

협동화사업에는, 동천마을네트워크에 들어와 있는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했다. 이 단체들이 힘을 모아 진행한 사업은 '동천동 마을교육생태계 실험 프로젝트(아래 마을 프로젝트)'다.

이날, 연인선 동천마을네트워크 대표와 박형영 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 이 사업의 사무국 간사를 맡고 있는 류선혜씨를 만나 협동화 사업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희희낙락 마을 유랑단'의 리코더 합주단 연습. 이웃을 찾아 위로하고 힘을 주는 공연팀이다.
▲ '리코더 합주단' '희희낙락 마을 유랑단'의 리코더 합주단 연습. 이웃을 찾아 위로하고 힘을 주는 공연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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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에게 올바르고 안전한 식생활을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
▲ '요리와 함께 배우는 안전한 식생활' 우리의 아이들에게 올바르고 안전한 식생활을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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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화 사업으로 8개 프로젝트 진행

이들에 따르면 '마을교육생태계 실험프로젝트'라는 협동화 사업으로, 올해 총 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8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희희낙락 마을 유랑단'은 합창단, 락 밴드, 리코더합주단, 풍물단으로 구성되었다. 주로 이웃을 찾아 위로하고 힘을 주는 공연을 했다. 해도두리 장터를 비롯하여 마을축제 중 락파티, 마을파티 등 마을 곳곳에서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 '뚝딱뚝딱 내 집 관리'는 주택관리에 대한 이해와 공구 사용 등을 배우며 내 손으로 전기, 상하수도 배관, 목공 기술 등을 익히는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이다.

▲ '라이프 코칭, 오래된 나를 버리고 관계 맺기'는 감정조율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며, 가족과 이웃, 세상과의 관계에서 새로 서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 '마을 역사지도 만들기'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주민들이 직접 조사·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워져가는 역사를 남겨 마을의 미래로 이어갈 소중한 작업이다.

▲ '도전! 마을 방송국'은 미디어 콘텐츠와 기획, 편집 등을 익혀 마을사람들이 우리만의
방송을 만들어 보는 것을 실습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 찾아가는 소리테라피와 인문타로 ▲ 요리와 함께 배우는 안전한 식생활 ▲ 시나리오 창작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이 8개 프로그램에 좋은 친구센터, 마을목공소 월든, 협동조합 사다리, 협동조합 나와놀, 동네서점 우주소년, 한살림 용인, 수지 아이쿱, 꿈지락, 다통소를 비롯한 여러 마을 단체들과 많은 개인들이 힘을 보탰다.

주택관리에 대한 이해와 공구 사용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 '뚝딱뚝딱 내 집 관리' 주택관리에 대한 이해와 공구 사용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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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마을 네트워크는 '동천동 마을교육 생태계 실험프로젝트'로 마을 역사지도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주민들이 직접 조사,기록했다.
▲ 마을 역사지도 만들기 동천마을 네트워크는 '동천동 마을교육 생태계 실험프로젝트'로 마을 역사지도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주민들이 직접 조사,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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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배움과 삶이 어우러지는 곳"

    
8개 프로그램 설명을 마친 뒤 연인선 동천마을네트워크 대표는 협동화 사업을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여러 단체에서 갖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서로 중복 되는 것도 있고 해서, 각 단체의 특성을 살리고 서로 협력해서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이런 좋은 프로그램들이 더 널리 공유되면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질이 달라지고, 자유학기제나 방과 후 수업에도 도움을 줘 우리 사회와 교육 현실을 바꾸어가는데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역동적인 지역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고요. 또 동천동은 주민 구성이 다양하다보니 인적 자원도 참 풍부해서 그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건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연 대표는 협동화사업의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지금은 협동화 사업에 거름을 주는 단계예요. 하지만, 기존 단체들이 있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이 많아 열매를 맺을 가능성은 큽니다. 이미 (협동화)프로그램이 마을 동아리 등으로 발전, 확산될 전망입니다. 이미 몇 개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동아리나 심화과정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해 가기로 했답니다.

저는 마을이란 것이 단순히 동천동이라는 지역이 아닌, 배움과 삶을 나누고 이어가는 단위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협동화 사업으로 진행한 마을 프로젝트 같은 것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박형영 협동조합 사다리 이사장은 마을 역사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선혜 간사는
마을 구성원 간 소통과 교감이 이루어진 점을 성과로 꼽았다.

[박형영] "동천동 머내(마을 이름) 지역은 현재 아파트 단지화로 변하는 기로에 서 있어요. 마을의 역사를 당장 조사해서 기록하지 않으면 주민들 삶과 흔적이 완전히 없어질 처지에 놓인 거죠.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역사를 조사·기록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마을역사를 알려 준 게 인상적이었어요.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요."

[류선혜] "6개월 동안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동천동이 대단한 힘을 지닌 곳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는 거예요. 지난 10여 년 동안은, 마을에 있는 크고 작은 단체나 활동가들이 도대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마을에서 각자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는 있었지만, 서로 잘 몰랐기 때문이죠. 협동화 사업으로 여러 단체들이 함께 활동하면서 소통과 교류가 이뤄졌어요. 행사 등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친밀감과 연대감이 큰 성과라 할 수 있어요."

이날 진행된 '2016 우리 동네 모두학교 발표회'에서 사진으로 보는 마을이야기 외에 또한 인상 깊었던 것은 마을 합창단 '밥챙 올챙'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 이혜경님의 말이었다.
                            
"우리의 삶이 놓여 있는 상황을 노래하는 살아 있는 합창단을 추구한다. 씨앗 속에 감추어져 있는 내면의 힘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이어 합창단은 '조율'과 '꼴찌를 위하여'를 불러, 그 자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 노래가 담고 있는 가사의 의미는 물론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안겨주었다.

인터뷰 하는 동안 '마을, 배움과 삶을 나누는 곳'이라는 강조의 말 속에 동천동이 갖고 있는 마을의 힘을 느끼는 동시에, 그곳으로 들어가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동천마을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동천동 마을교육 생태계 실험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동천마을 네트워크 동천마을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동천동 마을교육 생태계 실험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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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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