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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이철희 "황교안, 안보이슈로 '대선 게임' 물타기 시도 나온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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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ayzm)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13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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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여야 정치권이 혼미한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 탄핵 이후 친일부터 군사 독재까지 70년 적폐를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국회에서 차근히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반면 국회 안에서는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조기 대선을 앞두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후 정치 과정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가이신 이철희 의원님을 모시고 자세한 말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12월 9일, 많은 국민은 역사적인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회 안에서는 탄핵 표결 투표가 있었고요. 여의도로 많은 시민이 몰려나와서 국회의 결정을 지켜보는 광경이 벌어졌는데요. 당일 심정이 어떠셨나요?
"저는 그 전날부터 밤을 새웠잖아요? 조금씩 자기도 했습니다만... (웃음)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침낭을 깔고 잤는데요. 아침에 일어나 목욕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 만날 때까진 담담하더라고요. 표결 순간에는 긴장되더라고요. 국회의원이 돼서 탄핵 표결을 할 줄 몰랐거든요. 결과는 예상했었지만, 결과 나오고 방청석에 앉아 있었던 세월호 가족들이 환호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니 울컥했습니다."

- 기표소에 들어갔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내 한 표에 역사가 갈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아요.
"그런 중압감도 있죠. 기표하는 게 어렵진 않아요. (투표지에) '가'자를 써야 하는데 의원들이 다 그러더라고요. '틀릴까 봐 걱정했다'. 무게감을 많이 느껴서 스트레스가 심했고요. 국회의원이 감당해야 할 몫을 새삼스럽게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상당히 중압감을 느꼈습니다."

- 예상하신 대로 '234표가 나왔다'고 하셨는데요. 진짜 그렇게 예상하셨나요?
"저는 220~230표 사이라고 봤는데요. 만나본 새누리당 의원분들은 대체로 '가결된다'고 생각하셨고요. 제가 새누리당 의원들을 일일이 체크해보진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큰 흐름상 가결은 분명해 보였죠. 제가 알게, 모르게 만나는 새누리당 의원분들은 '220~230표는 될 것이다. 인색하게 잡아도 그 정도는 나오니까 걱정 마라'고 해서 짐작했죠. 제가 카운트해서 그 표가 나온 건 아니었습니다."

- '압도적 다수의 찬성이다'라고 볼 수 있나요?
"압도적이죠. 78% 아니에요? 300석의 78%니까요. 반대가 56표밖에 안 되잖아요. 저는 무효나 기권은 사실상 찬성이라 봐요. 반대하는 마음에서 그러진 않을 것 같거든요. 찬성하고 싶은데 걸리는 게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234표면 압도적이죠."

- 여론조사 기관에 의하면 '(국민) 81%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어요. 그걸 보고 국회의원의 탄핵 찬성 숫자와 여론 조사 결과가 같아서 '소름 돋았다'는 말이 많더라고요.
"저는 그게 안도 되는 부분이었어요. 국회가 여론과 다르게 가지 않았다는 것. 다르게 갔다면 (탄핵안이) 가결이 됐더라도 격차가 났으면 제 나름대로 걱정거리가 됐을 텐데 거의 비슷하게 갔기 때문에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었죠."

- 정치권에서도 안도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정치권이 여론 흐름에 맞게 가는 게 맞잖아요.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 (여론과 정치가) 같이 간 것에 대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정치가 생각할 대목이 있죠. 추수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지만, 정치가 여론과 완전히 동떨어져서 가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잖아요.

박근혜 정치에 대해 정의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여론과 너무 다르게 간 게 많았잖아요. 한일위안부협상, 한일군사보호협정,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여론과) 동떨어져서 간 게 많았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이 누적돼서 탄핵으로 연결된 것이거든요. 그럼, 국회는 여론을 열심히 좇았느냐. 저는 야당으로서 열심히 여론을 좇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의석에 따라, 정당이 가진 힘에 따라 (여론을) 관철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그런 걱정은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저 같은 사람은 굉장히 안도했습니다."

- 탄핵 이후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시민의 수가 적을 줄 알았는데 (전국) 백만이 넘게 나왔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아는 거죠. 그야말로 현명한 시민이죠. 노무현 대통령 표현을 빌리자면 깨어있는 시민인 거죠. 국회 표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작된 거거든요. 소추가 성사된 거예요. 그게 1단계라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어야 하잖아요. 마지막 3단계는 대선이거든요. 1단계, 2단계, 3단계가 전체 탄핵 프로세스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요. 대선 결과에 따라 탄핵 프로세스가 완성되느냐, 아니면 일부만 완성되고 좌절되느냐를 알 수 있죠.

시민들이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인 걸 잘 아니까 그날도 많이 나오신 것 같아요. 앞으로 숫자는 중요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이 동력이 유지되고, 헌재와 국회로도 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국회에도 '숙제를 제대로 해라. 탄핵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에너지가 대선까지 가서 정권교체가 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려야 하는 것이니까요. 긴 프로세스를 우리 시민들이 준비하고 있다고 봐요."

- 탄핵 이후에 어떻게 될지 많은 사람들이 국회를 주목하고 있어요. 어제 여야정 협의체 합의를 하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임을 했습니다. '왜 한 것이냐. 야당은 이것도 몰랐냐'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되는 기관이 대통령과 국회인데요. 지금은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 있어서 정지 상태에 있잖아요. 국회가 상당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 방식이 무엇이냐. 의장을 중심으로 3당의 당 대표가 모여서 채널이 될 것이냐. 아니면 해왔던 것처럼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채널을 만들 것이냐. 후자를 여야정 협의체라 말하고요. 전자는 추미애 당 대표가 연석회의라 표현을 했거든요. 방법론의 차이지만 어쨌든 국회가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거거든요.

두 가지 전부 난점이 있는 게 뭐냐면요. 새누리당이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잖아요. 정리가 안 되고 있거든요. 누굴 파트너로 삼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는데 그나마 정진석 원내대표와 했는데 이분이 사퇴를 해버렸어요. 실제로 사퇴 공언을 해오셨어요. 근데, 사퇴를 해버리니 야당으로서는 협의 채널이 없어져 버린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정현 당 대표와 (협의를) 할 수는 없잖아요. 난감한 상황이지만 현실이 그렇고요.

처음에 총리 문제를 고민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거든요. 황교안 총리를 인정할 것이냐. 황교안 대행 체제가 가지는 문제점을 다 인정했지만, 탄핵에 우선 집중해야 하는데 에너지를 분산시켜도 되느냐는 우려가 있었잖아요. 계속 그런 문제들이 단계별로 노출되는 겁니다."

- '친박이든, 비박이든 새누리당 자체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협상할 것이 아니라 야3당이 주체가 돼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의당의 비판도 있어요.
"야권 공조는 유지가 되어야죠. 야권 공조는 가져가야 하는 게 맞고요. 야3당이 협의를 통해 아젠다를 만들고, 우선순위도 정하고, 로드맵을 짜는 건 필요하지만요. 현실적으로 새누리당 국회의원 120명이 넘는 분들도 어쨌든 6개월 전 선거를 통해 들어온 분들인데 그분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치적 책임은 물을 수 있지만 국회의원이 아닌 것으로 할 수는 없잖아요.

비박이 중심이 되는... 거칠게 말하자면 부역자가 아닌 사람들로 정리가 되면 그 당도 역할을 하게 해주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새누리당 전체를 없던 것으로 지울 순 없잖아요.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는다면 모르겠지만, 저희가 정치적으로는 (새누리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존재가 없는 것으로 할 순 없잖아요. (야당이) 과반이긴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중에도 과거를 반성하고 탄핵에 동참하고 새롭게 가야 한다는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과도 손잡고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친박을 제외한 나머지와 협상을 해서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주신 건데요.
"그렇죠. 국회 내에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친박을 뺀 나머지를 탄핵 연대로 묶으려 했잖아요. 이게 국정 연대로 갈 수 있는 겁니다. 탄핵이 된 뒤에 같이 못 간다고 할 수는 없는 거고요. 크게 봐서는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보수 정당이 건전하게 가는 게 필요합니다. 보수 정당이 개혁적인 정당으로 바뀌고 재편되는 과정은 우리나라에게도 좋은 겁니다. 보수 정당이 없는 게 좋은 건지는 각자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보수 정당이 없을 수 없잖아요. 그렇다면 보수가 탈바꿈해서 좋은 보수로 거듭나는 걸 용인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친박 쪽에서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이라는 걸 출범했더라고요.
"(그분들과는) 혁신도 안 맞고, 통합도 안 맞던데..."

- '혁신과 통합'이라는 이름이 2012년 이전에 민주당에서 만들었던 모임과 같지 않나요?
"용어만 빌려 간 것 같은데요. 너무 안 맞는 용어 같아요. 통합과 안 맞는 건 누구나 알잖아요. 혁신도 아니잖아요. 어떤 모임을 만들더라도 구성원이나 지향하는 바와 부합되는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너무 엉뚱하게 지었어요."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당의 다수가 친박인데 원내대표도 친박이, 당권도 친박이 쥐어야 한다. 누구더러 나가라고 하느냐'는 얘기를 하더라는 것이죠.
"그 당에도 국회선진화법을 적용하면 좋겠는데요. 국회 운영도 야권이 172석이니까 다수당이 하자는 대로 따라오시던지. 그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당은 그렇게 해야 하죠? 보수 연합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보니까 탄핵에 찬성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당내 게임을 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들어가 있는 분들도 있어서요."

- 초선도 들어가 있던데...
"모르겠어요. 다른 당의 일이라 뭐라고 못하겠지만 정치 저렇게 하는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죠. 책임 정치라는 건 권한이 주어졌을 때 열심히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잖아요. 새누리당 당권파는 친박이었잖아요. 공히 책임져야 할 사안이 발생하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죠. 물러나야 하고, 당권도 교체돼야 합니다. 정권도 교체돼야 하듯 당권도 교체되는 게 맞거든요. 그러지 않는다는 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마저 부정하는 것이라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개인적인 걱정도 합니다."

-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조선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이 당은 보수 정당으로 태어나야 하는 정당인데 계속 저렇게 버티면 탈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거든요. 새누리당이 둘로 나뉠 가능성도 있나요?
"지금은 그 길로 가는 것 같죠. 유승민 전 대표의 생각은 '친박이 설마 저렇게까지 하겠냐'. 어떻게 보면 기상천외한 대응을 하고 있잖아요. 저기까지 예상을 못 한 것 같아요. 책임지고 물러나면 개혁파들이 당권을 잡고, 그 안에서도 책임져야 할 몇 사람들은 출당을 시키든 정리하고, 당을 재편하는 게 합리적 수순이라 보신 것 같은데요. 당권파인 친박의 대응을 보고서는 도저히 같이 가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상식적인 눈으로 보면 탄핵의 찬성파와 반대파가 한 당에 머무른 게 이상하죠. 그걸 봤을 때 정리하는 게 맞죠."

- 큰 틀에서는 정계 개편 가능성도 나옵니다. 새로운 차원에서 정계 개편이 이뤄지면 개헌을 매개 고리로 하게 될까요?
"다음 대선까지의 국면을 고려하면 그 과정에서 개헌이 가지는 힘은 많이 떨어져 있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개헌은 어렵거든요. 조기 대선으로 가고 있어서 물리적으로 개헌이 쉽지 않고요. 또 하나는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정을 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섣불리 무조건 된다고 예단해서는 안 되잖아요. 탄핵 전선을 흩트려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개혁 과제를 간추려내고 그걸 국회와 정부가 하나씩 풀어내려는 노력은 탄핵 전선을 흩트리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거잖아요. 탄핵이 대통령 개인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정책에 대한 반대도 포함돼 있어서 하나로 갈 수 있지만 개헌으로 가버리면 탄핵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헌재가 엉뚱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탄핵에 집중하는 게 맞다. 개헌으로 흐트러뜨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너무 단기간이라 물리적으로도 어렵고요. 국회에서 내년 1월 1일 자로 국회의장이 개헌특위를 설치해서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임기가 3년 반이 남아 있어서 다음 대통령이 뽑힌 다음에 개헌을 하면 되거든요. 단점도 있어요. 역대 대통령이 '개헌한다'고 해놓고 다음으로 미뤘기에 개헌 여론이 성숙돼있어서 다음 대통령이 약속했다가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현재 합리적인 방법은 대선주자들이 개헌을 약속하고, 다음 정부 초기에 하되 개헌 논의는 내년부터 이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개헌을 고리로 해서 제3 지대가 확 커지는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고요. 이럴 수는 있죠. 제3 지대에 만약 유력한 후보가 생겼는데 '개헌한다. 내 대통령 임기는 3년으로 하겠다. 다음 국회 임기까지만 한다고 약속한다. 그전에 개헌하겠다'고 하면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모일 수 있겠죠. 유력한 대선주자가 있고, 그 사람이 개헌을 제시할 때 폭발성이 있긴 하겠지만 그 자체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 김용태 의원이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세력이 제3 지대에 만나 통합할 가능성을 제기했어요. 그러니까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비박계, 민주당 일부가 만나 새로운 정당을 만들 가능성이 있나요? 
"문제의식이 무엇인지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비문이 다루는 것과 비박이 다루는 게 정체성이 다르잖아요. 정당을 하려면 지향하는 바가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지향하는 가치와 공통 비전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념이 있으면 더 좋고요. 비박과 비문은 언론에서 쓰는 용어잖아요. 무엇이 아니다라는 게 정체성이 아니잖아요."

- 개인적으로 친소 관계로 전선을 나누는 게 천박한 느낌도 들어요. 그런 말을 안 쓰면 좋겠는데 정치인들이 많이 쓰니까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구분이 되니까 그런 용어가 있긴 하겠죠.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그런 구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기준으로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진다는 건...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명분이나 캐치프레이즈로 가긴 어려워 보입니다."

- 우상호 원내대표가 '내년 1월부터 야권 통합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조기 대선에서 성과를 내고, 촛불 민심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했어요.
"그게 가장 민의에 부합하는 건 맞아요. 87년도 야권이 분열해서 졌잖아요. 그런 점을 감안하면 야권이 분열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건 이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성에는 의문이 있고요. 키는 안철수 대표가 가지고 있잖아요. 총선을 통해 38석을 얻은 자신감이 있고, 지금 지지율에 상관없이 대선에 가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저희 당으로 들어올 일은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현실 감각이 뛰어난 우 대표가 그런 말을 왜 했는지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자면 제3 지대가 이상한 형태로 모여서 전체 판을 교란 시킬 수 있으니 거기에 대한 방어책이란 생각도 듭니다."

- 이를테면 (우상호 원내대표의 발언이) 제3 지대론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판을 흔들 수도 있으니 그걸 막기 위한 전술적 차원이 고려된 것인가요?
"그렇죠. '정략적인 제3 지대론으로 갈래? 대의에 복무하는 야권 통합으로 갈래?'라고 요구할 수 있죠. 우리 당이 아닌 분도 있을 수 있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도 있을 수 있겠죠. 그런 분들에게 더 큰 명분을 제시하고 '섣불리 움직이지 마세요'라고 사인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전술적이기라기보단 전략적 카드로 준 것이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상호 원내대표의 발언이) 효용성이 있는 거죠."

- 당내 여론은 그런 것에 동의가 돼 있습니까? 왜 뜬금없이 야권 통합을...
"일부에선 그런 의견도 있어요. 야권 분열이 가지는 치명적인 효과를 생각해보면 이번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80년 서울의 봄 때도 그랬고, 87년에도 그랬고요. 야권 분열이 보수가 노리는 마지막 히든카드거든요. 그런 기회를 주지 말자는 것이라 (우 대표의 발언이) 진정성이 있다고 봅니다."

- 현실성을 말씀하셨는데 안철수 대표가 합치겠습니까?
"쉽지 않죠. 이른바 문안박 연대가 있었잖아요. 제가 신문 칼럼을 통해 '문안박 연대가 필요하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사람이라 그 과정을 좀 아는데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간에는 어쩌면 건널 수 없는 정도로 감정적 앙금이 있는 것 같아요. 라이벌이잖아요. 대선 경쟁자인 데다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러면 같이 하기 어렵고요.

물론, 정치가 생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철수 전 대표 지지율이 너무 안 나와서 독자 출마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잖아요. 반기문-안철수 연대란 말도 나오고요. 새누리당과의 연대 얘기도 나오니까 안철수 전 대표가 '새누리당과는 안 하겠다'고 선언도 하고, 지지율이 안 올라가니까 혼자로서 못 버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거든요. 무언가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잖아요. 김종인 대표 경우 '안철수가 새누리당 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하시는데 '설마 그렇게 하겠냐'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 (안철수 전 대표) 본인 입으로 '새누리당으로는 안 간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우상호 대표의 야권 통합 카드는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도 굉장한 고려 사안일 수도 있겠다."

- 안철수 대표의 발을 묶는?
"짐작건대 그런 측면을 노린 게 아닌가 싶어요."

- 지금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8%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이재명 성남시장은 5%가 나왔을 때 그게 끝일 것이라 했는데 10%를 갔고, 지금 18%까지도 간 상황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와 2% 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는 상황이에요. 어떻게 보시나요?
"쉽게 보면 됩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18~20% 사이에서 안 움직이고 고정이었죠. 안철수 전 대표도 갤럽 조사에 의하면 많이 빠진 게 아닙니다. 10%까지 갔다가 8%로 떨어진 거고요. 반기문 총장도 지지율이 폭락한 게 아니라 유지한 거거든요. 유력 주자 지지율은 안 빠졌는데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은 올라갔단 말이에요.

그게 어디서 왔는지를 봐야 해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빠져서 다른 쪽으로 가서 채운 것이란 가설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론조사 업계에서 하는 말대로 데이터를 보고 크로스체크를 해야 하거든요. 유력한 주자 셋인 문재인, 안철수, 반기문의 지지율 변동이 없는데 이재명 지지율이 오른 거면 이 사람들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이재명 시장을) 지지한 겁니다."

- 야권에서는 그런 분석이 나왔거든요. '문재인 대표는 40%는 나와야 정상인데 이재명에게 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어요.
"그것도 하나의 가설인데요. 비상한 상황이잖아요. 새누리당 지지율이 폭락하고 여권 후보가 없어지는 상황이면 새로운 대안에 대한 기대가 몰리게 돼 있거든요. 지금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40%까지는 가야 정상이라는 게 제 경험적으로 봤을 때도 맞아요. 현실로서는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안 움직이는 건 사실이고요.

탄핵 국면에서 특정 주자를 지지하지 않던 사람이 움직인 것이라면 이재명 시장의 확장성이 상당한 거죠. 한국리서치에서 '문 전 대표를 지지하던 사람 중에 문 전 대표가 아니면 누굴 지지할 것이냐. 이재명 시장이 아니면 누굴 지지할 것이냐'는 조사를 하기 시작했잖아요. 지금 지지율만 놓고 보면 지지율 내용은 이재명 후보가 더 좋죠."

- 뒤집어 질 수도 있다고 보시나요?
"추세가 금방 꺾이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 18%까지 갔잖아요. 오차범위 내에 붙어 있는 것이긴 하지만 (문 전 대표 지지율과)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거든요. 지지율도 주식이랑 비슷합니다. 쭉 올라갔다가 조정기를 거쳐서 빠집니다. 정리되는 기간이 있거든요. 그렇게 됐을 때 지지율이 한 라운드 끝난다고 봐야죠.

시점을 보고 '이기고 진다'를 말할 순 없죠. 지금 추세로는 이재명 시장이 상승세가 맞고요. 고점을 찍었다고 보는 시각이 별로 없죠. 언론의 보도만 보면 흔히 하는 말로 헛발질이 나오는 것도 있죠. 비문 연대하자는 것도 있고, 저게 반복되면 또 다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추세는 (이재명 시장이) 상승세이고 고점은 찍은 것 같지 않아요."

- 일종의 헛발질이 계속 나오고, 이것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브레이크를 걸었잖아요. '말이 안 된다'고. 그럼, 안 지사가 (지지율이) 올라가고 그럴까요?
"안 지사는 탄핵 국면에서 의도적으로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본인 판단으로 빠져 있었던 것 같고요. 저도 궁금해서 비공식적으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건 당의 주도로 가야 한다. 후보들이 끌고 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생각이거든요. 저는 그 과정에서 주자들 간 경쟁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을 열어둔 입장이었는데 안 지사는 스스로 거기에 뛰어들지 않았다고 봐야죠. 그 국면은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본인이 목소리를 내서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 거죠.

안 지사는 지금부터죠. 주식으로 보면 유망주잖아요. 지지율 상승의 여력이 상당한 후보라 보고요. 여기에 박원순 시장도 있잖아요. 탄핵 국면에서 열심히 뛰긴 하셨지만 지지율 혜택은 거의 못 봤습니다. 이게 누적되는 것이라서 어느 시점이 되면 반등할 여지는 있어 보이고요. 대선 주자들 간 게임은 어떻게 보면 탄핵만 놓고 볼 때 이제 1라운드 끝난 겁니다. 1라운드 최대 수혜자는 이재명이다. 2라운드의 수혜자는 누가 될지 모르는 거죠."

-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분열 가능성이 존재하는 거잖아요. 보수는 (대선 주자가) 없어요. 3지대에서 반기문으로 후보 단일화를 해버리면 거기는 오히려 찍기 쉬운 거죠. 이쪽은 위험 요인이 막아지면서 선택의 교란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에요.
"지금 있는 후보를 없다고 그럴 수 없잖아요. 있는 후보라면 강점으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죠. 그게 야권의 역량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직면한 숙제이기도 합니다. 풍부한 대선 주자 후보들이 어떻게 시너지를 내서 대선에서 이기게 할 것이냐.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되어 있지만 당헌·당규에 정해진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선거를 치를 순 없단 말이죠."

- 헌재 판결이 1월에 나오면 춘삼월에 대선...
"경선이 짧아지면 거기에 따른 유불리가 또 있거든요. 승복하지 않고 어떤 분이 '바로 본선으로 가겠다'고 할 수도 있죠. 춘추전국시대라 해봐야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럼, 야권이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으로 가죠. 이게 최악의 상황입니다. 안철수 후보까지 감안하면 야권 통합이라는 큰 틀의 프레임을 갖는 건 좋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있는 대선 주자들을 관리할 것이냐. 주자들을 관리한다는 표현이 건방지긴 하지만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가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역동적인 공정 경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경쟁이) 진행돼야 하고요. 공정이라는 건 법률적 의미라기보다 후보들이 판단하기에 '이 정도면 수용할 수 있겠다'는 거고요. 그러려면 당이 안정적인 리더십 구조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지금 추미애 당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체제가 탄핵 국면에서 욕을 많이 먹긴 했지만 국회에서 탄핵 표결을 성사시켜서 실패한 건 아니거든요. 성공한 건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헌재의 판결, 대선까지 끌고 가려면 당 리더십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당 체제가 정비되거나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헌재 판결을 거쳐서 대선까지 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일이기 때문에 당이 거당적 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오늘, 내일 일은 아니지만 정리할 게 많잖아요. 부총리 문제도 있고요.

헌재 판정도 안 나왔는데 대선으로 가긴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헌재 판정과 대선까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거당적 체제로 체제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그래야만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고요. 예상되는 최악의 경우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감안해야 할 것이 대선은 캠프가 치르거든요. 후보 중심의 캠프가 선거를 주도해요. 이번에는 캠프를 꾸릴 시간도 별로 없어요. 과거보다는 당의 역할이 중요하죠."

- 문재인 후보는 이미 (대선) 캠프가 있지 않습니까?
"포럼이 있긴 하지만, 캠프라 보긴 어렵고요. 과거에는 캠프가 미니 정당이라 볼 정도였는데 당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하다못해 공약을 만드는 것도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봐요. 캠프를 꾸려서 공약을 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아져 있다는 거죠. 당의 비중이 커졌다. 그럴 과정을 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체제, 제 표현으로는 거당적 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게 제 바람이고요. 그런 요구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 지난 4월 총선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이 있었어요. '내년 대선은 3당 체제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이 안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만의 대선 전략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우세했는데 갑자기 야권통합이...
"3자 구도가 불가피하다고 봤는데 새누리당이 저렇게 될 줄은 몰랐죠. 그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사실을 몰랐고 대통령부터 새누리당까지 이렇게 몰락할 줄 몰랐죠. 그 변수가 생기니까 새누리당이 쪼개지거나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잖아요. 총선에서 만들어진 3당 체제가 바뀔 수밖에 없게 됐잖아요."

- 후보들이 승복할 수 있을 만한 공정한 대선 경쟁을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정치 협상이 중요해지겠어요?
"당이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죠. 당이 중심을 잘 잡고, 후보들 간 100% 만족하는 룰은 나올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양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걸 만들어야죠.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주자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잖아요."

- 이미 당에는 당헌·당규에 따라서 정해진 룰이 있잖아요.
"있죠. 룰이 몇 가지가 있는데 선택하게 돼 있고, 세부적인 룰로 들어가면 복잡하게 돼 있어요. 이런 걸 만들어낼 주체, 관리하는 주체가 후보들한테 신뢰를 받아야죠. 신뢰를 못 받으면 후보들이 신뢰를 안 하잖아요. 룰과 절차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엉뚱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이 사람들이 승복하고 함께 대선에 뛰어들어서 이기고, 다음 대선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려면 당의 역할이 상당히 커졌다고 봅니다."

- 정당 정치가 탄핵 이후에 제대로 작동되는 측면이 있는 거네요?
"그렇죠. 당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에... 당이 8월 30일 전당대회를 할 때만 해도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잖아요. 이런 비상 상황에 맞는 거당적 체제로 변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 이미 여의도에는 대선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진 않아요."

- 임시회가 시작이 되잖아요. 임시회에 산적해 있는 개혁 이슈가 있지 않습니까? 사드 배치 관련해서 국민적 공분이 있고요. 위안부 합의, 역사교과서 문제 등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건 해야죠. 그런데, 의원내각제도 아니고 저희가 집권한 게 아니잖아요. 황교안 총리가 권한 대행 총리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미지수예요. 안보나 이념적 이슈로 프레임을 짜서 보수를 다시 결집시켜서 판을 바꾸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만만하게 볼 상황이 아니고요.

쉽게 대선으로 가지 못한다고 말한 이유가 이 국면을 어떻게 끌고 갈지가 중요하거든요. 혁명 정부처럼 국회가 하자고 하면 행정부가 알겠다고 하는 구조가 아니에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잘 간추려서 그중에 우선순위를 정해 밀어붙이는 건 필요하지만, 마치 모든 게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우리가 집권한 건 아니잖아요.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제할 건 절제해야 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하는 건 그렇게 해야 하고요.

그래서 싸움의 최종 완결은 대선에서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도 쉽게 대선판으로 가면 안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럴 거 아니에요. 사람들이 '쟤들은 할 일이 많은데도 이길 궁리만 한다'고 정략적인 집단으로 볼 수도 있잖아요. 벌써 새누리당도 그렇게 공세를 하거든요. 문재인 전 대표가 뭐만 하면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그러냐'고 하잖아요. 아니, 유력한 정치인이 책임 있는 발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해법도 제시해야 하는 건데요. 자꾸만 대선 게임의 일환인 것처럼 물타기를 한단 말이죠.

우리가 그 프레임에 걸릴 필요가 없어 보이고요. 최소한 우리 당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의총을 들어보면 주자에 따라 유불리를 논하지 않고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하고요. 상당히 건강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고 보고요. 다른 당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정돈이 되면 보이지 않게, 일부 보이게 대선 주자로 가는 경쟁이 진행될 것을 보고요. 당은 당 차원대로 대선 국면을 어떻게 갈 것인지 고민해야죠. 정당이 그런 고민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안보 이슈를 가지고 보수를 결집해서 판을 바꾸려는 시도를 황교안 총리가 할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요. 하나는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고, 불법 집회를 엄단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도 나와요. '황교안 총리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는 정치 분석도 있더라고요.
"탄핵이 헌재에서 가결되면 60일 뒤 대선이라 대선 관리하는 분이 (후보로) 나올 순 없고요. 불법 집회를 엄단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에 빗대서 말하자면 불법 행정을 엄단하는 게 맞습니다. 이 정부의 정통성에 기초되는 대통령이 탄핵됐잖아요. 선출된 권력이 탄핵됐기 때문에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만들어진 대부분은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려는 시도를 하면 안되는 게 맞죠. 정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민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불법 집회 엄단을 말하는 건 상황과 안 맞고요. (집회를) 불법이라 말할 수 없지만 차라리 내각에 대고 관료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서 과도한 행위는 자제 시키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북한 얘기도 안 맞아요. 북한도 안보 태세에 물 샐 틈 없이 하라고 했는데 사이버 해킹을 당했잖아요. 휴전선 철책이 뚫린 것과 똑같아요. 거기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줘야 하는 거지. 뜬금없이 북한이 어떻게 할지 모르니 잘 대비하라는 건 식상한 대응 같아요. 저 사람이 보여주는 역량만 보면 보수의 아이콘으로 가기 어렵다고 봅니다만, 보수도 아니죠. 일부 수구라는 세력이 순순히 권력을 내놓으려 하겠느냐. 황교안 총리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겁니다."

- 혹여라도 문제가 있으면 (황교안 총리) 교체도 가능한 건가요?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소야대기 때문에 견제할 수 있고요. 예를 들어 황교안 내각이 엉뚱한 짓을 하면 국민들이 촛불 들고 광장으로 대거 나오실 거거든요. 그걸 못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안 될 시도는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해보려다가 이게 아니라고 금방 깨달을 것으로 봅니다. 저희로서는 경계의 눈을 놓으면 안 되죠."

- 끝으로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릴 입장은 아니고요. 국회 표결에서 가결될 때까지 국면을 이끌어 온 힘은 시민들이거든요. 정치권이 잘해서,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성사시킨 건 아닙니다. 위기 때마다 시민들이 길거리에 촛불 들고 나와서 돌파했고요. 그 에너지에 힘입어서 (탄핵을) 가결시킨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한편으론 고맙고, 한편으론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부터 정치권이 할 일이 많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정치권이 저를 포함해서 헤매고, 시민들의 동력으로 돌파하려면 정치권이 심각한 존폐 위기에 몰릴 것으로 생각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시고, 정치권에게도 상당 부분 역할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태그:#이철희,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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