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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관련 민중총궐기와 #내려와라_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이 열린 지난 12일 오후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겨 청와대 부근 경복궁역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민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풍자한 잡지표지 사진을 들고 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관련 민중총궐기와 #내려와라_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이 열린 지난 12일 오후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겨 청와대 부근 경복궁역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민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풍자한 잡지표지 사진을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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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3차 범국민행동 촛불문화제'가 열린 지난 12일은 1987년 6·10항쟁 이후 30년 만에 국민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날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의 전세버스가 동나고 서울행 KTX 기차표까지 매진됐다는 뉴스가 긴장을 고조시켰다. 일찌감치 청와대 주변을 가로막기 위해 차벽을 설치한 경찰들의 분위기도 삼엄했다.

광주에서, 부산에서, 대구에서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자비를 들여 상경한 시민부터 훗날 역사적인 한 순간으로 기록될 이날을 자녀와 함께하고자 하는 가족 단위 시민들까지. 광장을 찾은 인파는 주최 측 추산으로 무려 100만(경찰 추산 26만 명).

외신들도 이날의 100만 촛불집회에 대해 전세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웠다는 뉴스를 쏟아냈다.

영국 BBC는 12일(현지 시각)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3차 민중총궐기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5일보다는 조금 더 소란스러웠지만 평화로운 건 변함 없었다. 구호만 좀 더 늘었을 뿐이었다"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학생들, 가족, 젊은 연인,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등이 참가한 대규모의 평화적인 행진이었다"라면서 "다소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던 이전 시대의 양상과는 달랐다"라고 보도했다.

황석영 "박정희 시대 터널 끝에 도착"... 김용옥 "하야만이 국민의 명령"

도올 김용옥 선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도올 김용옥 선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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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은 SNS를 통해 13일 새벽 4시까지 이어진 이날 촛불집회 참가 후기를 공유하거나 향후 정국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표출했다.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저 들끓는 함성 속에서 문득 1960년 4월 19일의 바로 이 장소가 떠올랐다"는 소설가 황석영씨는 14일 치 <중앙일보>를 통해 '백만 함성,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라는 제목의 집회 참가기를 공개했다.

황 작가는 "루쉰(魯迅)의 비유인 '물에 빠진 개 때리기'에 주저하지 말자. 물던 개를 건져주면 다시 우리를 물게 될 테니까. 페어플레이 대신 보내는 데 집중하자. 그것이 지혜로운 역사적 전례가 될 것"이라면서 "정치하는 것들, 내가 할까, 쟤가 할까, 눈치 보고 재고 저울질하고 폼 잡지 말고 저 거리의 위대한 시민들과 함께 자기를 던져라. 이제 우리는 비로소 박정희 시대의 어두운 터널 끝에 도착했고 총체적인 사회개혁의 대전환을 모색해야만 한다. 현 정부를 끝으로 개발독재 이래의 적폐가 마무리되는 새 공동체를 만들자"라고 제안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14일 오전 10시 20분 페이스북을 통해 "'하야' 만이 국민(하늘)의 명령이다. <조선일보>가 제안하고 새누리당이 수용한 거국 중립내각은 꽃놀이패다. 야당에서 국무총리를 맡으면 정권 말 국정 혼란의 책임이 희석된다"라고 주장하며 "당장 탄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고 박근혜는 더 극단적인 상황을 맞기 전에 스스로 물러날 것 같지 않다. 거국 중립내각을 거부하면 역시 야당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 조선일보의 전략은 내년 대선까지 남은 1년 동안 박근혜에게 비난을 집중하고 새누리당에 환골탈태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도 출근길 기자들을 만나 소회를 밝혔다.

김 내정자는 지난 주말 100만이 넘는 인파가 참가한 촛불집회에 대해 "나라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기존 '2선 후퇴'를 넘어 '권한 대행'이나 '탄핵'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탄핵을 하든지 아니면 대안을 마련하든지 둘 중 하나가 빨리 돼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탄핵 절차 밟고, 새 대통령 뽑는 게 가장 투명하다"

김두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두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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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오전 11시 30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 교수는 "바로 이런 때 쓰라는 헌법상의 절차가 탄핵입니다. '탄핵 아닌 다른 해법들'은 권력의 행사, 나눔과 관련한 모든 것이 분명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위험해 보여도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라고 제시하면서 "'탄핵'이라는 분명한 절차를 두고 왜 다른 해법을 주장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근본적으로 시스템과 사람에 대한 불신 때문이겠죠. 맞습니다. 우리 시스템과 사람에 문제 많습니다. 그러나 그 시스템을 버리고 안개 속으로 들어가야 할 만큼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탄핵을 주저하는 논거는 주로 정치적, 현실적 어려움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시스템 안에서 그걸 돌파하는 게 정치의 역할입니다. '내가 해보겠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야당의 투지를 보고 싶습니다. 힘들고 답답해 보여도, 이 상황에서는 탄핵 절차 밟고 새 대통령 뽑는 것이 가장 투명한 길입니다"라고 서술해 야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3차 대국민담화문' 미리 보기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을지로, 종로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 흐르는 분노의 촛불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을지로, 종로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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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한 사용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발표문을 예상하는 게시물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아래는 공개된 게시물의 내용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다시 한번 정말 진솔하게 사죄드립니다. 이번 11월 12일 서울에서 일어난 대규모 촛불집회를 단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보는 동안 마음이 매우 무거웠습니다. 가족단위와 중고등학생까지도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드는 모습을 보며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위가 폭력적으로 번져 부상자가 나올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저에게 실망을 하시고, 분노하신 국민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비롯하여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현재 국민 여러분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시는 최순실씨와 관련하여 위법행위를 같이 저지른 자들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검찰에 직접 출두하여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검찰은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한 수사를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 대한 불신이 나날이 커져가는 것 저도 다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픕니다. 제 스스로도 저를 용서하기가 힘이 드는데, 국민 여러분들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일각에서는 제가 향정신성약물에 의존한다고 하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소문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저희는 국가 안보에 있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습니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지금 언제 어디서 북한의 도발이 일어나 혼란스러운 시국을 더욱 악화시킬까 심히 우려됩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군 철회를 우려하는 입장도 보았습니다. 허나 트럼프 당선인과 심도있게 전화통화를 해본결과 한미동맹은 영원히 굳건할 것임을 직접 재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국가 경제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전 국민과 정부 그리고 여야 할 것 없이 함께 힘을 도모하여 헤쳐나아가야 합니다. 변화하는 시류에 맞춰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하루 빨리 세워야 합니다. 국정혼란이 계속되고, 헌정중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에 저는 여야가 합의하여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에게 내각을 구성할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맡겨주신 중대한 책임에 저는 다시 한번 그 무게를 느낍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이 세계 글로벌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국민들과 그리고 여야의 목소리를 귀울여 들으며 국회의 요구 또한 적극 수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태그:#민중총궐기, #박근혜_하야, #김두식, #도올,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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