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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하여 흡착포를 집어넣고 있다.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하여 흡착포를 집어넣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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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오일펜스가 처진 기름 속으로 잠수부가 들어가고 있다.
 기름 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오일펜스가 처진 기름 속으로 잠수부가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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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4대강 사업으로 건설돼 '최고의 명품보'라고 자랑하던 세종보의 대형수문이 고장으로 작동이 멈추고, 유압시설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수자원공사는 현재까지 기름 유출 부분과 유출 시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다시 찾아간 세종보는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수력발전소 쪽 높이 4m, 길이 61m 3번 수문과 아래쪽에 설치된 2.5m, 길이 61m 작은 수문도 세워져 있다. 웅덩이처럼 갇힌 수문 사이에는 흡착포가 널려있다(관련 기사: 고장난 '4대강 세종보', 유압호스 터져 기름'유출').

▲ 세종보 기름 제거 작업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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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계부품이 들어오고 양수기도 한쪽에 놓여있다. 입구에 있던 문제의 20개의 대형 기름통(하이드로신 바이오 46, 생분해성 유압작동유)이 파란 천막에 덮여있다. 하류에는 오일펜스가 추가로 설치됐다. 물속 철재 작업 판이 설치되고 계속해서 흡착포가 아래로 내려간다. 하얀색 흡착포는 기름이 빨아들이고 있다. 같은 시각 2명의 잠수부가 흡착포가 가득한 속으로 몸을 던져 넣는다.

현장에서 만난 세종보 관계자는 "어제 저녁 기름이 새는 것으로 추정되는 3번에 유입되는 기름을 차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확한 지점은 찾지 못했으며 물을 빼서라도 이른 시간에 원인을 찾아 보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 "물 많아서 '스톱로그'가 부서졌다"

기름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반양진 수자원공사 금강통합관리센터장과 환경부 관계자(하얀 옷)가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기름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반양진 수자원공사 금강통합관리센터장과 환경부 관계자(하얀 옷)가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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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반양진 수자원공사 금강통합관리센터장이 환경부 담당자와 동행했다. 5분가량 반양진 센터장의 설명이 이어지고 환경부 직원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다음은 반양진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오늘 저녁부터 충청북도 30~80mm, 충남 서해안에 120mm 이상의 강수량이 예정되고 있다. 고장 난 수문의 복구가 언제쯤 가능한가?
"기상 상황에 따라 지켜봐야 한다. (고장 난 수문을) 보수하고 있는데 유동적이라 더 지켜봐야 한다. 기름 유출도 계속해서 찾고 있다. 오염물질 제거하면서 하루에 두 번씩 모니터링을 체크하고, 본사에서 수질분석을 하고 있다. 그래도 기름띠가 눈에 보인다고 한다면 펌핑카를 동원하여 기름을 외부로 가져가고 제거하는 것을 병행해서 할 계획이다."

- 기름 유출이 발생한 어제 하류 쪽에 공주보 수문이 평상시보다 더 많이 열렸던데 혹시 기름유출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
"작업을 하기 위해서 뺀 것이다. 보수 공사를 위해 더 낮추어야 하는데, (하류) 양수장 취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낮추지는 못하고 이정도 수위에서 작업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인하고 있다."   

- 최첨단 공법을 자랑한다던 세종보 전도식 가동보가 준공부터 고장으로 말썽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공사를 수공에서 한 것도 아니고, 이번에 물이 초당 3000톤이 넘었다. 수량이 많은 데다 이물질이 같이 오면서 '스톱로그'가 부서졌다. 돌이나 그런 것들이 같이 넘어오기 때문에 위험한 데 (정기점검 2~3월) 한번 점검했다고 해서 1년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이번 강우량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이경호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200년 홍수를 막겠다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는데 이제 와서 비가 많이 와서 보가 고장 났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고 있다"라면서 "우리나라는 우기에 100~200mm가 한꺼번에 내리는데 그때마다 수문이 고장 나고 열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라고 비판했다.

수자원공사의 '기름 유출' 은폐 의혹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높이 4m, 길이 61m 수문이 닫힌 가운데 아래쪽에 흡착포가 널려있다.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높이 4m, 길이 61m 수문이 닫힌 가운데 아래쪽에 흡착포가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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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오일펜스가 처진 주변으로 뿌려진 흡착포가 널브러져 있다.
 기름 유출이 발생한 세종보에 오일펜스가 처진 주변으로 뿌려진 흡착포가 널브러져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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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수자원공사(아래 수공)에서 기름이 유출된 시간이 10시 45분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

기름유출 취재를 하고 있던 <한겨레>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수공이 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어제(10일) 기자가 세종보에서 처음 발견한 시간이 오전 9시 40분이다. 그리고 낮 12시 30분경 세종보 사무실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처장, 김선중 팀장과 동행한 자리에서 수공담당자는 오전 8시 30분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고책임자인 수공은 기름유출에 따른 매뉴얼에 따라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아래 금강청)에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름통에 적힌 유해위험 문구에는 ‘삼키면 유해함, 피부에 자극을 일으킴, 눈에 심한 자극을 일으킨다’고 적혀있다.
 기름통에 적힌 유해위험 문구에는 ‘삼키면 유해함, 피부에 자극을 일으킴, 눈에 심한 자극을 일으킨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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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처장은 "(수공)자신들이 어제 오전 8시 30분에 기름유출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바로 금강청에 보고를 해야 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오전 10시 25분 <오마이뉴스> 기자가 금강청 당직실에 처음으로 연락했다. 오전 10시 36분 금강청 담당자가 수공에 전화해서 기름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오전 11시 (양흥모) 본인이 2차로 신고한 게 전부라는 것을 금강청 당직 책임자를 통해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확인을 위해 금강청에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회의 중이다, 결재 들어갔다"라고 답했다. 기자는 연락처를 남겼으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 처장은 "기름유출에 제일 중요한 것이 초동대처다. 정확하게 신고하고 사고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초동대처를 해야 했다. 그런데 금강청은 보고도 못 받았다고 하고 (금강청)담당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도 오후 2시, 3시쯤으로 보인다"라면서 "그리고 금강청장이 오후 7시가 넘어서 현장에 왔다. 사고 이후 10시간이 넘어서 현장에 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부터 큰비가 온다는 기상 예보가 있고 물 폭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에서 발행한 홍보물에는 ‘금강 명품보’로 문구를 적어 놓았다.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에서 발행한 홍보물에는 ‘금강 명품보’로 문구를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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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은 기름 유출과 관련하여 은폐·축소·의혹에 대해서 금강청 사법수사대에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공주보 수문이 열리면서 낮은 물가의 펄 층이 드러나고 있다.
 공주보 수문이 열리면서 낮은 물가의 펄 층이 드러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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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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