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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올림픽을 70여 일 앞둔 브라질에서 신종플루(H1N1)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들이 보도되었다. 이들 뉴스에 의하면 브라질의 신종플루 감염자는 1월부터 5월 21일까지 2988명. 이중 588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바이러스 쇼크> 책표지.
 <바이러스 쇼크> 책표지.
ⓒ 매일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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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신생아 소두증도 계속 확산중이라고 한다. 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 21일까지 보고된 신생아 소두증 의심사례는 7623명. 확진 환자는 1434명이다. 그런데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의 여름은 9, 10월부터 이듬해 2, 3월까지. 이 시기에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있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러한지라 며칠 전, 전 세계 보건전문가 150명이 지카바이러스와 신종플루가 확산중인 브라질에서 개최 예정인 2016 하계올림픽(8.5~8.21)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브라질 보건당국은 '전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는 메르스 공포를 단단히 겪었다. 게다가 하필 몇 년 전, 신종플루가 국내에 유입되었고, 적지 않은 사망자까지 나왔다. 이때문인지 올림픽 개최 예정 국가인 브라질의 바이러스 사태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만약, 예정대로 브라질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지카 바이러스나 신종플루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안전할까? 아니, 이들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염병 국제전문가 최강석씨의 최근 신간 <바이러스 쇼크>(매일경제신문사 펴냄)가 눈에 띄는 이유다.

지카 바이러스는 미국을 향해서 계속 북상 중이다. 중미 열대산림이 있는 이상 지카 바이러스의 북상을 멈출 방법이 별로 없다. 이집트숲모기가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이 지역에까지 유입되면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으로서는 곧 닥쳐올 모기 활동으로 2016년 여름이 고비가 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바이러스를 퍼트릴 폭격기라 할 수 있는 모기가 없다. 다만 이집트숲모기의 사촌격인 흰줄숲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집트숲모기처럼 강력한 바이러스 매개 능력을 가지지 않는 한, 설령 유입되더라도 크게 유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고 무조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기에 여름철 국내에 지카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는 있다. 일단은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바이러스 쇼크>에서.


저자에 의하면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열대우림에 사는 야생원숭이에게 황열조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후부터 2000년대 말까지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과 태평양의 작은 섬들로 확산됐지만, 사람에게 거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는 바이러스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이런 지카 바이러스가 돌변한 것은 2015년 브라질에 상륙하면서. 순식간에 감염자가 150만을 넘어섰고, 임산부 감염으로 1700여 명의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나면서(2015년에만) 올 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사례에서 길랭바레증후군(신경에 염증이 생기면서 근육이 약해지며 빠르게 진행되는 희귀성 난치병)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의문이 발생하고 있다. - <바이러스 쇼크>에서.


다른 지역에서 그다지 위험하지 않던 바이러스가 브라질에서는 왜 소두증 아기를 출산하게 하는 그런 위험한 바이러스로 돌변했을까? 책은 인류를 위협한 최초의 바이러스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역사 속의 바이러스들, 그리고 지난해 우리를 단단히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나 올 여름 중남미를 강타한 지카 바이러스까지 그동안 인류와 함께 해온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참 많은 것들을 들려준다.

바이러스들의 실체부터 대처까지 바이러스에 대한 참 많은 것들을 5장으로 나눠 쉽게 썼다. 하지만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워낙 많은 것들을 들려주기 때문에, 게다가 어느 정도는 의학적인 지식들이라,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일 것이다. 바이러스가 워낙 복잡한 존재이기도 하고.

그래도 이 책은 참 재미있고, 흥미롭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간 바이러스 전염병 확산 연표'나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 '쉬어가는 페이지'로 알려주는 전염병 유행의 역사나 영화 속 바이러스 이야기 등은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알려주기 때문에 종종 넘겨볼 것 같다.

바이러스에 걸려 좀비인간이 될 수 있을까? 바이러스의 본질적 측면에서 보면, <좀비 바이러스>는 현실상황에서 존재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절대적으로 살아있는 생물체인 숙주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시체 안에 바이러스가 감염능력을 가진 채 묻어있을 수는 있지만, 시체의 죽은 세포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는 없다.…좀비 감염 경로와 임상 증상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은 공수병이다. 공수병은 개, 너구리 같은 감염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큄을 당하는 등 피부 상처를 통해 걸리는 병이다. 일단 바이러스가 피부 상처를 통해 들어가면 신경조직을 타고 뇌 조직 부위로 올라간다. 감염 부위에 따라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공수병 환자나 광견병 발병 동물은 물어뜯기 등과 같은 공격적 행동을 보이고, 물을 삼키면 엄청난 목의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물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게 되며, 빛의 자극에 공포감도 가지고, 심한 경우 근육 경련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사람이 공수병에 걸릴 경우 신속히 예방 백신접종을 받지 않으면 100% 사망에 이르게 되는 매우 끔찍한 감염병이다. 그러므로 개한테 물리면 무조건 예방접종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바이러스 쇼크> '쉬어가는 페이지-영화소재로 애용되는 '좀비 바이러스'의 실체는?'에서


지난해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음이 알려지면서 불특정 다수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개인의 질병과 달리 신종플루나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들의 확산을 막으려면 개인들의 전염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인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매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바이러스들로부터 인류는 절대 벗어날 수 없기 때문. 바이러스의 모든 것들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쓴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바이러스 쇼크>(최강석)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5일ㅣ15,000원



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강석 지음, 매일경제신문사(2016)


태그:#지카 바이러스, #메르스, #소두증 신생아, #바이러스(감염병,전염병), #2016 올림픽(리우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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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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