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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직업 발명가>
 <내 직업은 직업 발명가>
ⓒ 책속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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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유치원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애완견이 유치원생 아이들처럼 등·하원하면서 교육을 받는단다. 당시에는 "참, 별일이 다 있다"며 웃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애완동물을 위한 산업이 발전하고, 그에 맞는 직업이 생긴 것일 뿐 웃을 일이 아니었다. '반려동물 행동 조정사'도 앞으로 전망 있는 직업이란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생소한 직업이다. 이색 직업들을 찾아보니 악취전문가, 골프공다이버, 애완동물변호사 등 다양하다. 또 일본에서는 '오시야'라고, 러시아워 시간 때에 지하철 앞에서 사람들을 밀어주는 직업도 있다.

이번에 찾아본 책은 <내 직업은 직업발명가>다. 책 표지에 축구 매니저, 가상현실 프로그래머, 다툼해결사, 마을 디자이너, 드론 조종사 등 다양한 직업이 있다. 이름만 봐서는 무슨 직업인지 알쏭달쏭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 딱 좋다. 분량도 짧고, 직업을 찾아가는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다. 책은 1장 나도 돈을 벌 거야, 2장 직업을 만들면 어때, 3장 누나의 비밀, 꿈 노트, 4장 나에게 딱 맞는 일, 5장 한 발 앞으로 등 총 5장으로 구성됐다.

게임 좋아한다고 프로게이머 된다는 아이

주인공 공정우는 게임을 좋아한다. 아빠는 게임만 하는 정우의 미래가 걱정스러워, 게임을 금지했다. 억울한 정우는 보드게임이라도 하겠다며 돈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정우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빠의 외면과 누나의 무시뿐이다.

돈을 많이 벌어 가족에 인정받으려는 정우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희귀템 카드를 판다. 하지만 선생님이 알게 되어 정우 아빠에게 전하고... 혼이 난 정우는 아빠에게 자신의 꿈이 프로게이머라고 밝힌다. 

<내 직업은 직업발명가> 중에서
 <내 직업은 직업발명가> 중에서
ⓒ 책속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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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프로게이머? 그거 하면 누가 돈 많이 번대? 한두 사람이지! 게다가 너보다 게임 잘하는 사람 천지거든!"
"누나가 뭘 안다고!"
"둘 다 그만!"
아빠가 낮고 굵은 목소리로 싸움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나한테로 얼굴을 돌려 물었다. 화가 난 얼굴은 아니었다.
"정우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거냐?"
"돈도 많이 벌고…… 또, 게임을 좋아하고 잘하니까요." - 22쪽

또 다른 주인공 수민이는 음치에 몸치지만 가수가 꿈이다. 수민이 할머니는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 자신의 꿈인 가수와 할머니가 바라는 꿈인 선생님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민은 정우 삼촌을 만난다.

정우 집에 놀러온 삼촌은 5년 넘게 공무원 시험 준비했었다. 물론, 정우 할머니의 꿈이었다. 결국, 재작년에 서울 생활을 접고 할아버지가 사는 문경에 내려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히히, 맞아. 그때 난리 났었는데. 삼촌이 시골로 간다니까 아빠도 엄청 화내고 그랬잖아. 시골에는 삼촌이 할 많나 일이 없다고. 근데 이제 삼촌 직업 엄청 많잖아."
정우는 손가락을 펴고 삼촌의 직업을 하나하나 꼽기 시작했다.
"일단은 농부, 삽화가, 마을 청년회장,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그리고 또 뭐였더라…… 삼촌, 지난번에 직업 하나 새로 만들었다고 하지 않았어?"
"뭐? 직업을 만들어? 진짜예요?" - 33쪽

과거 물장수처럼 미래에는 기자도 없어져?

세상은 변한다. 변하는 세상에 맞춰, 직업도 변할 수밖에 없다.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세상에 나와 프로 기사와 바둑을 두는 세상이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을 두어 1대 4로 이겼다. 이 일로 많은 사람들은 알파고가 앞으로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많은 직업도 변할 것이라고 했다.

재난 현장 기사를 사람보다 빨리, 정확하게 쓰는 기자 로봇도 생겼다. 예전엔 로봇이 단순 노동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로봇이 어느 정도 계산, 어느 정도 창작도 할 수 있다. 미래에는 기자라는 직업도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물장수가 있었지만 이제 물동이 지고 다니며 물을 파는 사람은 없다. 각 집마다 수도시설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한때, 물장수도 촉망받는 직업이었다.

정우 누나 유나는 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런 유나를 보고 정우도 프로게이머란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꿈을 이룰 것인가 고민한다. 책에는 꿈을 이루는 9가지 습관이 정리되어 있다. 따로 적어두고 실천하면 꼭, 꿈을 이룰 것 같다.

그중 첫째는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다. 두 번째는 여러 가지 경험하기, 세 번째는 잘 먹고 운동하기, 네 번째는 포기하지 않기, 다섯 번째는 스트레스 다스리기, 여섯 번째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기, 일곱 번째는 열심히 공부하기, 여덟 번째는 예술적인 취미 생활하기, 아홉 번째는 꿈을 기록하기 등이다.

프로게이머가 꿈인 정우는 아빠가 하루 두 시간씩 매일 게임하는 것을 허락하자, 자신의 꿈에 대해 잊어버리고 게임만 하게 됐다. 그런 자신을 본 정우는 꿈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정보 영재 시험에 도전한다.

수민은 다행히 딱 맞는 일을 찾았다. 바로, 친구들의 특징을 살펴서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주는 일이다. 수민이가 친구들에게 정해준 직업은 적성검사와 거의 일치했다. 자신감을 얻어 수민이도 친구들의 다양한 꿈을 찾아주고자, 백 가지 직업을 찾기로 한다.

아무리 좋은 직업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돈을 벌기위해 직업을 선택하지만 자기 성취도 커야 한다. 그래야만 즐겁게,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민이 아빠 친구는 공부를 잘하여 판사가 되었지만, 결국 냉면집 사장이 되었다. 그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냉면을 먹고 파는 일이 즐겁다고.

"네가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 있는지 생각해 봐. 이게 바로 네가 나아가야 할 길이야. 어려운 말로 진로라고 하지!" - 83쪽

마지막 장은 '내가 주인공인 나의 길을 찾아서' 진로 계획 노트가 있다. 미래를 계획하려면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고 전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습을 꼼꼼히 기록하게 되어 있다.

노트를 정리하다보면 자신을 좀 더 알게 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미래는 어떤 직업이 유망할까. 어떤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야 할까.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내 직업은 직업발명가 l 생각을 더하면 6 l 강승임 (지은이) | 박민희 (그림) | 책속물고기 | 2015-12-10



내 직업은 직업발명가

강승임 글, 박민희 그림, 책속물고기(2015)


태그:#내 직업은 직업발명가, #강승임 , #박민희 , #책속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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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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