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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인양을 촉구하는 노란리본이 걸려있다.
▲ 세월호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수많은 노란리본 지난 3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인양을 촉구하는 노란리본이 걸려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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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의 생명이 사라져 가는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던 그 날로부터 벌써 1년 반이 훌쩍 넘었다. 우리 모두가 목격한 2014년 4월 16일 참사의 진실은 복잡한 문제가 아니었다. '구조하지 않는 국가' 이에 대한 증인은 스마트폰과 TV로 지켜본 국민 모두였다.

서서히 기울어져간 배의 침몰과 그 사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이상한 구조 실패를 보며 왜 죽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4월 16일 그날로부터 우리 모두는 약속을 맺었다. "끝까지 잊지 않고 밝혀내겠다"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실종된 국가, 생명보다 돈이 우선이었던 참혹한 현실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

그 맹세의 실천은 세월호 가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팽목항에서 청와대로 행진. 그리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 서명과 거리농성과 단식.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걷고 또 걸으며 국민과의 연대를 위해 나섰던 이들이 바로 세월호 가족이었고 우리 역시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손을 잡았다. 천신만고 끝에 작년 11월 7일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특별법의 집행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가 법 제정 8개월여 만에 절반가까이 삭감된 예산을 지급받아 간신히 조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법 제정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여전히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여당으로부터 시종일관 '특별한' 방해를 받고 있다.

법 제정 당시에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막은 정부여당에 의해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권과 청문회 무제한 개최의 권한, 두 번의 특검을 국회에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반쪽짜리 특별법을 만든 것도 모자라 정부·여당은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하려는 정부시행령을 강행처리했고 이것이 문제가 되어 불거진 올해 7월 불거진 국회법 개정안 역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당이 재의결 투표에 불참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도 정부는 내년 특별조사위원회 예산을 삭감하려고 하며,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한도 축소하려고 들고 있다. 한마디로 0.01%의 진실이 드러나는 것조차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의 특별한 방해와 은폐시도는 특별법이 여전히 특별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제약에도 불구하고 특별조사위원회가 현재대로만 유지되어도 16년 총선, 17년 대선이 있는 해에 청문회와 특검이 전개될 수 있다. 정부·여당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진실을 두려워하고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라고 한다. 진실규명을 계속 방해하는 특별한 세력이 있는 한 우리의 특별한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 하겠습니다' 도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과정을 대비하여 '4.16연대'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안전사회 건설, 존엄과 권리회복을 위한 연대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미래가 없는 '대한지옥'이 트렌드? - 공감과 연대만이 재앙을 막는 비책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 '대한지옥'이 트렌드인 세상이다. 정부가 국민의 기억과 마음마저 국정화하려고 하고 있다. 304명의 미래를 강탈하고 중고등학생과 역사의 미래를 장악하고 노동개악으로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월호를 침몰시켰던 사회적 원인인 규제완화의 문제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인 자본에 우리의 미래를 팔아넘기고 국민의 존엄과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지옥이 아닐 수 없다. 미래가 없는 '대한지옥'이 트렌드가 되는 세상인 것이다. 4.16연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바로 세월호 참사와 떨어진 문제가 아님을 직시했다. 4.16연대의 동력은 바로 망각에 맞선 기억에 있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의 기억을 통제하여 국정화 교과서에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록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할 따름이다.

4.16연대는 11월 7일 정부의 진상규명 방해를 규탄하며 '기억과 다짐의 날'을 개최하고, 대규모 민중총궐기가 있는 11월14일에 '민주주의국민행동',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공동으로 '민주민생수호 시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는 공감과 연대 없이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반드시 달라져야 하며 그렇지 않은 이상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매일같이 다짐하고 기억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11월14일 세월호 가족은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깃발을 들고 온 시민들에게 노란 리본띠를 나눠주고 또 광화문 광장으로 온 국민들에게 노란리본 나눔을 하기로 했다. 잊지 않고 끝까지 밝혀내겠다는 상징이 바로 노란리본이었다. 11월7일과 14일 우리 모두 노란리본을 단 서로를 확인하며 존엄과 안전을 위한 연대를 더욱 굳건히 맺어가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배서영 시민기자는 4.16연대(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무처장입니다.



태그:#진상규명, #인양, #세월호,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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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 아이의 아빠, 대한민국의 주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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