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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피켓행진에 나섰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피켓행진에 나섰습니다.
ⓒ 한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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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첫 번째 생일을 맞은 유진아, 그리고 곧 7살 생일을 맞을 태욱아. 너희가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의 한 단계 한 단계를 생일이 되면 돌아보게 되는 것 같구나. 생일이 되면 항상 선물과 축하를 당장이라도 무한정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단다.

그런데 올해 2015년 10월을 살아가는 너희들에게 엄마로서 가장 주고 싶은 것은 '올바른 역사와 용기'가 되었단다.

역사는 옛날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단순한 지식은 아니란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거울이 되는 것이 바로 역사인 것이란다.

그리고 그 중 한국사란 네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지. 멀지 않았던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게 하는, 가장 자주 들여다보아야 할 소중한 거울이란다.

따라서 그 거울이 오목하냐, 볼록하냐에 따라서 우리 자신의 모습 또한 제대로 올바르게 비쳐 보이기도 하고, 자칫 왜곡된 모습으로 비쳐 보이기도 한단다.

엄마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단다

아이와 함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피케팅을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피케팅을 했습니다.
ⓒ 한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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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에도 한국의 근현대사는 여전히 끊임없는 왜곡된 평가의 대상이 되어 몸살을 앓고 있구나. 10월 12일에 네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했단다.

그리고 너도 유치원에서 배워서 알고 있는 가슴 아픈 일본에 의한 식민지 침략의 역사, 그리고 군대와 폭력으로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억압하고 통제하며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았던 군사독재시절을 열심히 가리고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구나.

이 나라가 너희에게 '올바른' 역사는 친일이고 친일이 애국이라 가르치려 하는구나. 피눈물 나는 독재를 찬양하게 하려 하는구나. 70년 갈라져 살아온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평화와 통일, 화해와 협력이 아니라 이간질과 험담만 늘어놓으면서 대결과 적대감만 불어넣고 있구나.

아이들아, 너희에게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고 너희가 희망을 갖고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단다. 시민들의 힘과 역사의 평가를 무서워 할 줄 모르고 제멋대로 권력의 칼을 휘두르며, 역사책을 거짓으로 가득 채우려는 것을 엄마는 가만히 앉아서 두 눈 뜨고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단다.

동네에서 직접 쓴 대자보를 들고 1인 피케팅을 했습니다.
 동네에서 직접 쓴 대자보를 들고 1인 피케팅을 했습니다.
ⓒ 한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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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거짓으로 덕지덕지 칠해진 왜곡된 한국사를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배울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끔찍스럽구나. 또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비추어 볼 제대로 된 거울 하나 갖지 못하고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게 할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요즘 너희들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해 가는 일이 너무나도 기쁘고 축하하지만, 이 험한 세상을 어찌 헤쳐 나갈지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더 많은 시대를 살아가게 한 것 같구나.

뱃속에 있었던 유진이와 6살 된 어린 너와 함께 지켜봤던 세월호 대참사. 그 기억은 이 나라 모든 사람들과 특히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악몽 같은 기억이란다. 그리고 그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다른 문제가 아닌듯 싶어. 너희들에게 '올바른' 역사와 더불어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단다. 용기 있게 살아가자꾸나. 너희들을 너무 너무 사랑한단다.


태그:#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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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 전문단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시민단체 겨레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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