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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4612건.'

지난해 DUR(의약품 처방조제 지원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피임약 처방 건수다. 이 가운데 일반피임약(사전피임약)은 10만4835건(38.2%),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은 16만9777(61.8%)건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하면 피임률이 80%대에 이른다는 사후피임약의 처방건수가 2011년 3만7537건에서 2014년 16만9777건으로 늘어났다. 4년 동안 무려 4.5배나 늘어난 것이다.

2011년(4월~12월) 3만7537건이었던 사후피임약 처방건수는 2012년 8만5429건, 2013년 13만2569건, 2014년 16만977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올 6월까지는 7만8410건이 처방됐다. 2014년의 경우 20대가 8만7376건으로 가장 많았고, 30대(4만5522건), 40대(2만226건), 10대(1만5738건), 50대 이상(915건)의 순이었다. 미성년자인 10대의 사후피임약 처방건수가 1만5738건에 이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전체 사임피임약 처방건수의 9%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후피임약 제조회사들은 사후피임약의 피임률이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먹을 경우 58%~89%에 이른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RHTP(Reproductive Health Technologies Project)가 만든 안내문에는 "피임실패율을 비교하면, 경구피임약은 8%, 콘돔은 15%, 응급피임약은 20%"라며 "응급피임약은 기본 피임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기술돼 있다.

또 사후피임약은 매우 높은 수치의 호르몬을 한 번에 투입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다. 사후피임약 1알의 호르몬 수치는 한 달치 경구피임약 21알의 호르몬 수치와 같거나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출혈, 구역질, 복통, 유방통, 두통, 현기증, 무기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는 10명 중 3명에게 출혈이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은 "사후피임약의 경우 호르몬 함유량이 사전피임약보다 많아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 만큼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의사 처방을 받는 과정이 번거롭거나 부끄러워 음성적인 경로로 피임약을 거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피임약을 유통하다 적발된 경우가 지난 2013년부터 올 6월까지 총 512건이었다. 이 가운데 46건이 반드시 의사처방이 필요한 사후피임약이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제조와 판매가 금지돼 있는 낙태약 적발도 최근 5년간 560건에 이르렀다.


태그:#인재근, #사후피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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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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