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준비한 기부품을 쌓아놓고 기념촬영하는 것은 봉사단체의 필수코스! 현장을 방문하기 전 목포라이온스 회원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준비한 기부품을 쌓아놓고 기념촬영하는 것은 봉사단체의 필수코스! 현장을 방문하기 전 목포라이온스 회원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혁제

관련사진보기


라이온스, 로타리, 와이즈맨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봉사단체 뿐 아니라 지역에서 자생한 봉사단체들이 수 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때가 아니면 도움의 손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그늘진 곳이 아직 많은 것 같다.

기자는 전남 목포에서 활동하는 목포라이온스클럽이 올 추석을 맞이하여 목포시 카리타스재가노인복지센터에서 실시한 물품봉사 현장을 보면서 명절 때만 불우시설을 찾아오는 봉사자들을 폄하할 것이 아니라 명절 때라도 찾아가는 봉사활동이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2일(화) 목포라이온스클럽 김윤선 회장 외 회원 40명은 매년 해온 시설 물품봉사를 목포시 카리타스재가노인복지센터에서 돌보고 있는 노인들의 집을 방문함으로써 따뜻한 온정을 펼쳤다.

수도 끊기고, 불 꺼지고... 힘겨운 일상

독거노인 집의 골목길 풍경, 회원들의 마음이 무겁다.
 독거노인 집의 골목길 풍경, 회원들의 마음이 무겁다.
ⓒ 이혁제

관련사진보기


까만 봉지에서 무얼 꺼내며 먹으라고 하신다.
 까만 봉지에서 무얼 꺼내며 먹으라고 하신다.
ⓒ 이혁제

관련사진보기


이들이 바라 본 독거노인의 어려운 형편은 평소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느 노인의 집은 6개월째 수도가 끊겨 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매일 물을 공급해 주고 있었다. 또한 한 할머니의 집은 아직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데 3일에 한 번 꼴로 불을 꺼트려 집안에 번개탄 먼지가 자욱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아무개 복지사의 말은 회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매년 고독사하는 어르신들이 증가해서 안타깝습니다. 자식들이 있으나 무관심하여 오히려 독거노인들이 저를 딸처럼 여깁니다. 그리고 매번 방문할 때마다 먹을 것을 비닐봉지에 싸서 주곤 합니다. 행여 바쁘다고 그냥 오면 저녁에 전화해서 다시 먹으러 오라합니다. 솔직히 먹기 싫을 때가 많습니다만 그래도 모른 척 받아옵니다. 오늘도 모시떡을 까만 봉지에 싸주셔서 가져왔습니다."

목포는 서울 등 대도시에 비해 집값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웬만한 형편이면 대부분 아파트나 괜찮은 주택, 빌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목포는 타 도시에 비해 맛있는 음식이 풍부하다.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고 소외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삶의 질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져 온 선물보단 말을 하고싶은 할머니.
 가져 온 선물보단 말을 하고싶은 할머니.
ⓒ 이혁제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아직 우리가 평소 생각지 못한 형편에 하루하루 삶이 고통으로 점철된 사람들, 특히 독거노인들이 아직 우리 주위에 많은 것 같다. 곧 다가올 한가위를 맞이하여 선물을 고르느라 바쁜 사람들이 대형마트에 넘쳐난다. 그리고 지인들과의 평소 관계에 따라 선물가격을 책정할 것이다. 기자는 올 추석선물을 준비하는 목포시민들이 마지막 단계의 선물 하나 쯤 더 사서 독거노인의 집 앞에 몰래 두고 오는 것도 뜻 깊은 명절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식들도 안 오는데 명절 때마다 찾아와주니 너무 고맙다는 한 할머니의 나지막한 말이 아직도 귓전에서 맴도는 것 같아 어두운 사회분위기 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태그:#목포라이온스클럽, #김윤선 회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